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읽기] 미안하다,사랑한다 11회 - 1
old/old_column 2004. 12. 15. 00:35
                   11회

                    



1. # 병원 휴게실



    무혁, 샌드위치와 우유를 우걱우걱 맛있게 먹고 있다.

    운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는 은채, 어이없는 표정으로 무혁을 본다.



무혁    (너도 먹을래? 하는 표정으로 샌드위치를 은채에게 내미는데)

은채    (고개 젓고) 윤이한테 가봐야 돼요.

무혁    (들은 체도 않고 열심히 샌드위치만 먹는)

은채    아저씨.

무혁    (하나를 다 먹고 테이블 위에 있는 새 샌드위치를 뜯어서 먹다가...다시 너도 먹을   래? 권하고)

은채    (어이없는 듯 보다가  벌떡 일어선다)

무혁    내가 살려주께.

은채    (흠칫 보는)

무혁    (샌드위치 맛있게 먹으며) 윤이 내가 살려 주께.  

은채    아저씨.

무혁    그니까, 울지 마. 앞으론.....너 우는 꼴, 눈을 뜨고 봐 줄 수가 없다. 못 생겨서. 슈렉  같애.

은채    (어이없다는 듯 보다가 가려는데)

무혁    (은채의 팔을 잡는다) 내 심장, 윤이 준다. 됐냐?

은채    아저씨!!

무혁    내 심장 떼서 윤이 줄테니까, 너, 나한테 올래?

은채    (어처구니가 없다. 무혁의 손을 뿌리치고 가려는데)

무혁    (더 세게 팔을 잡으며) 내가 살아 있는 시간까지만 나한테 올래?!!

은채    (기 막힌 얼굴로 노려 보고)

무혁    (씨익 웃는)



2. # 병실 복도



    은채, 기가 막힌 표정으로 걸어가고 있다. 허....헛 웃음마저 난다. 표정이 굳어지며     걸음을 탁 멈추는 은채.



3. # 병원 휴게실



    무혁, 열심히 우걱우걱 샌드위치를 먹는다....가슴에서 올라오는 울분과 서러움을 그 렇게 샌드위치로 꾹꾹 누른다....오바이트가 나오려 하지만, 꾹 참고 손가락까지 빨  며 열심히 먹는다. (샌드위치 옆으로 1리터 짜리 우유 놓여 있다)

    이때, 표정이 굳어 무혁앞에 다시 나타나는 은채.

무혁    (은채를 발견하자 밝게 웃으며) 생각을 해봤냐, 좀?

은채    (싸늘하게 노려 보는)

무혁    (다시 먹으며) 생각하구 말 게 뭐 있냐?.....그렇게 하자. 응?

은채    (노려보는 눈에 눈물까지 고인다)

무혁    너두 좋구, 나두 좋구, 윤이두 좋구, 윤이 엄마두 좋구....내가 생각해두 진짜 기가  막힌 생각인 거...(하는데)

은채    (O.L.) 개 자식!!

무혁    (흠칫하다가...피식 여유롭게 웃으며) 욕두 하냐, 우리 돌딩이?

은채    (눈물이 흐른다) 개 자식!!

무혁    (흐응 웃으며) 아쭈.

은채    (울컥해서 소리치는) 그래, 니 심장 내놔봐! 내 놔봐, 이 자식아!!

무혁    (능글거리고 웃으며 다시 샌드위치를 먹으며 천천히 말하는) 지금은 아니구...좀 있  다가....너하구 행복한 시간두 좀 보내구....놀 거 좀 놀구....나두 챙길 건 챙겨야 될   거 아니냐?...좀 있다가. (하는데)

은채    (갑자기 1리터 우유팩을 들더니 우유를 무혁의 얼굴에 뿌려 버린다)

무혁    (흠칫 보는데)

은채    너, 이거 밖에 안 되는 놈이었니?

무혁    (피식 웃으며 손등으로 우유 닦고)

은채    목숨 갖구 장난 치지마! 천벌 받어, 나쁜 자식아! (휙 돌아서 나가 버린다)  

무혁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손등으로 얼굴의 우유 닦다가...피식...서글프게 웃다가...   다시 샌드위치를 먹는다....갑자기 다시 통증이 일어난다....으윽...짧은 비명 지르며    괴로운 표정 짓다가 머리를 테이블에 쿵 대는)



4. # 병실 복도



    은채, 흐르는 눈물을 참으려고 이를 앙물고 간다.

    윤 병실 앞으로 와 서는 은채....“최윤” 이라고 붙은 환자명을 보며 다시 눈물이 울    컥 돈다.



5. #병원 휴게실



    테이블에 머리를 댄 채 머리를 감싸 쥔 무혁, 자꾸만 입 밖으로 새 나오는 비명을    주먹으로 입을 틀어 막아 참고 있다.

    옆에서 걱정스럽게 보던 한 청년, 무혁에게 다가가 “괜찮으세요? 이봐요...이봐요....   ” 하며 무혁의 어깨를 잡는데.



무혁    (이를 앙물고...낮게) 저리 가!!

청년    (못 알아 듣고) 이봐요...괜찮아요?

무혁    (버럭) 내 몸에서 손 떼란 말야,  새꺄!!!....(다시 고통스럽다)    



6. # 성당

    오들희, 두 손 모으고 기도 하고 있다. 조금 떨어져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대천...착 잡하다.



오들희  우리 윤이 살려주세요...살려 주세요....우리 윤이만...우리 윤이만 살려주시면....(하다 가 기도를 멈춘다)

대천    ......

