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Bibliotheque 2022. 5. 15. 13:23

인스타의 좋은 점

- 요즘 머가 유행인지 바로 알 수 있고 찾아볼 수 있다

- 남들(특히 어린이들) 얘기를 이해하고 가끔씩은 대화에 끼어들 수 있다

 

인스타의 나쁜 점

- 인스타피플들은 자기들의 경험이 너무 소중해서 항상 모든 경험을 정성들여 포장한다

- 그러나 그들도 모든 것을 경험하지는 않았을 것

 

이 두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살았어야 했는데

이번 나의 실패(까지는 아니지만)의 원인은

내가 인스타에서 나름 책 좀 읽는다는 사람들 & 작가들의 말을 너무 주입식으로 받아들였다는 점.

 

심지어 요즘은 책읽는 행위로 얻는 기쁨이나 자기만족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내 취향에 안 맞는 책은 바로 덮어버리지만

이 책은 모든 사람들이 후반부로 가면 어마어마한 반전이 있다고 얘기해서 마지막 장까지 꾸역꾸역이란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읽어냈는데

마지막 장을 덮고 난 나의 소감

응? 이거라고? 이게 꼭 읽어야될 책이라고?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정말 좋다. 어떤 부분은 사진 찍어서 두고두고 볼까 싶었을 정도로.

그리고 이 메시지가 눈앞에 구체화된 표현으로 나타날 때까지 사소한 것 같아 보였던 내용들이 엮여나가는 흐름도 좋았고.

그렇지만 이 이야기를 내가 책 한권으로 읽는 게, 그만큼의 시간을 쓰는 게(꾸역꾸역 읽어서 더 오래 걸림) 과연 내 삶에 잘 한 짓일까?

그거는 솔직히 아님

 

메세지도 좋고 풀어내는 방식도 굉장히 참신하고 좋았는데

나는 굳이 이 정도까지 길고 세세하게 이야기를 풀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다.

우리 모두 바쁜 현대사회에 살고 있는데!

 

이렇게 별로라고 글 내내 이야기하고 있긴 하지만,

위에서 밝힌 것처럼 책 자체는 좋다.

이런책이 취향인 사람들은 분명 당연히 어딘가에 있을 거고

시간이 많고 지적 호기심이 풍부한 사람에게는 꽤 많은 지식과 함께 생각해볼 점을 함께 제공하는 매우 좋은 책일 건데

그냥 내 취향이 아닌데 내가 도서관 연체까지 해 가며 읽어냈다는 부분이 맘에 안 들어서 이렇게 쓸데없이 글을 늘리고 있는 것.

 

이 책이 나에게 준 교훈.

앞으로는 가능하면 내가 직접 고른 책을 제외하고는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내 귀에 때려박아도 출간 1년 이상 지난 책을 읽고 내 취향이 아니다 싶으면 걍 때려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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