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ma] 로즈마리와 완전한 사랑
old/old_favoriates 2003. 11. 30. 13:42
며칠 전에 엄청 긴 글 썼다가 다 날리고
다시 도전 ㅠㅠ
아까워~~~~~~~~~~~~~~~~~~~~~~~~




상두가 끝나고 드라마와는 다시 소원한 관계를 유지하는 중
(심적 거리를 말함. 그냥 거리는 여전히 아주 가까움
다만 비로 인해 드라마보다 각종 오락프로그램과 더욱 가까워졌음)
다시 내용을 나름 이해하면서 보는 드라마가 두개 있다
(다른 드라마는 등장인물간의 관계조차 잘 모를 정도로 대강대강 본다)
바로 완전한 사랑과 로즈마리


둘 다 엄청난 기대를 모으며 나타난 드라마
김수현과 송지나라는 우리나라에서 최고 유명한 두 작가의 작품이다
(사실 김수현, 송지나 이전에 드라마 작가라는 사람들의 파워가 얼마나 됐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기억하는 드라마 작가라곤 이 둘과,
유명한 노희경 작가, 가을동화를 쓴 오수연 작가, 그리고 네멋!의 인정옥 작가,
그리고 상두의 이경희 작가 ㅋㅋㅋ)
그리고 두 드라마의 커다란 줄기가 같기 때문에 또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 큰 줄기는 행복한 가정의 아내가 갑자기 죽을 병에 걸려서
사랑하는 남편과 자식들과의 삶을 정리하고
자신의 빈 자리를 채워줄 다른 여자를 찾아준다는 것
(제작의도같은 건 찾아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암튼 그래서 이 두 드라마가 엄청 주목을 받으며 시작했는데
현재 스코어를 볼 때 완전한 사랑이 로즈마리를 납짝 누르지 않았나 싶은 결과다
내가 매일매일 즐겨보는 네이버 연예 뉴스면에서
완전한 사랑 녹화장이 울음바다가 됐더라
차인표가 김희애 목욕시켜주는 장면을 찍었다더라 로도 모자라
차인표가 예비군 훈련 가느라고 완전한 사랑 녹화가 하루 쉬었다더라 하는 기사까지 봤는데
로즈마리는 별로 뾰족한 기사를 못 봤으니


차인표 김희애와 김승우 유호정은 상대가 안 되는 게임이었는지도 모르겠고
아직 송지나의 파워가 김수현의 그것보다는 덜한건지도 모르겠다


암튼, 대세는 그렇다는 거고
내가 손을 들어주고 싶은 건 로즈마리!
둘 다 사실 열심히 안 봐서 별로 많이 얘기할 건 없는데 그래도 로즈마리 편이라는 거지


완전한 사랑은 정말 김희애 대사 그대로
김희애 죽고 이승연한테 차인표를 물려주는 드라마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는 거지
자기 남편한데 옛날부터 목매던 여자를 나 대신 앉히자,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물론 그 편이 남은 남편한테는 가장 좋을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그게 그렇게 되나?
여태까지 나름 의식하고 있던 사이에서, 그게 그렇게 되냐는 거지
어떤 속넓은 사람이 말야
그러구 그거 이승연한테 너무 잔인한 거 아냐?
나 죽으니깐 너 가져라잖아 완전! 살았을 때는 같이 있는 거 그렇게 싫어해놓고!!
뭐 그걸 어떻게 풀어나가냐가 관건이겠지만


그에 비하면 로즈마리는 정말 죽음을 준비하는 여자의 마음이 느껴진달까
물론 아직 유호정이 자기가 죽을 거라는 걸 모르는 거 같기도 하지만(지난주 내용까지는)
자신을 대신할 사람을 선택한다는게 사실 별로 현실적이지도 못하고 그렇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그 사람을 가족이라는 틀 안에 받아들이는 그 모든 과정이
좌악~ 그려지거든...
맨 처음에 배두나에게 엄청 화났다가, 배두나의 여러 모습을 보면서도 모르는 척 외면하고,
그러다가 자기 아들을 몸으로 지켜내준 배두나를 보면서 마음을 열기 시작한 모습을 보면서
괜히 흐뭇 뿌듯하기도 했어
게다가 그 어떤 날의 소제목(이 드라마는 매일 소제목이 붙는다)이 '언니 할까요?'인 걸 보며
오오오오~ 좋아좋아 하기도 했구 말야
물론 엄마의 자리는 엄마의 일방적인 사랑으로 어느 정도 가능할 수 있겠지만
부부라는 건 일방적으로는 불가능한 거니깐 둘이 어떻게 연결이 되느냐 라는 문제가 남았지만
그래도 그냥 물려주기로 보이는 완전한 사랑의 그것보다는
훨씬 따뜻하고 인간적인 것처럼 보이잖아?