오들희  (갑자기 눈을 뜨더니 성모상을 원망스럽게 본다) 내가 뭘 그렇게 대단하게 잘못하    구 살았어, 오빠?

대천    (당혹스럽게 보고)

오들희  뭘 그렇게 내가 잘못했냐구?!!....불우 이웃 돕기 성금두 남들 보다 세배 네배는 더  내구, 남 몰래 도우고 있는 소녀 가장이 열 두명이야, 내가!

대천    (착잡하다)

오들희  (미사포를 벗으며) 내가 무슨 대단한 죌 졌다구...언제나 나한테만 잔인하시지, 나한 테만!!

대천    .......

오들희  어디....한번 해보실래요?.....당신이 나한테 어디까지 잔인할 수 있는지....한번 해보실 래요? (벌떡 일어선다. 핸드백 챙겨 들고 휙 몸을 돌려 걸어 나간다)

대천    아가씨!

오들희  .....(싸늘히 굳어 걸어 나가는)      



7. # 병원 화장실 세면대



    무혁, 우유 자욱 지우기 위해 세수하고 있다....힘겨워서 잠깐 멈췄다가....다시 세수    하는.



8. # 윤 병실 복도



    오들희, 굳은 표정으로 걸어오고 있다. 심난한 표정으로 오들희를 뒤따라 오는   대천.

    윤 병실 앞에 무혁이 서 있다. 옷 소매로 얼굴의 물기를 닦고 있다.



오들희  (무혁을 보며 표정이 서늘하게 굳는다)

무혁    (오들희와 눈을 마주치고 꾸벅 인사한다)

오들희  오빠! 내 말 어디루 들은 거야?

무혁    .....

대천    .....

오들희  윤이 매니저 바꾸라구 강실장한테 얘기 안했어?

무혁    (흠칫....내색하지 않고)

대천    (당혹스럽다, 오들희 곁으로 다가가) 들어 가시죠, 아가씨. (윤의 병실로 데리고 들  어가려 하는데)

오들희  왜 사람 말을 씹어? 내가 우스워, 오빠?

무혁    .......

대천    차군, 잘 하고 있습니다....성실하구, 착실하구, 똑똑하구..(하는데)

오들희  (O.L.) 얘만 보면 속에서 불이 치민단 말야, 내가!!

무혁    .....

오들희  그때 사고만 안 났어두...우리 윤이 이렇게까지 안됐을 거 아냐? 쟤가 우리 윤이 보  필만 제대로만 했어두 사고 같은 건 안 났을 거 아냐?!!

무혁    (죄인처럼 시선 떨구고 있지만....매섭게 빛나는 눈빛.....)

대천    억지 부리지 말구, 들어 가자....왜 자꾸 차 군을 걸구 넘어져? 엄한 사람을 잡어, 왜    자꾸?!!

오들희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마음에 안 들었다구!.....마음에 안 들었단 말야!!!

무혁    (그대로 고개 숙인 채)

대천    문, 열게.

무혁    (고개 숙인 채 병실 문을 열려는데)

오들희  (무혁을 다시 한번 노려보고) 당장 바꿔, 오빠....이 친구랑 얼굴 계속 부딪히는 거,     내가 힘들어! 고문이라구! 못 견디겠다구, 내가!

대천    (복잡한 심정)

무혁    .....(병실 문을 여는)



9. # 윤 병실 안



    은채, 넋을 잃은 듯 멍한 표정으로 윤(산소 마스크는 뗀)을 보고 있다.

    오들희, 대천과 함께 들어선다. 열린 문 사이로 무혁이 서늘한 표정으로 은채의 등   을 본다.



오들희  은채야....

은채    (멍해서...오들희의 목소리 못 듣는다)

오들희  은채! (하며 은채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은채    (그제야 흠칫하며 돌아본다) 아줌마.

오들희  (애틋한 눈빛으로 은채와 일별하고, 윤의 얼굴을 보며 뺨을 쓰다듬는) 아들...엄마   왔다....우리 아들, 별 일 없었지? 괜찮은 거지?

무혁    ......

오들희  (윤을 가슴 아픈 표정으로 보다가  은채를 가만히 껴안는다) 니가 수고가 많다, 은   채야.

은채    (문득 시선을 돌리는데 문 밖에 서서 자신을 보고 있는 무혁과 시선이 마주친다..    서늘하게 보는)

무혁    (연하게 웃어주는)

대천    (시선을 마주치고 있는 은채와 무혁을 번갈아 본다...마음이 괴롭다.)

오들희  (껴안은 은채의 등을 다독이며) 아줌마가 윤이 꼭 고치께...무슨 수를 써서라두 윤이     꼭 건강하게 만들거야, 아줌마가.

은채    (시선은 무혁을 여전히 노려 보고 있고)

무혁    (여전히 미소로 은채를 보는)

대천    (괴롭다)

오들희  그러니까, 아무데두 가지 말구 윤이 곁에 있어줘, 은채야.....아줌마가 너한테 정말  정말 미안한데....니가 우리 윤이 지켜 줘야돼. 알았지?  

은채    (서늘하게 무혁을 노려 보고)

무혁    (미소..멈추며...조용히 문을 닫는다)

은채    (표정이 굳은)

    

10. # 윤 병실 앞



    무혁, 벽에 뒷머리를 탁 기대며 껌을 꺼내 씹는다. 허허로운 동공.



11. # 병원 외경(밤)



12. # 윤 병실 앞



    무혁, 병실 문 벽에 기대어 서 눈 감고 있다. 선 채로 얼핏 잠이 들었다.

