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야기
오! 수다! 2009. 12. 28. 13:20

지하철의 긴 지하철로를 빠져나오니 그곳은 눈의 나라였다
어제 당산역을 빠져나온 열차가 한강으로 접어드는 순간 온 세상이 뿌옇고 하얀 것이
설국의 첫 문장이 절로 떠오르더라

급하게 예매한 영화를 급하게 보고 나와
까페에 자리를 잡고 앉았더니 주위 사람들이 하나씩 눈에 보이기 시작했어
마주보고 앉아 각자 문자를 보내고 있는 남자아이들,
뭔가 열심히 얘기하고 있는 내 또래의 여자들,
그리고 아마도 자기 식구들 얘기를 하고 있을 아줌마들.
나는 혼자 앉아 책을 읽으며 작가의 인생 이야기를 훔쳐보다가
갑자기 나의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어

그러고보면 부쩍 나의 삶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진 것 같아
누군가 인생은 자기 나이만큼의 속도로 흘러가는 거라고 하던데
20대에는 시속 20km로, 30대엔 시속 30km로 말야
그런데 내가 보기엔 말야
나이를 먹는다는 건 하루에 그만큼의 횟수로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건, 과거의 나, 현재의 나, 미래의 나에 대해서 그려보는 것이건 말야

아 요즘 왜인지 이런 저런 생각이 너무 많아져서
블로그에도 쓸 거리가 많은데
(생각들이 날아가버리는 게 싫어서 다 쓰려고 노력중이기 때문에)
이 얘기 쓰는 동안 벌써 한 개가 날아가버렸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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