내가 학교다니면서 항상 하던말,
1학기는 아카라카로, 2학기는 연고전으로 다닌다!!!
우리 이모는 늙은이도 그런 데 가냐구 놀리곤 하지만,
나한테는 내가 나이를 먹건 안 먹건 상관없이
나를 설레게 하고, 나를 흥분시키는 최대의 이벤트!!!
우리 엄마도 이런 나를 너무나도 잘 알아서
연고전 마지막날은 으레 집에 안 들어오는 날...로 알고 있을 정도
뭐 이건 졸업하고 나서 끝냈지만... --;
(마음은 끝내고 싶지 않았다는 ㅠㅠ)
암튼,
어제가 바로 그 연고전 마지막 날!
오전에 다른 약속이 있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느지막히,
졸업하고 나서 처음으로 잠실 운동장에 들어섰는데...
와~ 정말 많이 모였구나.....!!
그간 온국민의 축제 월드컵도 있었고,
나도 나름대로 나이를 먹어 내심 나의 축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는지
초반엔 약간 멈칫...
그렇지만, 친구들 만나고
나를 뛰게 만드는 응원곡들이 계속해서 울려퍼지는데...
사방에서 젊은 피들이 날뛰고 있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
원래 술이 술을 먹고, 잠이 잠을 부르듯이
몸을 미친듯 움직이면, 정말 마음도 미치는 거 아니겠어?
정말 몇명 안 되는 인원들이 어찌나 열심히 응원을 했는지...
응원하면서 우리 동지들을 지켜본 결과,
이것들 얼마나 이런 것에 굶주리고 있었는지, 학부때보다 열심히 하는 거 같더라 ㅋㅋ
가끔 모르는 응원가에 주춤거리기도 했지만,
그런 거에 굴하지 않고, 우리의 지난 8년간의 노하우로 커버 ^^
막판에는 정말 미친듯이 소리지르고 뛰어놀았다
특히나 마지막의 원시림은 정말 밀도있었어, 그치?
그리고 모든 아이들의 배신을 받고 ㅠㅠ
신촌으로 와서,,
대강 저녁을 먹고 신촌 거리를 헤매고 돌아다니다
근데, 이상하게 우리가 기대했던 그런 신촌거리와는 약간 거리가 있었어
우리는 정말 거리가 터져라 놀면서 돌아다녔던 거 같은데,
어제의 신촌거리는 그다지...흠흠
그게 우리 머리속에서 우리 입맛에 맞게 재구성된거라서 그런 걸까???
아닌 거 같은데...
게다가 어제의 멤버들이 다들..고령자들이시라 (ㅠㅠ)
응원을 못하겠다는 거지 ㅠㅠ
쳇!!!!!!!!!!!!!!!!!!!!!!!!!!!!!!!!!
그래서 엄청 삐지고 -.-
암튼, 그래서 대강 돌아다니다가, 술집 들어가 술 마시고
집에 갈까 어쩔까 하다가 다시 술을 마시기로 하고
술집에 들어가려는 순간...
무대에서 들려오는 소리
"연세대학교 응원단이 도착했습니다!!!"
아싸아~ 유경이 재득이 이렇게 셋이 그 자리에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주위 사람들과 다 같이 동그랗게 원을 만들어...
바로 이게 응원단의 힘!
전혀 모르는 사람들끼리 어깨동무하고 같이 뛰노는 기분,
이런 것들이 우리는 하나야...라고 우리 마음 속에 심어주는 거 아닐까
안 그래도 저녁 내내 응원 하고 싶다고 징징거렸던 터라
진짜 아무 생각없이 나오는 응원 하나라도 놓칠세라 팔아 다리야 부서져라 하고
소리지르고 뛰고 달리고...
그 덕에 목 다 갔다 -.-
그리고 들어와서 술 마시고 집에 들어왔다
이상이 희정이의 어제 하루 일과!
요즘 학교 축제를 갈때마다 느끼는 건,
더 이상 내 축제가 아니구나 ㅠㅠ
지만,
더 큰 건...
이렇게 한 곳에 모여서 하나의 노래를 하고 하나의 몸짓을 할 때마다..
아 나는 연세인이야~ 라는 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건 말건,
내가 연세에서 보낸 5년(컥 ㅠㅠ)은
그 어느 때보다 반짝반짝거리고 윤기있는 날들이었다는 거
나름대로 찰지고 끈덕끈덕거리는 관계들을 얻었다는 거
나한테 그 어떤 시간들보다 소중한 시간이라는 거
항상 웃었던 건 아니지만 웃고 있는 날들이 훨씬 많았고
앞으로도 그 날을 떠올리며 웃을 거라는 거...
교정도, 이런 축제도, 나와 함께 한 친구들도, 그리고 그곳에서의 내 시간들도....
이런 것들이 다 모여있기때문에
나는 Yonsei를 사랑하고 Yonseian이야! 라고 말할 수 있다는 거...
올해도 나에게 큰 힘을 주었구나...
고마워 으흐흐흐~
앞으로 이 힘, 이 기합 빼지말고 매진해야지
아자아~~
ps1 어제 나 배신때린 것들! 미워 ㅠㅠ 흑~
ps2 나랑 신촌에서 논 멤버들, 너무 징징거려서 미안해, 근데 정말로 너무너무너무너무 하고 싶었어
ps3 내년 연고전 갈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