    이때, 병실 문 열리고, 대천, 나온다.

    무혁, 그대로 눈 감고 있다.

    대천, 무혁을 안쓰럽고 복잡한 표정으로 본다.

    

대천     차군!

무혁    (그제야 눈을 뜬다)

대천    윤이 엄마 말, 너무 노엽게 듣진 말게....신경이 많이 날카로워져서 그래.

무혁    .....네.

대천    그리구...지금부터 다른 곳을 좀 알아보게.

무혁    ......

대천    괜히 엄한 사람이 희생되는 거 같아 미안하네만, 자넬 위해서도 그렇고 윤이 엄말    위해서도 그렇고....여기서 자네가 그만 두는 게 좋을 거 같네.

무혁    .......(허허로워지는 눈빛)

대천    미안하네....강실장한테 퇴직금은 넉넉히 챙겨주라구 부탁하겠네.

무혁    .......

대천    (무혁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 걸어가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고) 누나는 잘 지내나?

무혁    ......네.

대천    (고개 끄덕이고 돌아서 간다)

무혁    (온 몸에 힘이 쫙 빠져 나가는 것 같다)



13. # 병원 로비앞(밤)



    무혁, 자판기 커피 마시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이때, 무혁의 뒤로 걸어 나오는 오들희와 은채... 오들희가 은채의 어깨를 꼭 감싸안 고 나온다.

    무혁, 컵 버리려고 돌아서다가 두 사람을 마주친다.



은채    (무혁과 시선 마주치고...싸늘하게 보는)

무혁    (여전히 연한 미소로 받으며 오들희에겐 꾸벅 고개 숙이는)

오들희  (시선도 안 주고, 은채의 손을 꼭 잡고) 여긴 아줌마가 있을테니까, 들어가서 푹 쉬  어....아까 아버지 따라 보낼 걸 그랬다.

은채    제가 있어도 되는데요, 아줌마.

무혁    ......

오들희  윤이 땜에 너까지 병날까봐 걱정 돼 죽겠어, 아줌만... (은채 얼굴 쓰다듬으며) 세   상에...우리 은채 얼굴 까칠해 진 것 좀 봐....미안해서 어뜩하니, 증말...

은채    (기운이 많이 없다)....윤이가 저 찾을텐데요.....

무혁    .......

오들희  아줌마가 잘 말할께....가서 쉬어. 어서.

은채    ......그럼...먼저 들어가 보께요....(꾸벅 인사하고) 들어가세요, 아줌마.

오들희  그래, 가.

은채    (무혁에게 짧은 시선 잠깐 주다가 오들희에게 다시 인사하고 발걸음 돌려서 가는...  잠도 못 자고 피곤한 탓에 눈을 부비며 간다.)

무혁    (은채의 가는 모습을 눈길로 쫓는다)

오들희  (은채 보다가 무혁에게 잠깐 못마땅한 시선 주고 휙 돌아서 병실로 간다)

무혁    (은채의 모습이 없어질 때까지 뚫어져라 보고 있다)



14. # 병원 앞 거리

    

    은채, 추위에 몸을 잔뜩 움츠리고 털레털레 걸어가고 있다.

    이때, 열심히 뛰어오는 무혁....은채, 뒤를 따르고 있다.

    은채, 무혁이 따라 오는 지도 모르고, 넋나간 사람처럼 걸어가고 있다.

    무혁, 거리를 두고 은채를 뒤쫓아 간다.



15. # 버스 정류장앞



    은채, 정류장 의자에 앉아 있다. 무혁, 약간 거리를 두고 은채의 뒤로 와 선다.

    은채, 고개를 숙이고 발로 툭툭 땅을 찬다. 무혁이 뒤에 서 있는 것, 눈치 채지 못   한다.

    잠시후, 버스 도착하고, 은채, 버스에 오른다.



16. # 버스안/버스 정류장앞



    은채, 단말기에 카드를 찍고 자리로 가 앉는다. 창밖을 보는. (창에 김이 서려 뿌옇  다)

    잠시후 무혁, 버스에 같이 올라 탄다. 바로 좌석으로 가려는데, 운전기사, “요금요!”

    얘기하고, 무혁, 주머니를 뒤져 만원 짜리 하나를 툭 던져주고, 은채를 본다.

    은채는 여전히 창밖만 보고 있다.



기사    (어이 없는 표정 짓다가) 잔 돈 없어요?

무혁    없어요. 그냥 아저씨 다 가져...(하며 은채가 앉은 좌석 옆으로 가 선다)

은채    (시선 떨군 채 멍하니 넋이 나간 표정....무혁이 옆에 서 있는 것을 여전히 모른다)

무혁    (은채를 보며 빙긋 웃고 있다.)



17.  #거리



    무혁과 은채가 탄 버스가 달리고 있다. 은채의 모습을 애틋한 미소로 지켜보고 있    는 무혁의 모습이 뿌연 창에 비친다.



18. # 버스안



    은채, 멍하니 넋나간 사람처럼 앉아 있는데, 무혁, 손을 뻗어 은채 옆 성에 낀 차창  에 “장” 이라고 글씨를 쓴다.  

    은채, 깜짝 놀라 돌아보다가 무혁이란 걸 알고는 기가 막힌 표정이 되고.

    무혁, 열심히 차창에 손가락으로 또박또박 글을 쓴다. ‘장. 남. 안. 니. 다.’  

    은채, 당혹스런 표정으로 무혁이 쓴 글을 본다.

