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읽기] 미안하다,사랑한다 11회 - 2 |
48. # 윤 병실
오들희, 병실 안으로 들어선다....윤이 없다.
오들희 (당황하며) 윤아....아들.....윤아....(놀라는 표정되어 다시 밖으로 뛰어 나간다)
49. # 서경집 앞길 (밤)
윤, 환자복 위에 외투를 입고, 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칭칭 감고 걸어 가고 있다.
얼굴엔 병색이 완연하다....숨이 가파 오자...천천히 숨을 참으며 힘겹게 걸어가는.
50. # 서경 마당
서경과 갈치, 마당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 하고 있다.
이때, 윤, 숨을 헐떡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선다.
서경과 갈치, 놀라서 눈이 동그래져서 누군가 보고.
윤 (간신히 숨을 다스리고....서경에게 웃으며...힘겹게 인사하는) 안녕하세요, 누나....저 기억 나세요?
서경 (갸우뚱하며 윤을 이리저리 살핀다...모르는 얼굴이다)
갈치 누구세요?
윤 (모자를 벗고 머플러를 벗고는....서경을 향해 웃어준다)
갈치 어! 최윤이다! 아저씨, 가수 최윤 맞죠?
윤 (웃으며 고개 끄덕이는)
갈치 (신기하고 믿기지가 않는다) 우와아....우와아.......
서경 (갸웃거리며 보다가....아! 알겠다...당황하며 갈치 뒤로 가 숨는다)
윤 지난 번엔 정말 (꾸벅 인사하고) 죄송했습니다....저희 어머니 반지 찾으셨어요...죄송 합니다, 정말....대신 사과 드리께요.
서경 (계속 갈치 뒤에 숨어서...그래도 약간은 경계심 풀어져 보는)
갈치 (흥분해서 어쩔 줄 모르고) 우와아...우와아......
윤 무혁이 형.....집에 있나요?
51. # 서경방
윤, 힘겨워 하며 노트에 싸인(To. 갈치) 해준다. 갈치, 윤 코 앞에 앉아 여전히 신 기한 듯 와아아...하며 뚫어지게 보고.
서경은 방안 한쪽에 앉아 경계심이 많이 풀린 표정으로 윤을 보고 있다.
갈치 형, 되게 많이 아프다면서요?
윤 (피식 웃고) 괜찮아....외삼촌은 언제쯤...들어 오시니?
갈치 모르겠어요. 핸드폰 해 보세요.
윤 핸드폰을 안 받어서, 계속....(은채랑 같이 있는 건가....심난한 표정 짓는)
서경 (조심스레)....나두요....갈치처럼 저런 거 해주세요.
윤 네...종이 주세요.
서경 난 젤 큰 종이에다 해달랠거다?...(갈치에게 혀 쏙 내밀어 보이고 스케치북을 가져 다가 준다)
윤, 여러가지 그림이 그려진 서경의 스케치북을 들춰본다....무혁, 서경, 갈치...세 사 람을 그린 그림...넘기면 은채와 무혁, 두 사람을 그린 서경의 그림이 있다....다정하 게 손 잡고 있는 그림.
윤의 표정이 굳는다....윤, 다시 스케치북 넘기다가 무혁의 뇌단층 촬영 필름을 발견 한다. 두개골에 총탄이 박힌 뇌단층 필름.
윤 (의아한 표정으로 들어서 보며) 이게 누구 꺼니?
갈치 우리 외삼촌꺼요.
서경 외삼촌꺼요.
윤 (기가 막힌다...스케치북을 다시 들춰 보면 필름이 들었던 큰 봉투가 있다....이름 “
차 무혁”이라는 단어가 눈에 따갑게 들어온다. 그 밑으로 병원과 닥터명도 씌여 있다....잠깐 황당해 하다가 필름을 들어서 불빛에 비추어 보는)
52. # 제부도 앞 바다
밀물이 들어와 어느새 길이 없어졌다. 차 운전석에 앉아 기가 막힌 표정으로 바닷 물을 바라보는 은채.
53. # 일각 다른 곳
무혁, 허허로운 표정으로 까만 밤 바다를 보고 있다.
54. # 서경방
서경, 벽에 기대어 앉아 꾸벅 꾸벅 졸고 있고, 갈치, 상 펴고 숙제하며 흘끗 곁눈질 로 윤을 본다.
병색이 다시 또렷해진 윤, 벽에 뒷머리를 기댄 채 힘겹게 호흡하며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윤 옆으로 스케치북 펼쳐져 있다. (무혁과 은채가 손 잡고 있는 그림이 있는 면) 그 옆으로 무혁의 뇌 단층 촬영 필름도 놓여 있다.
윤, 핸드폰을 꺼내서 폴더를 연다. 부재 수신 전화 12통이 와 있다. 확인하면 모두 ‘ 엄마’ 다.
윤, 1번을 꾹 누른다. ‘송 은채’ 이름이 뜬다....통화 버튼 누르고, 핸드폰을 귀에 대 는.
55. # 제부도 앞 바다/ 은채 차안
까만 밤바다에 멀리로 어선의 불빛이 보인다.
운전석에 앉은 은채, 넋나간 듯 멍한 표정으로 핸들에 엎드려 있다.
56. # 서경방
핸드폰을 귀에 대고 있던 윤....고객이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안내 멘트 들으며 핸 드폰을 닫고는 핸드폰 시계를 본다. 11시를 넘어서고 있다.
점점 더 싸늘해져 가는 윤의 눈빛...‘차 무혁’ 찾아서 다시 통화 버튼을 누른다.
57. # 제부도 일각 다른 곳
무혁, 바위처럼 굳어서 까만 밤바다를 보고 있다. F. O.
58. # 오들희 정원(아침)
민채, 학교 갈 준비하고 나오고, 숙채, 쓰레기 봉지를 들고 나온다.
민채 (잔뜩 걱정스런 표정) 실종 신곤 했대냐, 그래서?
숙채 어....아침에 일곱시 쯤에 아빠가 하셨대.
민채 인신 매매나 뭐 이딴 거 당한 건 아니겠지?
숙채 뭔 그런 끔찍한 소릴 하냐?....학교 안 늦었어, 넌? 근데?
민채 학교가 문제냐, 지금? 안되겠다. 학교구 뭐구...은채부터 찾으러 나가봐야 겠다. (가방을 벗어 숙채에게 주는)
숙채 어디 가서 찾게? 핸드폰두 안된대는데?
민채 (울상되어) 아우...우리 은채 잘못 됐으면 어떡하냐, 숙채야? 그동안 동생 노릇두 제 대로 못했는데...
