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긴 만남 - 마종기, 루시드폴
Bibliotheque 2009. 6. 10. 14:04


폴이 책을 냈대서 바로 장바구니에 쏙!
(루시드폴 홈페이지 몇번 들락날락 했더니 폴이라는 호칭이 입에 붙은 듯;)


폴이 외국에 나가서 살기 시작하면서
마종기 시인의 시를 읽고 감동을 받아 그과 소통을 시도,
둘이 2년여를 주고받은 편지를 담은 책.
그들의 여행얘기와 함께
문학-의학, 공학-음악을 병행하는 사람들간의 고민을 나누는 모습.

뭐 폴에 대한 이야기는 대충 알만한 사람은 다 아니깐
(게다가 내 주위 사람들이면 대충 알지 않을까?)
마종기 시인은, 뭐 나도 이 책을 통해 안 분이라 머 내가 소개하긴 뭐하다만
미국에 사는 시인이자 의사.란다.
이런 저런 사정에 의해 미국에 가서 전문의 따고 거기서 계속 의사로 일하시다가
요즘은 연대 의대에서 문학과 의학(의학과 문학??)이라는 강의를 하신단다


둘 다 자기 나라를 떠나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이라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하다
특히 마종기 시인의 글에는 더더욱.
쫓겨나다시피 나라를 떠났고
너무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했으며
또 돌아올 기회를 아깝게 놓쳐버렸으니.

책 대목 중에 굉장히 인상깊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마종기 시인이 처음 일시귀국을 하던 비행기에서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이제 대한민국이고 곧 김포에 도착한다, 같은 안내방송이 있은 후
창밖을 내다보니 당시에는 아직 못먹고 못입던 시대였으니
너무나도 헐벗은 우리나라의 모습이 보여서 자신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나왔단다
다 큰 어른이 이게 무슨 꼴이야 하며 마음을 추스리려는데,
자기 혼자가 아니라 귀국을 하던 우리 나라 사람들이 다 같이 울고 있더라는.
나 혼자 살아보겠다고 떠난 것에 대한 죄책감과 안타까움의 발로였겠지.

뭐 남의 편지 봐서 머해, 싶기도 하지만
보다 보면 맘 속으로 줄 긋고 싶은 말도 종종 등장한다
아무래도 삶에 대해 고민하는 젊은이에 대한 공감과 함께,
(머 윤석군과 내가 공감할 일은 별로 없지 싶다만)
고민하며 살아온 인생선배에게 배우는 삶의 한 자락이랄까.

어제 책을 덮고 라디오를 틀어놓고 잠을 청하면서 생각해봤어
내 고민과 생각과 느낌을 열어놓고 보여줄 수 있을까
나도 이렇게 누군가와 꾸준히 소통할 수 있을까
전자의 경우에도 좀 생각해 봐야 할 문제지만
꾸준이라...
아마 안 될 거야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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