    무혁, 갸웃하다가...‘남’자위에 가위표를 하고, ‘난’이라고 정정한다. 뿌듯하게 보는.

    은채, 어이 없어 무혁을 노려보는데.

  

무혁    (일부러 건들거리는 양아치처럼, 남의 일처럼 말하는) 장난 아니라구....장난 칠 게  없어서 목숨 갖구 장난치겠냐?

은채    (정말 상종을 못하겠군....찢어지게 노려보는)

무혁    길면, 세 달...짧으면 얼마나 될라나?...아, 그걸 제대로 안 물어봤네, 닥터한테.

은채    (계속 노려보고 있는)

무혁    나 그 정도 살다 죽을 거 같거든...죽기 전에 좋은 일 하나 하구 가면, 적어두 지옥  은 안 갈거구 나두, 너랑 윤이랑 윤이 엄만 완전히 횡재한 거구...괜찮은 거래 아니  냐?  

은채    (노려보다가 버스 벨을 누르고 벌떡 일어서 문 쪽으로 간다)

무혁    (은채 뒤에 따라 와 선다) 의사한테 가서 검사두 해봤다...윤이한테 주기엔 내 심장  이 최상의 조건을 갖구 있다는데? 다행히?

은채    (대꾸도 않는다)          



    잠시후, 버스 멎고, 은채, 내린다.

    무혁, “돌딩아! 같이 가!” 하며 따라 내린다.



19. # 거리



    은채,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고 있고. 무혁, 뒤를 쫓아온다.

무혁    니가 원하지 않는다면 절대루 너 안 건드린다.

은채    .......

무혁    절대 니 털끝 하나 안 건드린...(하다가) 그건 솔직히 뻥이구....뽀뽀까지는 한다.



    지나가던 사람들, 무혁의 말에 킥킥거리며 가고.



은채    ......(이를 앙물고 걸어가는)

무혁    뭐 물론 그것도 니가 죽어도 싫다면....안하지 뭐....그냥 바라만 보구 있으께...손두    안 잡구, 뽀뽀두 안하구 바라만 보구 있으께.

은채    ......

무혁    나한테 와라...나한테 와라. 응?!!

은채    (걸음 탁 멈추더니 휙 돌아서 무혁에게 걸어온다)

무혁    ......

은채    (화를 죽을 힘 다해 누르며, 야멸차게) 아까 내가 자세히 못 들었는데, 한번 더 말   해 줄래요? 언제 죽는다구, 아저씨?

무혁    ....길면 세 달 후...짧으면...건...안 물어봤구.

은채    죽긴 확실히 죽어, 아저씨?

무혁    .....(잠깐 당황했지만, 고개 끄덕이는) 어.

은채    (노려 보다가) 좋아. 아저씨한테 가께.

무혁    (웃을려고 하는데....웃음이 안 나온다....당황했다.)

은채    (무혁에게 화가 나 거의 막가는 심정이 된다) 윤이만 살려준다면....뭔들 못하겠 어?....온 몸을 바쳐 충성하지, 내가! 잠두 같이 자 주께.

무혁    (웃을려고...애쓰는데...안 웃어진다...)

은채    꼭 죽어, 아저씨!  

무혁    ......

은채    꼭 죽어서 윤이 살려줘! 약속 지켜! (매몰차게 말하고 휙 돌아서 간다.)

무혁    (자신이 벌린 일이지만, 은채의 본심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당혹스러워 지는 건 어 쩔 수가 없다.)

은채    (이를 앙물고 그대로 앞만 보고 걸어간다)

무혁    (가는 은채 모습을 허허롭게 보다가...피식...쓰디 쓴 웃음이 난다...껌을 꺼내 씹는.)  



20. # 대천방

    

    대천, 서경이 흘리고 갔던 반지 목걸이를 손바닥 위에 가만히 놓고 보고 있다.

    혜숙은 잠들어 있다.    



민현석 (E) 사필 귀정! 인과 응보!!

대천    (아니다....어쩔 수 없었던 일이었다....부정하듯 고개를 세차게 내 젓다가...중얼거리   는) 잘못 했습니다. 다 제 잘못 입니다....벌을 주시려면 저한테 주십시오. 잘못했습 니다. (허탈해져 벽에 몸을 턱 기댄다.)  



21. # 민현석방

    

    고서들이 빽빽한 낡은 책장과 앉은뱅이 책상이 있는 조악한 방.

    민현석, 노트북을 펼쳐놓고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비운의 스타 오들희, 그녀의 세 아이 이야기” 라는 제목 하에 씌여진 장문의 글.

    무혁과 서경, 윤의 사진이 떠 있고, 민현석, 문장을 완성 시켜 간다.

    ‘필자는 그녀가 버린 쌍둥이 남매 차 무혁과 윤 서경의 기막힌 인생 유전을 가까이  서 지켜 보아왔다....’

    열심히 집필에 몰두하던 민현석, 뭔가 신음 소리를 듣는다.

    신음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 돌려 보는.



22. # 서경방



    서경, 인형을 껴안고 자고 있고, 갈치, 무혁을 꼭 껴안고 잔다.

    무혁, 통증 때문에 새어나오는 비명을 이불을 꼭 물고 견디고 있다.

    몹시 고통스러워 하는.

    

오들희(E) 아들....무슨 일이 있어도 엄마가 널 살려.



23. # 윤 병실  



    오들희, 윤의 손을 꼭 잡고 윤의 옆에 붙어 앉아 있다.