숙채 (같이 울상되어) 난 뭐 언니 노릇 제대루 했냐? (하다가 뭔가 발견하고 눈이 동그 래지며) 으...은채야!!
민채 (그 소리에 고개 돌려 본다)
멍한 표정의 은채, 털레털레 계단을 올라와 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숙채와 민채, 반가와서 어쩔 줄 몰라하며 “은채야!!” “언니야!” 하며 와락 달려가서 은채를 부둥켜 안고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한다. 눈물도 찔끔거리고 오바하는.
은채 ......(표정이 멍하다)
59. # 서경집 일각 골목
무혁, 은채처럼 표정이 멍해서 털레털레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
60. # 서경집 앞
무혁, 걸어오다가 뭔가 발견하고 걸음을 멈춘다.
계단 입구에 민주가 서 있다.
무혁 (굳은 표정으로 민주를 보는데)
민주 (대뜸) 은채랑 같이 있었어요?
무혁 ......
민주 어젯밤에 은채네랑 윤이네, 한바탕 난리 난 거 알아요?
무혁 (무시하고 가려는데)
민주 (무혁을 막아서며) 은채까지 건드리시게요?
무혁 (날카롭게 보다가 다른 편으로 비켜서 가려는데)
민주 (다시 막아서며) 윤이가 가진 걸 모조리 다 뺏어올 참이예요?
무혁 .......
민주 윤일 어디까지 망가뜨릴 작정이예요, 차 무혁씨!
무혁 .......
민주 윤이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어요....윤이한테 무슨 원한이 얼마나 맺혔는지 모르 겠지 만...그만 멈춰요, 제발.
무혁 ......
민주 윤이한텐 이제 은채 밖에 없어요...내 버려둬요, 그 두 사람은.
무혁 (보다가 무시하고 민주를 밀어내고 계단을 오르는데)
민주 은채한테 말하겠어요!
무혁 ......(흠칫 멈춰서는)
민주 윤일 무너뜨리기 위해서 너한테 접근하구 있다구....나한테 했듯이 똑같이 너두! 이 용 하구 있는 거라구...얘기하겠어요!! (휙 돌아서 간다)
무혁 (눈빛이 서늘해진다)
61. # 일각 공터
민주, 굳은 표정으로 걸어온다. 저 앞으로 민주 차가 서 있다.
민주, 키 홀더를 눌러 차 문을 열고 차에 타려는데.
무혁, 뛰어와서 민주의 어깨를 탁 잡는다.
민주, 흠칫해서 돌아보면.
노기어린 무혁, 한 손으로 민주의 얼굴을 움켜쥔다...마치 부숴버리기라도 할 듯...
민주, 무혁을 힘껏 노려보는데.
무혁, 그대로 민주에게 키스한다...당황하는 민주....키 홀더를 떨어뜨린다.
62. # 은채방
은채, 침대에 눈 감고 누워 있다. 대천과 혜숙, 그런 은채를 기가 막힌 표정으로 보 고. 숙채와 민채도 방문 열고 서서 걱정스럽게 본다.
혜숙 어디서 뭐하구 있었냐구, 기집애야!!
은채 (그대로 눈 감고 있는)
혜숙 이 년이 아주 지 에밀 피 말려 죽이기루 작정했네....(은채를 흔들며) 말해봐... 핸드 폰도 안 받구 전화 한통 없이 어디서 누구랑 뭐하다가 이제 들어 왔냐구?!!
은채 (그래도 눈을 뜨지 않고)
대천 (혜숙을 말리는) 나갑시다. 잠을 못 잔 모양인데, 자게 둬, 그냥....나갑시다. (손을 끌고 나가려는데)
혜숙 저 기집애 저거 안 자, 지금....할 말 없으니까 자는 척 하구 있는 거잖어! 송은 채!! 어서 대답 안해! 에미 말이 말 같지 않..(하는데)
대천 (혜숙의 입을 틀어 막아 버린다) 조용히 좀 해! 애 줌 재워, 그냥!!
혜숙 (우부부...하며 대천의 손에 끌려 나가다 다시 대천의 손을 떼내고) 너 그럼 안돼! 윤이한테 그럼 안돼, 기집애야! 윤이가 그 아픈 몸으루 너 찾으러 나갔다 죽을 뻔 했었대, 이년아!!
은채 ....
대천 이 여편네가 정말....(혜숙의 입을 다시 틀어 막고 밖으로 나간다...방문 닫고)
은채 (여전히 눈을 감고 있다)
은채의 얼굴 위로 밖에서 다시 혜숙의 악다구니 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혜숙(E) 저 기집애 저게 윤이가 저렇게 찌그러지니까 맘이 변한거야, 분명히....나쁜 년! 화 장실 갈 때 맘이랑 올 때 맘이 다르냐? 달면 삼키구 쓰면 뱉냐?....내가 아주 저 년 땜에 생에 환멸을 느낀다!!
대천(E) (버럭) 조용히 안 해!!!
은채 (아무 미동도 없이....눈 감고 있다)
63. # 윤 병실
병색이 완연한 윤, 멍하니 천장을 보고 있다. 의사, 와서 혈압과 맥박등을 다시 체 크하고 있다.
오들희, 애 간장이 녹는다.
의사 일단 크게 나빠진 건 없는 거 같습니다.
오들희 (....안도하는...무너질 것 같은 표정)
윤 (멍하니 천장을 보고)
의사 ...그렇지만, 언제든 갑작스레 악화될 수 있는 병이니 까, 무조건 안정을 취하게 하구, 조심하셔야 합니다.
오들희 ...네....네....알겠습니다. 선생님....
의사 그럼....(목례하고 나간다)
오들희 고맙습니다...감사합니다, 선생님.....(꾸벅 허리 굽혀 인사하는데)
이때, 의사들을 스쳐 대천이 들어온다.
오들희 (대천을 원망스럽게 흘겨보는)
대천 윤인 좀 어떻습니까?
윤 (그제야 천천히 고개 돌려 대천을 보며...힘겹게....) 아저씨....
대천 (윤의 곁으로 다가가 윤의 손을 꼭 잡는다...미안하다...)
오들희 은채, 들어왔다며?
대천 네.
오들희 어디 갔다 왔대?
대천 (시선은 윤에게 둔 채) 못 물어 봤습니다....자고 있습니다, 지금.
오들희 은채 깨면 나 줌 보자구 해.....은채가 그럴 줄은 몰랐다구....은채가 이렇게 우리 뒤 통수를 칠 지는 몰랐다구....적어도 은채는...(하다가 윤의 표정을 보고는 입을 다문 다...감정 가라 앉히려 애쓰는)
윤 엄마! 좀 나가 있을래?
