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an Lake
마이붐 2010. 5. 26. 10:24


몇년 만에 다시 만난 백조들!
사실 내 맘속의 백조는 언제나 아담 뿐인데다가
이번 백조는 일단 비주얼에서 살짝 실망을 하고 간 터라 그다지 기대는 하지 않았어
그냥 내가 좋아하는 공연이라 이번에도 가야지! 정도

뭐 가서 보면서도 백조의 아저씨스런 얼굴과
왁싱이라도 하고 나왔으면 조금 더 깔끔했을 가슴팍을 쳐다보며 안타까웠지만
이번에 백조역을 맡았던 조나단 올리비에도 아주 힘있고 괜찮더라구
단, 낯선 남자 역을 할 때는 막 페로몬이 퐁퐁퐁 풍겨나와야되는데 안 그래 보였다는게
굉장히 안타까웠 ㅠㅠ
아저씨, 이 부분에선 좀 섹시해보여야하거등요?
막 나도 올라가서 저 남자랑 손잡고 춤을 춰봐야돼! 이런 걸 느낄 수 있어야 한단 말이에요!

이런 안타까움은 있었지만
그래도 보면서 이것저것 많은 걸 느꼈던 것 같은데
일단 내 디비디에서 왕자님이었던 스콧 앰블러가 이번 공연에선 비서 역할을 맡았다는 걸 보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고,
스콧 앰블러의 약간 과장된 듯한 몸짓을 보며 저건 매튜 본 아저씨가 연출한 것인가 자기가 하는 것인가
자기가 하는 거라면 매튜본 아저씨한테 자기가 얘기한 건가, 그만큼의 의견 개진 정도는 가능한 것인가...
아 이런 얘기가 아닌데 -.-

암튼 백조 얘기로 돌아와서
내가 보면서 아앗! 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왕자랑 백조가 만나고 막 춤을 추고 어쩌고 하다가
이 둘이 빠져있다가 무대 위로 백조 따라서 왕자가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서 백조가 먼저 나오면서 왕자가 잘 따라오고 있나 뒤를 살짝 돌아보는데
아 그 장면이 어찌나 애틋해보이던지...
이게 의도된 장면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는데
아무리 애타게 사랑을 갈구해도 외면받는 왕자가 처음으로 배려받는 느낌이랄까
이런 게 괜히 혼자 느껴져서 그 담부터 백조와 왕자의 케미스트리를 확 느껴버렸다는!

그리고 그 장면을 봐서 그런건지
그 이후 백조와 왕자가 같이 하는 장면에서
백조가 왕자를 진짜 살뜰히 챙겨주는구나 싶기도 하고 말야
지금까지의 백조들이 왕자한테 '내가 너를 지켜주마!'하는 든든한 모습이었다면
조나단의 백조는 '우쭈쭈쭈 내새끼, 무서웠어? 엄마가 안아줄께' 뭐 이런 모습으로 보였;;

암튼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 본 백조는 우앙 너무 슬펐어
마지막에 백조가 죽을 때 왕자가 절규를 하는데 진짜 눈물이 퐁퐁 쏟아지는 거 같아 보이더라는 ㅠㅠ
(아마 왕자가 굉장히 가냘프고 이쁘게! 생겨서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 이거 한번 더 봐 말아 하고 계속 고민중이었는데,
나름의 이유가 생겨서 일단 한 번 더 보는 건 안 하기로 했는데,
백조, 또 오겠지? AMP가 계속 백조 하겠지? ㅠㅠ
사실 더 볼까 하는 마음에는 내 인생의 마지막 백조일지도 몰라,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아, 이번이 마지막은 아니겠지? 아니길!

아 그리고,
인터넷 돌아다니다 보니 배나온 백조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배나온 백조들은 항상 있었어요
안타깝지만 그것이 현실이라는...
그렇지만 어찌나 잘들 뛰시던지
침대에 훌쩍 뛰어 올라가는 장면을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능!

마지막으로 빠질 수 없는 백조의 몸에 대한 이야기!
조나단은 몸집이 좀 크고 슬림하다,라고 말할 수는 없는 정도의 체격이었는데
우와 몸 좋다! 라는 말이 안 나올 수 없었음
뭐 어쨌든 무용하는 사람들은 근육이 발달할 수 밖에 없으니까.
부피가 약간 있어서 나의 이상적인 백조상과는 좀 다르지만
그래도 그렇게 크다!라는 느낌이 백조가 좀 더 든든하게 왕자를 받쳐준다는 느낌을 줬는지도...

이렇게 써 놓고 나니 왠지 조나단 백조가 별로!라고 쓰고 있는 것 같지만
비주얼이 내 취향이 아니라는 이야기지, 내용면에서는 아주 괜찮았어요
사실 이 공연에선 백조와 왕자 사이의 관계가 제일 중요한데
이 둘 사이의 감정이 확 느껴졌으니까....
몇몇 사람들은 지금까지의 백조중 조나단을 최고로 치기도 한다는 ^^
이번주 일요일까지 하니까 보실 분들은 서두르세요!



마지막으로 나의 아담 사진!

마이 훼이보릿 씬~

낯선 남자는 이런 느낌!

이건 on your toes라는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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