오들희  엄마 믿지?....엄마가 언제 널 위해 못 하는 일이 있었니? 온 지구를 다 뒤져서라도  널 살릴 방법을 찾을거야....(윤의 뺨에 가만히 자신의 뺨을 가져다 댄다.) 엄말 믿  어, 윤아...엄말 믿어. 아들.



24. # 오들희 정원



    은채, 오들희 정원에 서서 오들희 집 거실을 본다. 환하게 웃고 있는 오들희와 윤의  사진을 보며 씁쓸해지는....  F.O.    



25. # 서경집 외경(아침)



갈치(E) 스물 일곱...스물 여덟.



26. # 서경 마당



    갈치, 열심히 아령(아동용)으로 운동을 하며 무혁과 서경을 본다. 무혁, 서경에게 호 신술을 가르쳐 주고 있다.



무혁    그러니까, 누나...나쁜 놈들이 “아가씨, 나랑 한번 놀까?” 그러면서 누날 이렇게 잡    잖아. 그럼 누난, 이렇게 손목을 사정없이 비틀면서....급소를 확 걷어차 버리란 말  야. 덩치가 산만한 놈이 와도 꼼짝 못해, 그럼.

서경    (어렵다) 이이렇게...비틀어요?

무혁    아니, 그렇게 힘없이 비틀면 안돼지....이거 못하면 내가 죽는다 생각하구, 죽을 힘을    다해 비틀어야지.

서경    (고개 저으며)...안 할래요...안 할래요...못하겠어요.

무혁    (난감하게 보며) 그럼 나쁜 놈들이 또 누나한테 이상한 짓 하구 그럼...그대루 당하  구 있을래?

서경    (입술 뿌우 나와서....)

갈치    외삼촌이 혼내 주면 되잖아요.

서경    (그제야 씨익 웃으며) 외삼촌이 혼내주면 되잖아요.

무혁    .....

갈치    우리 동네 깡패들, 외삼촌 되게 무서워해요....내가 외삼촌두 되게 무서운 깡패  라구    소문 냈어요.

서경    맞어요...깡패 중에서 외삼촌이 제일 무서워요. 그치? 갈치야?

무혁    (착잡하다)

갈치    걱정 마세요....외삼촌이 있으면 엄마한테 나쁜 짓 못해요....걱정 마세요.

서경    (고개 끄덕인다) 걱정 마세요.

무혁    내가 없으면?

갈치    (그 소리에 아령 하다 보는)

서경    (벙한 표정으로 보는)

무혁    내가 없으면 어떡할건데?

갈치    외삼촌, 호주 안 간다 그랬잖아요. 우리랑 같이 오래오래 산다 그랬잖아요.

서경    (천진한 표정으로 보는...니가 없는 건 상상할 수도 없다는 표정)

무혁    어떻게 니들이랑 오래 오래 살어? 나두 내 갈 길이 있는데.

갈치    (실망하는)

서경    (표정이 어두워지는)

무혁    빨리 운동이나 해, 임마...외삼촌 없으면 니가 엄마 지켜야 될 거 아냐?...누나! 다시    한번 해보자...나쁜 놈들이 이렇게 누날 잡으면 어떻게 하라 그랬어?

갈치    (서운하게 무혁을 보는)

서경    (뿌우해서...갈치 눈치 보고...무혁을 보는)

무혁    (짜증내며) 뭐해애? 어떻게 하라 그랬어, 내가?



27. # 서경 욕실



    무혁, 양치질 하고 있다...오바이트 기운 약간 느끼지만, 참고...벅벅 양치질 해대는 데, 문득 떠오르는.



은채(E)     죽긴 확실히 죽어, 아저씨?



28. # 플래시백(11회 #18. 거리)



은채    (노려 보다가) 좋아. 아저씨한테 가께.

무혁    (웃을려고 하는데....웃음이 안 나온다....당황했다.)

은채    (무혁에게 화가 나 거의 막가는 심정이 된다) 윤이만 살려준다면....뭔들 못하겠 어?....온 몸을 바쳐 충성하지, 내가! 잠두 같이 자 주께.

무혁    (웃을려고...애쓰는데...안 웃어진다...)

은채    꼭 죽어, 아저씨!  

무혁    ......

은채    꼭 죽어서 윤이 살려줘! 약속 지켜!

    

29. # 은채 식탁



    은채, 숟가락 든 채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다.

    혜숙, 보온병과 꿀단지를 보자기에 싸서 은채 앞에 놓는다.



혜숙    이거 가시오가피 달인 물이랑 표고 버섯 꿀이야....심장에 좋은 음식이래서 밤 새서  만들었으니까...윤이한테 갖다 줘.

은채    (힘없이 웃고) 고마워요, 엄마.

혜숙    근데, 은채야....너 이렇게 윤이한테 자꾸 보내두 되는 건지 모르겠다, 엄마는?

숙채    (밥 먹으며) 왜?

혜숙    아니...저러다 윤이가 덜컥 죽기라두 하면 우리 은채 어뜩하냐?

숙채    (질책하는) 엄마아!!

민채    (동시에) 엄마아!!

은채    ......

혜숙    연예계 입방아들이 장난이 아닌데....막말루 은채 니가 윤이 마누라두 아니구...괜   히 안 좋은 소문 나봐...혼삿길 막히면 누가 책임져?

숙채    (버럭) 엄마!!

민채    (동시에 버럭) 엄마아!!!

은채    (벌떡 일어나더니)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보자기 챙겨들고 나간다)

    

    은채가 나가자, 숙채, 민채, 일제히 혜숙을 매섭게 쏘아본다.