오들희 응?
윤 아저씨랑 할 얘기가 있어.....자리 좀 비켜줘요, 엄마.
오들희 무슨 얘긴데?....(하다가) 알았어...알았어, 나가께....(대천을 못마땅하게 쏘아보다가 ...소파 위 겉옷 들고, 병실문 열고 나가려다...다시 한번 대천을 노려보고 나간다.)
대천 (안타깝게 윤을 보는)
윤 (힘겹게 대천을 향해 미소 지으며) 은채...아픈 덴 없어요?
대천 .....없어.
윤 은채...너무 야단치지 마세요.
대천 .....
윤 어제...무혁이 형이랑 같이 있었을 거예요.
대천 .....(흠칫)
윤 이해해요, 저.
대천 (마음이 아프다)
윤 아저씨.
대천 그래.
윤 (힘겹게 몸을 일으켜 앉는다)
대천 그냥 눠 있어...(하며 윤을 부축한다)
윤 (침대 시트 밑에서 필름 봉투를 힘겹게 꺼내더니 대천에게 내민다)
대천 이게...뭐냐? (하며 봉투 속의 필름을 꺼내서 본다. -무혁의 뇌 단층 촬영 필름-)
윤 봉투에 병원 이름이랑 의사 이름...있어요...아저씨가 좀 알아봐다 주세요.
대천 (봉투를 본다...성명 ‘차무혁’...눈빛이 흠칫 떨린다)
윤 무혁이 형 꺼라는데...어떻게 된 건지....알아봐다 주세요.
대천 (뚫어지게 필름을 본다...두개골에 박힌 총알이 가슴에 아프게 와 박힌다)
윤 아저씨.
대천 .....(윤을 보는)
윤 (힘겹게 웃으며) 은채....이해 해요, 저.
64. # 병원 앞 (무혁이 M.R.I.촬영을 했던)
필름 봉투를 든 대천, 병원 앞으로 와서 선다.
65. # 의사 진료실
엑스레이 판독기에 꽂히는 무혁의 뇌 단층 촬영 필름.
의사 차무혁 씨 필름, 맞습니다.
대천 (안색이 창백해지며 놀라는)
의사 저도 처음엔 많이 놀랐습니다. 이런 일...해외 토픽에나 실리는 일인 줄 알았지, 제 눈앞에서 직접 확인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대천 (온 몸이 심하게 떨려 온다)
의사 살아 있는 게 기적이죠. (피식 쓰게 웃고) 기적이라는 말로 밖엔 설명을 할 수가 없 네요.
대천 어쩌다가...어쩌다가....이렇게 됐는 지...들으셨습니까?
의사 .......
66. # 플래시백 (1회 마지막씬 제이슨집 정원)
지영을 대신 해 킬러의 총을 맞던 무혁....울부짖는 지영....그 위로.
의사(E) 동거녀의 결혼식에서 유탄 두 발을 맞았다고 했습니다.
67. # 플래시백(2회 호주 병원)
피 투성이가 돼서 침대에 실려가는 무혁...수술하는 무혁...그 위로.
의사(E) 한 발은 다행히 수술로 제거 했지만, 나머지 한 발은....박힌 위치 자체가
워낙 위험해서 그대로 덮어버린 모양입니다.
68. # 의사 진료실
대천 (충격으로 멍해있다가...간신히 입을 떼는) 이제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럼?
의사 (심난한 표정으로 손가락 깍지 낀 채) 두 번의 기적은 더 이상 없을 것 같습니다.
대천 (보는)
의사 (단호하게) 죽어 가고 있습니다.
대천 (흠칫)
의사 전혀 손을 쓸 방법도 없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차무혁씬.
대천 ........(가슴이 무너진다)
69. #병원 앞 거리
대천, 무너질 것 같은 표정으로 휘청휘청 걸어 나온다. (한 손에 필름 봉투 들고 있 다)
오들희(E) 우리 애기 어딨어?...오빠! 우리 애기 어딨어?!!
70. # 오들희방 (27년전, 회상)
온 몸이 땀에 젖어 거의 실성한 듯한 오들희, 대천을 붙들고 울부짖고 있다.
오들희 오빤 알지?....어딨어? 엇다가 숨겼어, 우리 애기, 응?!!
대천 (괴롭지만, 단호하게) 죽었습니다.
오들희 거짓말....거짓말....그럴 리가 없어. 우리 애기가 왜 죽어? 어디 있어, 어디 있어, 우 리 애기, 응?!!
들희모 (방문 열고, 들어선다. 애써 냉정하게) 살아 있어두 어차피 불행할 애 였어. 잊어라.
오들희 우리 애기 어딨어, 엄마! 당장 데려다 줘! 우리 애기 젖 먹이게 좀 데려다 줘!
대천 .......
들희모 죽은 애를 어디서 데려와?!! 어제 대천이가 화장해서 강물에다 뿌렸다!...잊어!!
오들희 (눈물이 철철 흐른다. 대천을 원망스럽게 노려 보는)
대천 (괴롭다)
시간 경과.
조명등 하나만 켜진 어두운 방...오들희, 베개를 끌어 안고 방안을 뒹굴며 실성한 사 람처럼 울고 있다.
방문 열고, 그런 오들희를 괴롭게...착잡하게 보는 대천.
71. # 민현석 방
민현석, 열심히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다. 다음과 같이 문장이 쓰여지고 있다.
‘차 무혁과 윤 서경, 쌍둥이 두 아이는 오들희의 불륜으로 태어났다. 당시 그녀는 촉망 받는 여배우였고, 아이의 아버지는 유부남 영화 감독이었다.’
72. # 서경방
무혁, 서경에게 호신술 배워주고 있다. 갈치, 그런 무혁을 웬지 불안한 느낌으로 보 고.
서경, 무혁의 지시를 이제 제법 잘 따라한다. 무혁, 잘 한다고 웃으며 엄지 손가락 치켜주는 위로.
민현석(E) 그들은 태어나선 안될 아이들이었다. 두 아이는 오들희의 보석처럼 빛나는 찬란 한 인생에 단지 장애물일 뿐이었다.
73. # 은채방(해질녘)
창문 너머로 해가 마지막 볕을 털고 있다.
잠들어 있던 은채, 천천히 눈을 뜬다....심한 몸살을 앓은 사람처럼 멍한 표정.
74. # 윤 병실
윤, 충격받은 표정으로 핸드폰을 귀에 대고 있다.
