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드라마쿠스 - 윤진
Bibliotheque 2009. 2. 16. 12:34


"드라마"쿠스라는 단어에 끌려 들은 책.
나는 드라마에 빠져사는 나 같은 애들에 대한 이야기인줄 알았더니
그건 아니었고;
대중문화및 사회의 이런 저런 것들과 그것에 빠져 사는 인간의 이야기랄까.

사실 초반에는 문체가 맘에 안 들어서 좀 그랬는데,
이를테면, '누구누구식으로 말하면 어쩌구저쩌구라고 할 수 있는' 같은 방식으로
자기가 알고 있는 텍스트들을 계속 인용하는데
그게 과연 나같은 배경지식 없는 독자들에게 100% 먹혀들어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 하나와
이렇게 인용을 하려면 어느 정도는 어떤 맥락에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라고 얘기를 해 줬음 좋았겠다
라는 생각 하나
인용문을 보면서 이해하기에는 맥락정보가 너무나 부족하니깐.
그냥 문장 하나만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과 전체적인 맥락안에서 이해하는 수준은 확연히 다를텐데.

애니웨이.
글의 이런 인용 부분을 빼고 넘어가자면 꽤 흥미로운 책이었다
꾸물꾸물 넘어갔던 초반과는 달리(앞의 1/3을 읽는데 거의 한달이 걸렸다.
첨에 읽다가 덮어두고 계속 손이 안 가더라구)
어느 정도 익숙해지니 가속도가 확 붙어서 금방 읽히더라구

이 책에서는 우리가 그냥 넘어갔던 것들,
예를 들면 생리대 광고에 항상 등장하는 흰색과 파란색,
여러가지 공익광고들, 어느 순간 폭발하듯 나타난 웰빙 열풍 등
이런 현상들을 하나하나 뒤집고 꼬집어준다
읽다 보면 아 그래, 맞아, 진짜야, 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어떻게 보면 아니 뭐 이렇게까지 생각하는 건 좀 과대망상 아닌가 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뭔가를 꺼내서 보여준다.
그리고 한번 생각하게 된다
그래, 아무것도 당연한 건 없어, 비판적으로 바라보자.

마지막으로 책의 한 구절,
미성숙한 정치일수록 개인의 행복 추구를 단죄하고, 개인의 욕망이 가족의 이익, 집단의 이익, 국가의 이익이라는 절대선을 가로막는다는 죄책감을 불어넣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