혜숙    니들두 새끼 낳아 키워봐, 이년들아....눈 바루 못 떠! 이것들이 어디서 에미한테 도 다리 눈을 하구....

숙채    하긴 뭐...아줌마, 윤이 잘 나가구 쌩쌩할땐 을마나 우리 은채 우습게 알구 무시했   었냐?

혜숙    내 말이....이제 막상 지가 답답하니까...(오들희의 간드러지는 목소리 흉내 매며) 은    채야....은채야....

숙채    (동시에 따라 흉내내며) 은채야아.....답답하면 찾는 동네 반장이냐, 우리 은채가?

혜숙    내 말이.    

민채    내 말이 같은 소리하구 있네....두 모녀의 김치국 대화...이 몸, 아직두 귓가에 선합 니다. (혜숙을 보며 혜숙 흉내내며) 아우, 입 근질거려 죽겠네 기냥...최윤이가 내 사    위가 된다 그럼 배 아퍼서 죽을 년들 한 다스는 될거다, 낄낄.

혜숙    내...내가 언제?

민채    (숙채 보며, 흉내) 최윤이가 내 제부가 된다 그럼 약 올라서 이민 갈거다, 기집애들.

    호호호...

숙채    내가아? 언제에?

민채    화장실 갈때랑 올 때 맘이 그렇게 다르냐? 쓰면 뱉구, 달면 삼키냐? 생에 환멸을     느낀다, 내가. 진짜.

혜숙    (찔리는) 내 말이.

숙채    (찔리는) 내 말이.  



30. # 오들희 집앞



    은채, 보온병 보자기 들고 나오다 집 앞에 서 있는 자신의 차(윤이 사 준)를 심난하  게 본다.

    차 문을 열어 보온병을 뒷 좌석에 놓고, 운전석에 오르는.



31. #윤 병원 주차장 일각



    오들희(스카프로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게 얼굴 가리고), 핸드폰 하며 나온다.

    

오들희  (몹시 힘들어 보인다) 바람 쐬러 잠깐 나왔어.....응, 윤인 자.

혜숙(F) 오가피 물이랑 표고버섯 꿀, 은채 편에 보냈으니까, 싫다 그래두 수시로 멕여.

오들희  (눈물이 그렁해지며) 고마워, 언니....이 은혤 어떻게 갚아 얄지 모르겠다.

혜숙(F) 너하구 내 사이에 무슨 은혜냐? 윤이 꼭 건강하게 만들어서 사돈이나 맺자, 우리!

오들희  (감동했다) 언니이....(고개 끄덕이는)...그래...그래....사둔 부인.



    이때,  저 멀리 주차장으로 은채의 차가 들어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오들희  저기...은채 차 오는 것 같다, 사둔 부인....으응....잠깐만! 우리 윤이 전화 들어 온다...   나중에 전화하께....(버튼 다시 누르고, 윤 전화 받는...시선은 주차하고 있는 은채의    차에 주고) 윤아....깼니? 아들?....(은채가 차에서 내려서는 것을 보며 발걸음 돌려     로비쪽으로 가는) 어, 엄마 지금 가!

  

    오들희, 로비쪽으로 걸어가고 난후, 뒤이어 건물 한쪽에서 나타나는 무혁.

  

32. # 주차장



    은채, 보온병을 챙겨 들고, 차문을 잠그고 돌아서다가 흠칫 놀란다.

    무혁이 바로 눈 앞에 있다.

무혁    (씨익 웃는)

은채    (노려보는)

무혁    데이트 하자, 돌딩아.

은채    (어이없다는 듯 보는)

무혁    몸 바쳐서 충성하겠다며? 약속, 잊은 거 아니지?

은채    ......

무혁    (씨익 웃으며) 니 차루 갈까? 내 차루 갈래?

은채    (어이 없다....노려 보는)



33. #윤 병실



    어느 정도 기력을 회복한 윤, 침대를 세우고 앉아 있다.

    오들희, 윤의 얼굴을 연신 쓰다듬으며.



오들희  은채 엄마가 너 먹이라구 오가피 물이랑 은채 편에 보냈대.

윤  (핼쓱하다...힘겹게 말하는) 은채....오구 있어, 지금?

오들희  좀 전에 주차하는 거 보구 왔어...1분만 있음 문 열구 들어 설 걸, 아마?

윤  (기운 없이 웃는)

오들희  우리 아들 건강해지면....은채랑 너, 결혼시키기루 했다, 윤아?

윤  엉? (그 말에 순간적으로 화색이 돈다)

오들희  은채 엄마랑 그러기루 했어....그러니까, 빨리 건강해지자, 아들?

윤  (참으려 하지만 웃음이 나온다)

오들희  그렇게 좋니?

윤  (흐흐...흐흐...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웃는)

오들희  얘...힘들어...힘들어...안돼.....웃지 마....웃지마, 윤아.

윤  흐흐...흐흐.......흐흐....



34. # 거리/은채 차안(달리는)



    무혁, 운전하고 있고, 은채, 옆자리에 타고 있다....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무혁을 보고    있는.



무혁    두렵냐?

은채    (무혁을 노려보다가 다시 앞을 본다)

무혁    무섭지?

은채    ......

무혁    겁나면 말해....약속이야 언제든 깨면 되는 거니까!

은채    .......

무혁    라구 할 줄 알았지?