윤 (힘겹게 말하는) 제대루....들으신 거예요? 아저씨?......다른 사람 꺼 바꿔서 갖구 온 거 아니래요?.....(힘없이 핸드폰 든 손을 떨어 뜨린다)
75. # 윤 병원 로비앞
보온병을 든 은채, 털레털레 걸어오고 있다.
윤(E) 은채야!
은채, 돌아보면, 저 앞 한쪽에서 환자복 위에 외투를 입고 모자를 쓴 윤, 힘겹게 웃 으며 은채를 향해 손을 들어 보인다.
76. # 병원 벤치(해질녘)
은채, 목도리를 풀어서 윤의 목에 감아 준다.
은채 감기 들어....들어 가자. 들어가, 응?
윤 괜찮아...잠깐 밖에 나와 산책하는 건 괜찮다 그랬어, 의사 선생님이....오늘은 컨디션 두 좋아.
은채 (윤을 차마 못 보고).....미안해....어젠 미안해, 윤아.
윤 (피식 웃는)..무혁이 형이랑 같이 있었니?
은채 .....다신...안 그러께.....다신 그런 일 없을 거야.
윤 그래, 다신 그러지 마.
은채 ......
윤 무혁이 형, 다신 만나지 마.
은채 ....(착잡하다...고개 끄덕인다)
윤 (잠깐 생각하다 단호하게) 난 안 죽는다, 송 은채!
은채 (보는)
윤 사람 맘 다 흔들어놓구 덥석 죽어버리면 남는 사람은 어떡해?...그런 이기적인 짓 안한다, 난!!
은채 ......
윤 (눈물이 그렁해지며) 난 살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건강해 질거야! 자신 있어! 가능 성이 있다 그랬어, 난!
은채 ......(안스럽게 윤을 보는)
윤 (눈물이 흐른다) 너를 위해서...살께....무조건, 죽어두 살께.
은채 (윤을 꼭 끌어 안는다) 그래...그래...윤아...그래.
윤 (복받치는 감정을 누르려고 입술을 깨물고 있다가...뭔가를 발견한다.)
저편에서 누군가 자신을 찍고 있는 비디오 카메라를 발견한다.
윤 (눈빛이 떨리는...소리치는) 누구야!!...거기 누구야?!!!
은채 (흠칫 놀라서 떨어지며....윤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본다)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하던 남자, 잠깐 당황하다가 꾸벅 정중하게 인사하고, 윤 앞으 로 온다.
윤, 경계하듯이 노려보고.
은채, 당황해서 보는.
피디 (명함을 꺼내서 윤에게 준다) 티브이 연예 저널에 장 태석 피딥니다.
은채 (당황하는)
윤 (받지 않고 노려 보며) 그런데요?
피디 두 분의 지고 지순한 사랑을 시청자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에 무례를 범했습니 다. 용서 하십시오.
은채 (당황하고)
윤 (어이 없어 하며) 연예인에게도 보호 받아야 할 권리가 있구, 지켜줘야 할 사생활이 있는 거 모르시나요?
피디 원하지 않으신다면 테입은 폐기하겠습니다. 잘 생각해보시구, 허락 해주십시오.
윤 (서늘하게 보는)
은채 (당황해서 할 말을 잃은)
77. # 서경집 외경(밤)
78. # 서경방
티브이에서 연예 프로 방송되고 있고(가수, 노래하고 인터뷰하는 장면), 무혁, 서경, 갈치, 밥상에 둘러앉아 밥 먹고 있다.
갈치 (반찬 하나를 무혁의 밥 숟갈에 놓아준다)
무혁 (흠칫 갈치를 보고)
서경 (질세라 다른 반찬 하나를 집어서 얹어 준다)
무혁 (서경을 보고...두 사람을 의아한 듯 번갈아 보는)
갈치 (씨익 웃으며) 드세요.
서경 (씨익 웃으며) 드세요.
무혁 (두 사람을 의아하게 보다가 밥을 먹고...다시 밥숟갈 뜨는데)
갈치 (다시 반찬 하나를 얹어준다)
서경 (역시 다른 반찬 하나를 밥 숟갈에 얹어준다)
무혁 뭐하는 거야, 니들? 지금?
갈치 (헤 웃으며) 아부요.
서경 아부요.
무혁 (어이없는) 뭐?
갈치 아부하는 거예요. 외삼촌한테 잘 보일라구.
무혁 (어이없는) 니들 둘이 사고쳤냐?...누나! 바지에 오줌 쌌어?
서경 아니요...아니요...안 쌌어요.
갈치 삼촌, 호주 가지 말라구요...아부하는 거예요.
무혁 (흠칫하는)
갈치 호주 가지 말구, 우리랑 같이 살자구...아부하는 거예요.
서경 (씨익 웃으며) 우리랑 같이 살아요, 삼촌! 나 인제 진짜 외삼촌 속 안 썩일거예요.
무혁 (울컥한다.....밥 벅벅 먹으며) 그래, 한번 보자...앞으루 니 들이 얼마나 잘하는 지 보 구, 호주루 갈지 말지 결정할거야.
갈치 (씨익 웃으며 자기 밥을 덜어서 준다) 더 드세요.
서경 (자기 밥도 덜어주며) 더 드세요....(하다가 문득 티브이 보고) 야! 은채다!!!
무혁 (그 소리에 고개 돌려 티브이를 본다)
티브이 화면에 은채와 윤의 모습이 나온다.
은채가 윤에게 휠체어를 태워 산책하는 모습.....은채가 윤의 병실에서 윤의 얼굴을 닦아주는 모습....윤에게 은채가 책을 읽어주는 모습등. (윤은 병색이 짙고, 은채의 표정, 그다지 밝지 않다. 체념한 표정이다.)
그 위로 리포터의 나레이션 흐른다.
리포터(E) 최윤씨는 현재 병세가 위중한 걸로 알려지고 있습니다...소꿉친구에서 최윤씨의 코디 네이터로 그리고, 현재는 최윤씨의 연인으로 알려진 송은채씨의 27년, 묵묵하 고 변함없는 사랑은 만인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무혁, 그 모습을 무표정하게 보다가 다시 벅벅 밥을 퍼 넣는다....그러다 오바이트끼 느끼고 방안을 뛰쳐 나가는.
서경과 갈치, 놀라서 보는.
79. # 서경 화장실
무혁, 세면대 앞에 서서 입을 닦는다..물로 양치질을 하고...세수도 하고....거울속의 비참한 자신의 모습을 보다가....갑자기 힘껏 거울을 향해 주먹을 날린다.
거울, 산산 조각이 나고, 무혁의 주먹에서 피가 흐른다.
