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식사 - 위화
Bibliotheque 2009. 1. 4. 02:29

허삼관매혈기, 인생 등으로 알려진 중국의 소설가 위화의 산문집.
술술 넘어가는 부분도 있고, 아무리 읽어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부분도 있었는데
그래도 이 아저씨의 독서에 대한 생각, 글쓰기에 대한 생각, 그리고 인생에 대한 생각은
나한테 꽤 와닿는 면이 있었다
(그치만 이 산문집 보다는 소설을 추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도 출중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는 재주도 매우 훌륭

읽다가 깜짝 놀란 내용들 중 몇가지는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것이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중국은 내가 가 본 중국이라는 나라가 같은 나라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작가가 어렸을 때 동네에 있는 집(다행히 사람이 사는 집은 아니었음)에 불을 질렀는데
그 때문에 아버지가 사람들 모여있는 곳에서 자아비판을 하고 그랬다고 해서 한번 깜짝
작가의 아버지는 외과의사였는데 정규교육이란 걸 6년밖에 안 받았다고 해서 또 한번 깜짝
게다가 이 작가가 글을 쓰기 이전에는
치과의사(라고 하긴 모하지만, 암튼 사람의 입속을 보는 사람)를 5년간 했다는 사실인데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그 직업에 대한 교육은 하나도 받지 못했으며, 그 직업도 나라에서 정해줬단다
그의 글에 따르자먼(얼마나 믿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 곳에 간 첫날 사람의 이를 뽑는 일을 시작했대서 깜짝
마취주사 놓고 그냥 집게로 이를 뽑아버렸다는;
게다가 치과라는 병원의 개념도  없어서 막 시장에 지금까지 뽑은 이를 늘어놓고
이를 뽑아주는 사람들이 있었단다;
그래서 사람들이 병원이라고도 안 부르고 이빨 가게라고 불렀다는군;
진짜 이 책이 말한 나라가, 내가 아는 그 나라가 맞는 건지,
또 이 사람이랑 나랑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건지....


세상에 중복되는 길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 어떤 것도 한 사람의 인생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사람의 경험은 자기 삶에 한정되고, 세상의 다채로움과 달리 개인 공간의 협소함은 독서로 하여금 우리 눈앞에 개인의 공간을 열어젖히고, 하늘의 무한함과 대지의 광활함을 느끼게 하고, 우리의 인생의 길을 단수에서 복수로 변형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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