은채    (어이없다는 듯 무혁을 노려 보는)

무혁    내 인생에 물리구 자시구 그런 건 없어....안 그래두 시간 없어 죽겠는데.

은채    너....약 먹었니?

무혁    (피식 웃는) 야. (YES)

은채    머리에 총 맞았어, 너?

무혁    (흠칫하다가) 야. (YES).....어떻게 알았냐, 건?

은채    (푸후 한숨 뱉고 뒷머리를 차 시트에 툭 대고, 시니컬) 그래, 아저씨 맘대루 해....윤    이한테 내 심장이라두 떼서 주구 싶었는데....아저씨가 대신 해 준다니 너무 고맙    다.

무혁    (눈빛이 얼핏 흔들리지만, 어색한 미소는 띠고)

은채    (위악적으로 웃으며) 이 은혤 어떻게 갚냐? 원하는 거 있음 다 말해! 뭐든 다해 주   께! 뭐든 말해, 다!!...풀 코스로 서비스하께, 내가.

무혁    (맘이 아프다.....씁쓸하게 웃으며 속력을 올린다.)



35. # 윤 병실



    윤(침대를 세워서 앉은), 얼핏 표정이 굳어 핸드폰 시계를 본다.

    오들희, 윤의 눈치를 살핀다.



오들희  분명이 은채 차랑 은채가 맞았는데....은채한테 핸드폰 한번 해봐.

윤  ...엄마.

오들희  그래, 아들.

윤  내가 너무 이기적인가?

오들희  응?

윤  은채는 원하지두 않는데, 내 욕심 때문에 은챌 힘들게 하는 거 아닌가?

오들희  은채가 너 20년이 넘게 짝사랑 해왔대잖아. 은채네 집에선 가문의 영광이라 생각하   는 분위기야, 지금.

윤  그건 지난 얘기구.

오들희  무슨 수를 써서든 잡아야 겠다며? 은채 없인 니가 못 살겠다며?....머리 복잡하게 생 각하지 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구 잡는거야, 그럼.

윤  (고개 절래절래 흔들며) 모르겠다. 갑자기 아무것도 모르겠어, 엄마...(심난한 표정으    로 핸드폰 던지며...침대에 드러 누우며...눈을 감는다.)

오들희  (윤을 심난하게 보는)



36. # 병원 주차장 일각



    오들희, 은채의 차가 주차 했었던 곳으로 온다. 은채의 차는 없다.



오들희  (갸웃하며) 오는 거 분명히 봤는데, 내가.....(핸드폰 꺼내 들어 은채의 이름을 찾는 다)



37. # 제부도 바닷가 길



      썰물에 모습을 드러낸 바닷가길, 은채의 차가 달리고 있다.



38. # 은채 차안

    

    무혁, 운전하고 있고. 은채, 눈물이 그렁해서 멍하게 넋나간 표정으로 창밖을 보고



    있다.



무혁    인상 좀 펴시지.

은채    (그대로 넋나간 표정으로 눈물이 그렁한)

무혁    너 우는 거, 너무 못 생겨서 눈 뜨구 봐 줄 수가 없다구, 얘기했지, 내가?

은채    (그대로 대꾸도 않고.....)

무혁    자꾸 반칙할래? 송 은채!

은채    ......(그제야 보는)

무혁    나랑 노는 동안은 그 새끼 생각하지 마...어떤 생각두 하지 마! 나랑 있는 동안은!

은채    ......(원망스럽게 보는)

무혁    울지두 마! 찡그리지두 마! 슬프다, 괴롭다, 돌겠다, 집에 가고 싶다, 윤이가 걱정   돼 죽겠다....그런 거 얼굴에 절대 드러내지 마!

은채    ......(어처구니 없는 표정으로 보는)



    이때, 은채의 핸드폰이 울린다.

    은채, 핸드폰 꺼내서 받으려는데, 무혁, 핸드폰을 탁 뺏더니 창문을 열고 바닷가로   던져 버린다.

    

은채    (기가 막혀) 아저씨!

무혁    난 너랑 노는 데 내 심장을 걸었어....나한테  만 집중하라구!....알겠니?!

은채    (할 말을 잃는다...암담해진다.)

무혁    (서늘하게 웃으며 앞을 보며 운전하는)



39. # 병원 주차장 일각



    오들희, 의아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접는다.



오들희  왜 핸드폰두 안 받어, 은채 얘는?



40. # 윤 병실



    윤, 핸드폰을 귀에 대고 있다. 고객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음성 사서함으로 넘어간  다는 안내 멘트 들린다.

    윤, 핸드폰을 힘없이 귀에서 떼다가...흠칫...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전화번호를 검색해서 ‘차무혁’ 이름을 찾는다....통화 버튼을 누르기 전 잠깐 생각하   는.



41. # 제부도 일각 (노을녘)



    무혁, 차 세워 놓고 밖으로 나와 갯벌을 보고 있다....바다를 향해 푸 심호흡하는.

    은채, 차 안에 앉아 무혁을 원망스럽게 노려 보고 있다.

    이때, 무혁 주머니에서 진동으로 해 둔 핸드폰이 울린다.

    꺼내서 보면 발신자에 ‘최윤’이라고 뜬다. 무혁, 배터리를 빼버린다.



42. # 윤 병실



    윤, 핸드폰을 귀에 대고 있다가 다시 통화 버튼을 누른다. 핸드폰이 꺼져 있어 전화  를 받을 수 없다는 안내음 들린다. 불안한 예감이 엄습한다.

    윤, 다시 핸드폰으로 어딘가 전화를 한다.