무혁의 부르르 떨리는 눈빛...그 표정에서.
ENDING
오들희, 병실 안으로 들어선다....윤이 없다.
오들희 (당황하며) 윤아....아들.....윤아....(놀라는 표정되어 다시 밖으로 뛰어 나간다)
49. # 서경집 앞길 (밤)
윤, 환자복 위에 외투를 입고, 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칭칭 감고 걸어 가고 있다.
얼굴엔 병색이 완연하다....숨이 가파 오자...천천히 숨을 참으며 힘겹게 걸어가는.
50. # 서경 마당
서경과 갈치, 마당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 하고 있다.
이때, 윤, 숨을 헐떡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선다.
서경과 갈치, 놀라서 눈이 동그래져서 누군가 보고.
윤 (간신히 숨을 다스리고....서경에게 웃으며...힘겹게 인사하는) 안녕하세요, 누나....저 기억 나세요?
서경 (갸우뚱하며 윤을 이리저리 살핀다...모르는 얼굴이다)
갈치 누구세요?
윤 (모자를 벗고 머플러를 벗고는....서경을 향해 웃어준다)
갈치 어! 최윤이다! 아저씨, 가수 최윤 맞죠?
윤 (웃으며 고개 끄덕이는)
갈치 (신기하고 믿기지가 않는다) 우와아....우와아.......
서경 (갸웃거리며 보다가....아! 알겠다...당황하며 갈치 뒤로 가 숨는다)
윤 지난 번엔 정말 (꾸벅 인사하고) 죄송했습니다....저희 어머니 반지 찾으셨어요...죄송 합니다, 정말....대신 사과 드리께요.
서경 (계속 갈치 뒤에 숨어서...그래도 약간은 경계심 풀어져 보는)
갈치 (흥분해서 어쩔 줄 모르고) 우와아...우와아......
윤 무혁이 형.....집에 있나요?
51. # 서경방
윤, 힘겨워 하며 노트에 싸인(To. 갈치) 해준다. 갈치, 윤 코 앞에 앉아 여전히 신 기한 듯 와아아...하며 뚫어지게 보고.
서경은 방안 한쪽에 앉아 경계심이 많이 풀린 표정으로 윤을 보고 있다.
갈치 형, 되게 많이 아프다면서요?
윤 (피식 웃고) 괜찮아....외삼촌은 언제쯤...들어 오시니?
갈치 모르겠어요. 핸드폰 해 보세요.
윤 핸드폰을 안 받어서, 계속....(은채랑 같이 있는 건가....심난한 표정 짓는)
서경 (조심스레)....나두요....갈치처럼 저런 거 해주세요.
윤 네...종이 주세요.
서경 난 젤 큰 종이에다 해달랠거다?...(갈치에게 혀 쏙 내밀어 보이고 스케치북을 가져 다가 준다)
윤, 여러가지 그림이 그려진 서경의 스케치북을 들춰본다....무혁, 서경, 갈치...세 사 람을 그린 그림...넘기면 은채와 무혁, 두 사람을 그린 서경의 그림이 있다....다정하 게 손 잡고 있는 그림.
윤의 표정이 굳는다....윤, 다시 스케치북 넘기다가 무혁의 뇌단층 촬영 필름을 발견 한다. 두개골에 총탄이 박힌 뇌단층 필름.
윤 (의아한 표정으로 들어서 보며) 이게 누구 꺼니?
갈치 우리 외삼촌꺼요.
서경 외삼촌꺼요.
윤 (기가 막힌다...스케치북을 다시 들춰 보면 필름이 들었던 큰 봉투가 있다....이름 “
차 무혁”이라는 단어가 눈에 따갑게 들어온다. 그 밑으로 병원과 닥터명도 씌여 있다....잠깐 황당해 하다가 필름을 들어서 불빛에 비추어 보는)
52. # 제부도 앞 바다
밀물이 들어와 어느새 길이 없어졌다. 차 운전석에 앉아 기가 막힌 표정으로 바닷 물을 바라보는 은채.
53. # 일각 다른 곳
무혁, 허허로운 표정으로 까만 밤 바다를 보고 있다.
54. # 서경방
서경, 벽에 기대어 앉아 꾸벅 꾸벅 졸고 있고, 갈치, 상 펴고 숙제하며 흘끗 곁눈질 로 윤을 본다.
병색이 다시 또렷해진 윤, 벽에 뒷머리를 기댄 채 힘겹게 호흡하며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윤 옆으로 스케치북 펼쳐져 있다. (무혁과 은채가 손 잡고 있는 그림이 있는 면) 그 옆으로 무혁의 뇌 단층 촬영 필름도 놓여 있다.
윤, 핸드폰을 꺼내서 폴더를 연다. 부재 수신 전화 12통이 와 있다. 확인하면 모두 ‘ 엄마’ 다.
윤, 1번을 꾹 누른다. ‘송 은채’ 이름이 뜬다....통화 버튼 누르고, 핸드폰을 귀에 대 는.
55. # 제부도 앞 바다/ 은채 차안
까만 밤바다에 멀리로 어선의 불빛이 보인다.
운전석에 앉은 은채, 넋나간 듯 멍한 표정으로 핸들에 엎드려 있다.
56. # 서경방
핸드폰을 귀에 대고 있던 윤....고객이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안내 멘트 들으며 핸 드폰을 닫고는 핸드폰 시계를 본다. 11시를 넘어서고 있다.
점점 더 싸늘해져 가는 윤의 눈빛...‘차 무혁’ 찾아서 다시 통화 버튼을 누른다.
57. # 제부도 일각 다른 곳
무혁, 바위처럼 굳어서 까만 밤바다를 보고 있다. F. O.
58. # 오들희 정원(아침)
민채, 학교 갈 준비하고 나오고, 숙채, 쓰레기 봉지를 들고 나온다.
민채 (잔뜩 걱정스런 표정) 실종 신곤 했대냐, 그래서?
숙채 어....아침에 일곱시 쯤에 아빠가 하셨대.
민채 인신 매매나 뭐 이딴 거 당한 건 아니겠지?
숙채 뭔 그런 끔찍한 소릴 하냐?....학교 안 늦었어, 넌? 근데?
민채 학교가 문제냐, 지금? 안되겠다. 학교구 뭐구...은채부터 찾으러 나가봐야 겠다. (가방을 벗어 숙채에게 주는)
숙채 어디 가서 찾게? 핸드폰두 안된대는데?
민채 (울상되어) 아우...우리 은채 잘못 됐으면 어떡하냐, 숙채야? 그동안 동생 노릇두 제 대로 못했는데...