게다가 완전한 사랑은
김수현식 대사때문에 거부감이 너무 심하게 들어 --;;;
지난 주에 보고 있는데 갑자기 김희애가 차창밖을 내다보며
"깨질듯이 청명한 날"(완벽히 같지는 않겠지만 대충 이런 식의 표현)이란 말을 하더라
대체 어느 누가 세상을 살아가며 깨/질/듯/이/청/명/한 이라는 표현을 쓰는 거냐?
뭐 물론 김수현이 자기가 쓴다면 할 말 없지만....
김수현이 인기를 끄는 이유가 그 대화법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한 안티세력을 거느린 이유도 그 대화법이라니깐 -.-
그 속사포처럼 평소에 아무도 쓰지 않는 말들을 뱉어내고 있는 걸 보면
나도 모르게 속 어딘가가 거북스러워지고 그 말을 다 외워서 따다다 쏘아대고 있는 배우마저 미워질 지경 -.-
(뭐 이건 완벽한 개인취향임을 밝힘)
김수현이 그런 대사로 지금 그 위치에 올라선 건 알겠는데
심해도 심해도 너무 심한 거 아냐?
난 정말 프로페셔널이라는 건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해
꿈틀꿈틀거리면서 자기 영역을 넓혀 나가는 거지
물론 그러면서도 이건 내거야! 라는 필을 그대로 살리면 더 좋고
소재면에서는 이런 걸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왜 그런 글쓰는 방법에서는 아무런 변화의 시도도 하지 않는걸까
이제 그런 방법은 써먹을 만큼 써먹은 거 아냐?
사람들이 김수현 드라마=말많은 드라마 라고 생각할 정도로 말야
물론 그게 먹히니깐 쓰는 거겠지만, 먹힌다고 계속 써먹겠다는 건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 문제 아니냐는 거지
니네 이런 거 좋아하니? 그럼 계속 이렇게 해 줄께~ 라고만 하면
대체 발전이 없잖아 발전이!!!
내 눈에는 대강 여태까지 쌓아놓은 인지도와 스킬로 그냥 먹고 살자! 로 밖에 안 보인단 말이지
사람들도 문제야 사람들도!!!!
가수나 작곡가가 1집 2집 3집 비슷한 노래 들고 나오면 발전이 없다 욕하면서
드라마는 왜 안 그러는데?
드라마 주제 소재 주인공 바뀌면 바뀌는 거야?
노래가 작곡 작사 스타일 이런 걸로 변화를 추구하는 것처럼
드라마는 그걸 보여주는 방식으로 변화를 줘야 하는 거 아냐?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이상한거야? 내가 괜히 딴지거는 거야?


완전한 사랑, 드라마는 나름 열심히 보고 있긴 하지만
김수현은 아무리 봐도 맘에 안 들어서 말이지
요즘 많이 얘기가 됐던 드라마 속 독설들도 말야
자기가 건드릴 수 없는 자리에 있다고 타인의 취향따위는 무시해도 된다는 언사잖아
내가 본 적도 없는 프로그램이라 얼마나 비난받을 수준인지는 모르겠다만,
아 괜히 흥분해서 떠들었네


원래 로즈마리 얘기를 쓰고 싶었던 건데 김수현 성토의 장이 된 듯한 -.-
암튼 완전한 사랑의 "명대사"로 이 글을 마칠까 한다
(이건 완전한 사랑 홈페이지서 퍼온 것)










“죽어서 시체로 들려나가기 전엔 나 절대 이 집 안 나가. 그렇다고 빨리 죽기 바라지 마.
오래오래 살 거야. 100살 꽉 채우고도 더 살 수 있으면 더 살 거야.”
(병원에서 불치병 진단을 받은 영애가 집을 나가라는 시누이를 향해 악과 설움에 복받쳐서)


-“시효 지났습니다, 아버님. 이제 인정 안해주셔도 아쉬울 것 없어요.
구걸하던 동냥 그릇 버렸습니다. 동냥 주신 대도 그릇이 없어 못 받습니다.”
(10년 동안 구박하던 시아버지가 집에 들어와 살라며 화해의 손짓을 보냈으나 영애가 이를 거절하며)


-“똑 따먹게 이쁘게 생겼네.”(경로잔치에서 어느 할머니가 허영란을 보고)
“벌써 제가 따먹었어요.”(허영란의 남편 권용철이 히히덕거리며 허영란에게 귀엣말로)


-“목이 터지게 소리치고 싶어.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게 태어났을 뿐입니다.
바꿀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바꾸겠습니다.”
(추석날 가족들 앞에서 동성애자임을 밝힌 승조가 친구들에게 울면서)


-“이미 맛 볼 만큼 다 봤어. 시고, 떫고, 쓰고, 비려. 더 볼 거 없어.”
(영애가 전화로 “시누이 맛 좀 보겠느냐”고 으름장을 놓는 시누이에게 대들며)


-“안기만 하자고. 당신 냄새만 맡으면 돼. 아, 냄새 좋다.”
(남편 시우가 침실에서 영애를 끌어안으며)


-“옛날에 연애할 때 아빠가 엄마더러 겨울사과 같다고 그랬다.
시원하고 상쾌하고 향기롭고 달콤새콤하다고.”
(영애가 아이들과 저녁을 먹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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