윤  예...실장님....네...괜찮아요. 덕분에 많이 좋아졌어요.....(그렇게 말하면서도 힘이 든 다)......다름이 아니구....무혁이 형......집 주소 좀....알 수 없을까요?



43. #제부도 일각/은채 차안



    무혁, 갯벌을 보며 서 있고, 은채, 여전히 차 안에서 무혁을 원망스럽게 보고 있다.

    무혁,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이 다시 스친다.



무혁(E) 혹시 자꾸 통증이 심해지구, 코피두 나구 이러는 게....이제 살 날이 얼마 안 남았다.    죽을 날이 가까워왔다...그런 뜻인가?



    무혁, 감정을 다스리려 손바닥으로 얼굴을 쓸고....돌아서서 차 안의 은채를 본다.

    은채, 무혁을 서늘하게 노려 보고 있다.

    무혁, 은채에게 잠깐 눈길 주다가 은채 조수석 쪽으로 간다.



무혁    (은채를 애틋하게 보는)

은채    (무혁 시선 외면하고 바다쪽을 본다)

무혁    (그런 은채의 얼굴을 보며 다시 생각하는)

무혁(E) 이건 정말 그냥 한번 물어 보는 건데, 나 죽는 거 말고...방법이 없나, 도저히?

무혁    (눈빛이 짧게 흔들리더니....그대로 문이 내려진 차 안으로 고개를 들이 밀어 은채에 게 키스한다)

은채    (당황하며 피하는데)

무혁    (억지로 잡아 끌어 거칠게 키스한다)

은채    (눈빛이 분노로 흔들린다....창녀라도 된 기분이다.)

무혁    (천천히 차 밖으로 몸을 빼더니...울컥했던 감정이 가시자 멋쩍음에 다시 노을이 지  는 바다를 보는데)

은채    (모멸감에 한참을 무혁을 노려보다가.....차 문 열고 내린다)

무혁    (바다를 보고 있는)

은채    원하는 게 이런 거 였어?

무혁    ......

은채    진작 말을 하지....알았어. 따라 와, 아저씨.

무혁    .......(그제야 돌아보는)

은채    (저벅저벅 어딘가를 향해 앞서서 걸어간다...저 앞으로 모텔 간판이 보인다.)

무혁    .......



44. # 모텔 앞



    은채, 모텔 앞으로 와서 선다. 떨려오는 가슴을 누르려고 심호흡을 하더니 모텔 안   으로 들어간다.

    뒤따라 오던 무혁, 허....황당한 표정 짓는.



45. # 모텔 방안  



    은채, 방안으로 들어온다....온 몸이 바들바들 떨려와 그대로 주저 앉았다가....다시     간신히 침대로 가 걸터 앉는.

    잠시후, 문 열리고, 무혁, 들어오지는 않고 방문에 어깨를 기대고 선다.

    

무혁    (자기도 많이 당황했지만...애써 태연한 척) 돌딩아. 뭐하냐, 너 지금?

은채    (힘겹게 심호흡하는)

무혁    정말루 몸 바쳐 충성하시게?

은채    (온 몸이 떨려와 두손을 꼭 마주 잡고 무혁을 노려 보며) 아저씨가 원한 게....  이런 거잖아....아냐?    

무혁    (피식 쓰게 웃는)

은채    (눈물이 그렁해서 위악적으로 웃으며) 아저씨가 제대루 봤어. 난 윤이를 위해선 뭐   든지 다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머리 잘 썼어, 아저씨.

무혁    ......(속으로 이를 앙물지만...웃는)

은채    윤이를 위해 죽을 수도 있는데, 이깟 몸뚱이, 하나두 아깝지 않어!

무혁    (표정이 서늘해지는...방안으로 들어선다.)

은채    꼭 죽어, 아저씨! 윤일 위해서 꼭 죽어줘, 아저씨!!

무혁    (점점 더 서늘해지는 표정)

은채    우리 윤이...

무혁    (O.L. 낮지만, 서늘하게) 윤이 얘기 하지 말라 그랬지!

은채    우리 윤이!!

무혁    (분노에 찬 눈빛으로 은채의 어깨를 꽉 잡는다) 하지 말라 그랬지!!!

은채    (고집스럽게) 우리 윤이도 이해 할거야....널 살리기 위해....어쩔 수 없었다구....거래  를 했기 땜에 어쩔 수 없었다구....이해 할거야, 우리 윤이.

무혁    (눈빛이 파르르 떨리며 은채의 외투를 거칠게 벗기고 블라우스를 벗기려 하는데)

은채    (무혁의 손을 거칠게 쳐 내며) 더러운 손, 치워! 내가 벗어!!

무혁    (당황하는)

은채    (손으로 블라우스를 꼭 잡더니..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단추 하나를 푼다.)..고마워,    아저씨.

무혁    (부르르 떨리는 눈빛.....은채를 야속하게 보는)

은채    (다시 다른 단추 하나를 푼다...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우리 윤이 살려 준 거...

무혁    .......(원망스럽다)

은채    ...이 은혜, 평생 안 잊으께....(바들 바들 떨리는 손으로 다시 하나를 푸는데)

무혁    (원망스럽게 보다가....휙 돌아서 나가 버린다)

은채    (철퍼덕 방바닥에 주저 앉아 버린다.) .......



46. # 모텔 일각 바닷가



      무혁, 허탈한 표정으로 털레털레 걸어 나와 어둑어둑 해지는 바다를 본다.



47. # 모텔 방안



    은채, 바닥에 멍하게 주저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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