숙채 (같이 울상되어) 난 뭐 언니 노릇 제대루 했냐? (하다가 뭔가 발견하고 눈이 동그 래지며) 으...은채야!!
민채 (그 소리에 고개 돌려 본다)
멍한 표정의 은채, 털레털레 계단을 올라와 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숙채와 민채, 반가와서 어쩔 줄 몰라하며 “은채야!!” “언니야!” 하며 와락 달려가서 은채를 부둥켜 안고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한다. 눈물도 찔끔거리고 오바하는.
은채 ......(표정이 멍하다)
59. # 서경집 일각 골목
무혁, 은채처럼 표정이 멍해서 털레털레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
60. # 서경집 앞
무혁, 걸어오다가 뭔가 발견하고 걸음을 멈춘다.
계단 입구에 민주가 서 있다.
무혁 (굳은 표정으로 민주를 보는데)
민주 (대뜸) 은채랑 같이 있었어요?
무혁 ......
민주 어젯밤에 은채네랑 윤이네, 한바탕 난리 난 거 알아요?
무혁 (무시하고 가려는데)
민주 (무혁을 막아서며) 은채까지 건드리시게요?
무혁 (날카롭게 보다가 다른 편으로 비켜서 가려는데)
민주 (다시 막아서며) 윤이가 가진 걸 모조리 다 뺏어올 참이예요?
무혁 .......
민주 윤일 어디까지 망가뜨릴 작정이예요, 차 무혁씨!
무혁 .......
민주 윤이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어요....윤이한테 무슨 원한이 얼마나 맺혔는지 모르 겠지 만...그만 멈춰요, 제발.
무혁 ......
민주 윤이한텐 이제 은채 밖에 없어요...내 버려둬요, 그 두 사람은.
무혁 (보다가 무시하고 민주를 밀어내고 계단을 오르는데)
민주 은채한테 말하겠어요!
무혁 ......(흠칫 멈춰서는)
민주 윤일 무너뜨리기 위해서 너한테 접근하구 있다구....나한테 했듯이 똑같이 너두! 이 용 하구 있는 거라구...얘기하겠어요!! (휙 돌아서 간다)
무혁 (눈빛이 서늘해진다)
61. # 일각 공터
민주, 굳은 표정으로 걸어온다. 저 앞으로 민주 차가 서 있다.
민주, 키 홀더를 눌러 차 문을 열고 차에 타려는데.
무혁, 뛰어와서 민주의 어깨를 탁 잡는다.
민주, 흠칫해서 돌아보면.
노기어린 무혁, 한 손으로 민주의 얼굴을 움켜쥔다...마치 부숴버리기라도 할 듯...
민주, 무혁을 힘껏 노려보는데.
무혁, 그대로 민주에게 키스한다...당황하는 민주....키 홀더를 떨어뜨린다.
62. # 은채방
은채, 침대에 눈 감고 누워 있다. 대천과 혜숙, 그런 은채를 기가 막힌 표정으로 보 고. 숙채와 민채도 방문 열고 서서 걱정스럽게 본다.
혜숙 어디서 뭐하구 있었냐구, 기집애야!!
은채 (그대로 눈 감고 있는)
혜숙 이 년이 아주 지 에밀 피 말려 죽이기루 작정했네....(은채를 흔들며) 말해봐... 핸드 폰도 안 받구 전화 한통 없이 어디서 누구랑 뭐하다가 이제 들어 왔냐구?!!
은채 (그래도 눈을 뜨지 않고)
대천 (혜숙을 말리는) 나갑시다. 잠을 못 잔 모양인데, 자게 둬, 그냥....나갑시다. (손을 끌고 나가려는데)
혜숙 저 기집애 저거 안 자, 지금....할 말 없으니까 자는 척 하구 있는 거잖어! 송은 채!! 어서 대답 안해! 에미 말이 말 같지 않..(하는데)
대천 (혜숙의 입을 틀어 막아 버린다) 조용히 좀 해! 애 줌 재워, 그냥!!
혜숙 (우부부...하며 대천의 손에 끌려 나가다 다시 대천의 손을 떼내고) 너 그럼 안돼! 윤이한테 그럼 안돼, 기집애야! 윤이가 그 아픈 몸으루 너 찾으러 나갔다 죽을 뻔 했었대, 이년아!!
은채 ....
대천 이 여편네가 정말....(혜숙의 입을 다시 틀어 막고 밖으로 나간다...방문 닫고)
은채 (여전히 눈을 감고 있다)
은채의 얼굴 위로 밖에서 다시 혜숙의 악다구니 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혜숙(E) 저 기집애 저게 윤이가 저렇게 찌그러지니까 맘이 변한거야, 분명히....나쁜 년! 화 장실 갈 때 맘이랑 올 때 맘이 다르냐? 달면 삼키구 쓰면 뱉냐?....내가 아주 저 년 땜에 생에 환멸을 느낀다!!
대천(E) (버럭) 조용히 안 해!!!
은채 (아무 미동도 없이....눈 감고 있다)
63. # 윤 병실
병색이 완연한 윤, 멍하니 천장을 보고 있다. 의사, 와서 혈압과 맥박등을 다시 체 크하고 있다.
오들희, 애 간장이 녹는다.
의사 일단 크게 나빠진 건 없는 거 같습니다.
오들희 (....안도하는...무너질 것 같은 표정)
윤 (멍하니 천장을 보고)
의사 ...그렇지만, 언제든 갑작스레 악화될 수 있는 병이니 까, 무조건 안정을 취하게 하구, 조심하셔야 합니다.
오들희 ...네....네....알겠습니다. 선생님....
의사 그럼....(목례하고 나간다)
오들희 고맙습니다...감사합니다, 선생님.....(꾸벅 허리 굽혀 인사하는데)
이때, 의사들을 스쳐 대천이 들어온다.
오들희 (대천을 원망스럽게 흘겨보는)
대천 윤인 좀 어떻습니까?
윤 (그제야 천천히 고개 돌려 대천을 보며...힘겹게....) 아저씨....
대천 (윤의 곁으로 다가가 윤의 손을 꼭 잡는다...미안하다...)
오들희 은채, 들어왔다며?
대천 네.
오들희 어디 갔다 왔대?
대천 (시선은 윤에게 둔 채) 못 물어 봤습니다....자고 있습니다, 지금.
오들희 은채 깨면 나 줌 보자구 해.....은채가 그럴 줄은 몰랐다구....은채가 이렇게 우리 뒤 통수를 칠 지는 몰랐다구....적어도 은채는...(하다가 윤의 표정을 보고는 입을 다문 다...감정 가라 앉히려 애쓰는)
윤 엄마! 좀 나가 있을래?
