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는 모른다 |
위 제목은 정이현의 소설 제목에서 따왔어
뭐 비슷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어제 안세의 블로그에서 덱스터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는데
감정을 못 느끼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이라는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덱스터도
어떻게 보면 나라는 보통 사람과 그다지 다르지 않잖아
나도 내 감정을 숨기고, 내 생각을 숨기고 남들이 보고싶어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니깐.
뭐 그렇다고 나는 뒷구멍으로 사람을 죽이고 다니진 않지만 말야
어제 그 글을 보면서 저 소설이 생각났거든
같이 사는 가족끼리도 서로의 감추어진 면을 보지 못하고, 또 혹은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
이건 좀 서글픈 현실 아닌가 싶었어
그런데 또 한편으로 생각을 해 보자면
과연 다른 사람들이 나라는 사람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싶어할 것인가
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있을 것인가 이런 생각을 해 보면 그것도 또 아닐거 같거든
뭐 달라지는 게 있기야 하겠지
어머 쟤 저런 애였어? 아우 드러 하고 피할수도 있고
어머 쟤 저런 면이 있었네? 생각보다는 내 꽌데? 라고 친근함을 느낄 수도 있고
뭐 그렇지만 그게 대세에 지장이 있냐 이거지
어차피 내가 싫은 사람은 주욱 싫겠고
좋은 사람은 그래도 품어주겠지
그럼 뭐 또 그냥 이렇게 살아도 상관없는 것 아닌가.
어제 좀 늦게 잠이 들어서인지 이것저것 또 혼자 막 아무 생각이나 하다가
지난 주말에 본 콘서트 두개가 생각났어
둘 다 공연중에 그렇게 말을 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한 사람은 노래를 만들었던 때의 이야기를 할 때에도 그냥 농담을 하면서 넘어갔고
다른 한 사람은 그 노래를 부르면서 떠오르는 자기의 생각을 생각나는대로 그대로 말해버리는 듯 했지
자기 이야기를 감추는 사람과 그대로 뱉어내는 사람
뭐 그대로 뱉어내는건지 고도의 설정인지는 알 수 없지만.
과연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나는 어느 쪽에 가까울까. 혼자 막 고민을 해 봤어
그리고 어느 쪽을 지향해야 하는가
어느쪽을 지향해야할까?
물론 내 맘속에 아 저 사람이 인간적으로는 더 매력이 있다, 이런 건 있지만
내가 저런다고 인간적인 매력이 생길까는 또 별개의 문제니깐
아 일이나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