오들희 응?
윤 아저씨랑 할 얘기가 있어.....자리 좀 비켜줘요, 엄마.
오들희 무슨 얘긴데?....(하다가) 알았어...알았어, 나가께....(대천을 못마땅하게 쏘아보다가 ...소파 위 겉옷 들고, 병실문 열고 나가려다...다시 한번 대천을 노려보고 나간다.)
대천 (안타깝게 윤을 보는)
윤 (힘겹게 대천을 향해 미소 지으며) 은채...아픈 덴 없어요?
대천 .....없어.
윤 은채...너무 야단치지 마세요.
대천 .....
윤 어제...무혁이 형이랑 같이 있었을 거예요.
대천 .....(흠칫)
윤 이해해요, 저.
대천 (마음이 아프다)
윤 아저씨.
대천 그래.
윤 (힘겹게 몸을 일으켜 앉는다)
대천 그냥 눠 있어...(하며 윤을 부축한다)
윤 (침대 시트 밑에서 필름 봉투를 힘겹게 꺼내더니 대천에게 내민다)
대천 이게...뭐냐? (하며 봉투 속의 필름을 꺼내서 본다. -무혁의 뇌 단층 촬영 필름-)
윤 봉투에 병원 이름이랑 의사 이름...있어요...아저씨가 좀 알아봐다 주세요.
대천 (봉투를 본다...성명 ‘차무혁’...눈빛이 흠칫 떨린다)
윤 무혁이 형 꺼라는데...어떻게 된 건지....알아봐다 주세요.
대천 (뚫어지게 필름을 본다...두개골에 박힌 총알이 가슴에 아프게 와 박힌다)
윤 아저씨.
대천 .....(윤을 보는)
윤 (힘겹게 웃으며) 은채....이해 해요, 저.
64. # 병원 앞 (무혁이 M.R.I.촬영을 했던)
필름 봉투를 든 대천, 병원 앞으로 와서 선다.
65. # 의사 진료실
엑스레이 판독기에 꽂히는 무혁의 뇌 단층 촬영 필름.
의사 차무혁 씨 필름, 맞습니다.
대천 (안색이 창백해지며 놀라는)
의사 저도 처음엔 많이 놀랐습니다. 이런 일...해외 토픽에나 실리는 일인 줄 알았지, 제 눈앞에서 직접 확인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대천 (온 몸이 심하게 떨려 온다)
의사 살아 있는 게 기적이죠. (피식 쓰게 웃고) 기적이라는 말로 밖엔 설명을 할 수가 없 네요.
대천 어쩌다가...어쩌다가....이렇게 됐는 지...들으셨습니까?
의사 .......
66. # 플래시백 (1회 마지막씬 제이슨집 정원)
지영을 대신 해 킬러의 총을 맞던 무혁....울부짖는 지영....그 위로.
의사(E) 동거녀의 결혼식에서 유탄 두 발을 맞았다고 했습니다.
67. # 플래시백(2회 호주 병원)
피 투성이가 돼서 침대에 실려가는 무혁...수술하는 무혁...그 위로.
의사(E) 한 발은 다행히 수술로 제거 했지만, 나머지 한 발은....박힌 위치 자체가
워낙 위험해서 그대로 덮어버린 모양입니다.
68. # 의사 진료실
대천 (충격으로 멍해있다가...간신히 입을 떼는) 이제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럼?
의사 (심난한 표정으로 손가락 깍지 낀 채) 두 번의 기적은 더 이상 없을 것 같습니다.
대천 (보는)
의사 (단호하게) 죽어 가고 있습니다.
대천 (흠칫)
의사 전혀 손을 쓸 방법도 없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차무혁씬.
대천 ........(가슴이 무너진다)
69. #병원 앞 거리
대천, 무너질 것 같은 표정으로 휘청휘청 걸어 나온다. (한 손에 필름 봉투 들고 있 다)
오들희(E) 우리 애기 어딨어?...오빠! 우리 애기 어딨어?!!
70. # 오들희방 (27년전, 회상)
온 몸이 땀에 젖어 거의 실성한 듯한 오들희, 대천을 붙들고 울부짖고 있다.
오들희 오빤 알지?....어딨어? 엇다가 숨겼어, 우리 애기, 응?!!
대천 (괴롭지만, 단호하게) 죽었습니다.
오들희 거짓말....거짓말....그럴 리가 없어. 우리 애기가 왜 죽어? 어디 있어, 어디 있어, 우 리 애기, 응?!!
들희모 (방문 열고, 들어선다. 애써 냉정하게) 살아 있어두 어차피 불행할 애 였어. 잊어라.
오들희 우리 애기 어딨어, 엄마! 당장 데려다 줘! 우리 애기 젖 먹이게 좀 데려다 줘!
대천 .......
들희모 죽은 애를 어디서 데려와?!! 어제 대천이가 화장해서 강물에다 뿌렸다!...잊어!!
오들희 (눈물이 철철 흐른다. 대천을 원망스럽게 노려 보는)
대천 (괴롭다)
시간 경과.
조명등 하나만 켜진 어두운 방...오들희, 베개를 끌어 안고 방안을 뒹굴며 실성한 사 람처럼 울고 있다.
방문 열고, 그런 오들희를 괴롭게...착잡하게 보는 대천.
71. # 민현석 방
민현석, 열심히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다. 다음과 같이 문장이 쓰여지고 있다.
‘차 무혁과 윤 서경, 쌍둥이 두 아이는 오들희의 불륜으로 태어났다. 당시 그녀는 촉망 받는 여배우였고, 아이의 아버지는 유부남 영화 감독이었다.’
72. # 서경방
무혁, 서경에게 호신술 배워주고 있다. 갈치, 그런 무혁을 웬지 불안한 느낌으로 보 고.
서경, 무혁의 지시를 이제 제법 잘 따라한다. 무혁, 잘 한다고 웃으며 엄지 손가락 치켜주는 위로.
민현석(E) 그들은 태어나선 안될 아이들이었다. 두 아이는 오들희의 보석처럼 빛나는 찬란 한 인생에 단지 장애물일 뿐이었다.
73. # 은채방(해질녘)
창문 너머로 해가 마지막 볕을 털고 있다.
잠들어 있던 은채, 천천히 눈을 뜬다....심한 몸살을 앓은 사람처럼 멍한 표정.
74. # 윤 병실
윤, 충격받은 표정으로 핸드폰을 귀에 대고 있다.
윤 (힘겹게 말하는) 제대루....들으신 거예요? 아저씨?......다른 사람 꺼 바꿔서 갖구 온 거 아니래요?.....(힘없이 핸드폰 든 손을 떨어 뜨린다)
75. # 윤 병원 로비앞
보온병을 든 은채, 털레털레 걸어오고 있다.
윤(E) 은채야!
은채, 돌아보면, 저 앞 한쪽에서 환자복 위에 외투를 입고 모자를 쓴 윤, 힘겹게 웃 으며 은채를 향해 손을 들어 보인다.
76. # 병원 벤치(해질녘)
은채, 목도리를 풀어서 윤의 목에 감아 준다.
은채 감기 들어....들어 가자. 들어가, 응?
윤 괜찮아...잠깐 밖에 나와 산책하는 건 괜찮다 그랬어, 의사 선생님이....오늘은 컨디션 두 좋아.
은채 (윤을 차마 못 보고).....미안해....어젠 미안해, 윤아.
윤 (피식 웃는)..무혁이 형이랑 같이 있었니?
은채 .....다신...안 그러께.....다신 그런 일 없을 거야.
윤 그래, 다신 그러지 마.
은채 ......
윤 무혁이 형, 다신 만나지 마.
은채 ....(착잡하다...고개 끄덕인다)
윤 (잠깐 생각하다 단호하게) 난 안 죽는다, 송 은채!
은채 (보는)
윤 사람 맘 다 흔들어놓구 덥석 죽어버리면 남는 사람은 어떡해?...그런 이기적인 짓 안한다, 난!!
은채 ......
윤 (눈물이 그렁해지며) 난 살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건강해 질거야! 자신 있어! 가능 성이 있다 그랬어, 난!
은채 ......(안스럽게 윤을 보는)
윤 (눈물이 흐른다) 너를 위해서...살께....무조건, 죽어두 살께.
은채 (윤을 꼭 끌어 안는다) 그래...그래...윤아...그래.
윤 (복받치는 감정을 누르려고 입술을 깨물고 있다가...뭔가를 발견한다.)
저편에서 누군가 자신을 찍고 있는 비디오 카메라를 발견한다.
윤 (눈빛이 떨리는...소리치는) 누구야!!...거기 누구야?!!!
은채 (흠칫 놀라서 떨어지며....윤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본다)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하던 남자, 잠깐 당황하다가 꾸벅 정중하게 인사하고, 윤 앞으 로 온다.
윤, 경계하듯이 노려보고.
은채, 당황해서 보는.
피디 (명함을 꺼내서 윤에게 준다) 티브이 연예 저널에 장 태석 피딥니다.
은채 (당황하는)
윤 (받지 않고 노려 보며) 그런데요?
피디 두 분의 지고 지순한 사랑을 시청자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에 무례를 범했습니 다. 용서 하십시오.
은채 (당황하고)
윤 (어이 없어 하며) 연예인에게도 보호 받아야 할 권리가 있구, 지켜줘야 할 사생활이 있는 거 모르시나요?
피디 원하지 않으신다면 테입은 폐기하겠습니다. 잘 생각해보시구, 허락 해주십시오.
윤 (서늘하게 보는)
은채 (당황해서 할 말을 잃은)
77. # 서경집 외경(밤)
78. # 서경방
티브이에서 연예 프로 방송되고 있고(가수, 노래하고 인터뷰하는 장면), 무혁, 서경, 갈치, 밥상에 둘러앉아 밥 먹고 있다.
갈치 (반찬 하나를 무혁의 밥 숟갈에 놓아준다)
무혁 (흠칫 갈치를 보고)
서경 (질세라 다른 반찬 하나를 집어서 얹어 준다)
무혁 (서경을 보고...두 사람을 의아한 듯 번갈아 보는)
갈치 (씨익 웃으며) 드세요.
서경 (씨익 웃으며) 드세요.
무혁 (두 사람을 의아하게 보다가 밥을 먹고...다시 밥숟갈 뜨는데)
갈치 (다시 반찬 하나를 얹어준다)
서경 (역시 다른 반찬 하나를 밥 숟갈에 얹어준다)
무혁 뭐하는 거야, 니들? 지금?
갈치 (헤 웃으며) 아부요.
서경 아부요.
무혁 (어이없는) 뭐?
갈치 아부하는 거예요. 외삼촌한테 잘 보일라구.
무혁 (어이없는) 니들 둘이 사고쳤냐?...누나! 바지에 오줌 쌌어?
서경 아니요...아니요...안 쌌어요.
갈치 삼촌, 호주 가지 말라구요...아부하는 거예요.
무혁 (흠칫하는)
갈치 호주 가지 말구, 우리랑 같이 살자구...아부하는 거예요.
서경 (씨익 웃으며) 우리랑 같이 살아요, 삼촌! 나 인제 진짜 외삼촌 속 안 썩일거예요.
무혁 (울컥한다.....밥 벅벅 먹으며) 그래, 한번 보자...앞으루 니 들이 얼마나 잘하는 지 보 구, 호주루 갈지 말지 결정할거야.
갈치 (씨익 웃으며 자기 밥을 덜어서 준다) 더 드세요.
서경 (자기 밥도 덜어주며) 더 드세요....(하다가 문득 티브이 보고) 야! 은채다!!!
무혁 (그 소리에 고개 돌려 티브이를 본다)
티브이 화면에 은채와 윤의 모습이 나온다.
은채가 윤에게 휠체어를 태워 산책하는 모습.....은채가 윤의 병실에서 윤의 얼굴을 닦아주는 모습....윤에게 은채가 책을 읽어주는 모습등. (윤은 병색이 짙고, 은채의 표정, 그다지 밝지 않다. 체념한 표정이다.)
그 위로 리포터의 나레이션 흐른다.
리포터(E) 최윤씨는 현재 병세가 위중한 걸로 알려지고 있습니다...소꿉친구에서 최윤씨의 코디 네이터로 그리고, 현재는 최윤씨의 연인으로 알려진 송은채씨의 27년, 묵묵하 고 변함없는 사랑은 만인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무혁, 그 모습을 무표정하게 보다가 다시 벅벅 밥을 퍼 넣는다....그러다 오바이트끼 느끼고 방안을 뛰쳐 나가는.
서경과 갈치, 놀라서 보는.
79. # 서경 화장실
무혁, 세면대 앞에 서서 입을 닦는다..물로 양치질을 하고...세수도 하고....거울속의 비참한 자신의 모습을 보다가....갑자기 힘껏 거울을 향해 주먹을 날린다.
거울, 산산 조각이 나고, 무혁의 주먹에서 피가 흐른다.
무혁의 부르르 떨리는 눈빛...그 표정에서.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