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읽기] 미안하다,사랑한다 9회 - 1 |
1. # 민주 집앞(8회의)
비가 쏟아지고 있다.
윤, 민주의 차에 등을 댄 채 퍼질러 앉아 그대로 비를 맞고 있다.
2. # 민주 집앞/민주 차안(8회의)
윤, 이를 앙물고 끄응 일어서더니 휘청휘청 자신의 차로 걸어간다.
민주 (그런 윤을 먹먹하게 바라본다)
무혁 (눈을 감고 있다)
3. # 서경 마당(8회의)
비가 쏟아지고 있다.
은채, 핸드폰을 열어 윤에게서 온 문자 메시지를 본다.
“은채야! 나 살고 싶지 않다....우리 스타”
은채, 씁쓸한 표정으로 메시지를 보다가 문자 메시지 지워 버리고, 비 내리는 하늘 을 보는.
4. # 윤 차안(8회의)
빗물로 흠뻑 젖은 윤, 캔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며 운전하고 있다.
5. # 무혁 거실(8회의)
불도 켜지 않은 캄캄한 실내...바깥의 가로등 불빛만 새어 들어온다.
밖에서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무혁, 주머니에 손을 찌른 채 질겅질겅 껌을 씹으며 서늘한 표정으로 밖을 응시하 고 있다.
6. # 춘천 가도/ 윤 차안(8회의)
윤, 맥주를 마시며 차를 몰아간다. 시속 150KM를 넘고 있다.
이때, 마주오던 차가 웅덩이의 빗물을 확 들이붓고 지나간다.
한순간 뿌옇게 흐려지는 차창.
윤, 깜짝 놀라 당황하며 핸들을 거칠게 꺽는다.
윤의 차, 가드레일을 들이박고 전복되는데....
윤의 일그러진 표정....비명 소리...W.O.
그 위로 들리는 아이들의 노랫 소리. (어린 은채와 윤이 부르는 ‘은채하고 윤이하고 만든 꽃밭에~’)
7. # 이미지씬 (놀이터)
7살의 은채와 윤, 노래를 부르며 소꿉놀이 하고 있다. 과자와 꽃잎 같은 것 놓고 반 찬 만들어 먹는.
은채, 윤이 추워 보이자 자신의 목도리를 빼서 윤에게 둘러 주고, 자신의 장갑을 빼 서 윤에게 끼워준다.
은채(E) 괜찮아, 윤아....별 일 아니야....내가 이렇게 니 손을 잡고 있잖아.
8. #이미지씬 (가로수길)
비가 내리고 있다.
7살의 은채와 윤, 함께 우산을 쓰고, 가고 있다.
7살 은채, 자신의 한쪽 팔은 고스란히 다 젖어오는데도 윤에게는 온전히 우산을
다 씌워 주었다. 그래도 웃고 있는 7살의 은채.
은채(E) 다른 어떤 데도 가지 말구, 어떤 소리도 듣지 말구, 내 손만 꼭 잡아....괜찮아. 별 일 아니야....별 일 아니야, 윤아.
9. #오들희 방 (밤)
빗소리가 들리고 있고. 방 한켠에 놓인 오들희와 윤의 가족 사진 액자.
오들희,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손톱에 매니큐어 바르고 있다.
오들희 손에 끼워진 다이아 반지(잃어버렸던)가 빛난다.
이때, 노크 소리 들리고 벌컥 문이 열린다.
오들희, 고개 들어 보면
대천, 할 말을 잃고 창백한 안색, 먹먹한 표정으로 오들희를 보는데.
오들희, 의아하고 순진한 표정으로 대천을 보는.
바닥으로 쏟아지는 붉은 빛 매니큐어.
10. # 인쇄소(낮)
윤전기에서 인쇄되어 나오고 있는 신문들.
‘인기가수 최윤, 빗길 교통사고 중태’
11. # 거리 (낮)
비, 완전히 그쳤다.
넋 나간 사람처럼 미친 듯이 달리고 있는 은채.
달려가다 넘어져 뒹굴고...그러나...이를 앙물고 일어서 절룩거리면서도 열심히 뛰어 가는.
12. # 병원앞
숨이 턱에 닿아 병원 로비 앞까지 뛰어온 은채, 문득 걸음을 딱 멈추고 선다.
13. # 플래시백
1.8회 #50 오들희집앞
윤 뭐야, 너?....그동안 무혁이 형네 있었어?
윤 (버럭) 무혁이 형네 있었냐구, 그동안?!!...미친 거 아냐?!!
은채 ...소리 지르지 마.
은채 왜 소리 질러? 나한테 왜 소리 질러? 내가 너한테 뭘 잘못 했다구 소리 질러?
윤 (은채를 잡는) 너 왜 이래, 진짜? 딴 사람 같이?!!
2. 8회 #88. 서경 마당
윤에게서 온 문자 메시지....“은채야! 나 살고 싶지 않다....우리 스타”
문자 메시지를 지우는 은채.
14. # 병원앞
은채, 갑자기 윤을 볼 자신이 없어진다. 내가 어떻게 무슨 면목으로 윤일 봐...
이때, 은채의 뒤로 취재 기자들 예닐곱명, “최윤이 지금 어딨대?”“수술 중이래?" “상태가 어느 정도래?”하며 하며 은채를 스쳐서 뛰어간다.
멍한 표정의 은채, 한 발짝...두 발짝 천천히 뒷걸음질치더니 돌아서서 병원을 빠져 나간다.
이때, 은채를 스쳐서 들어서는 민주의 차.
민주, 차에서 내려 병원 안으로 급히 뛰어 들어간다.
15. # 거리
온 몸에 힘이 빠진 채 걷고 있던 은채, 문득 고개 돌리는데, 한 화장품 가게에 윤의 브로마이드(윤을 모델로 찍은)가 크게 붙어 있다.
멍하게 보다가 다시 고개 돌리고 휘청휘청 가던 은채, 결국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만 다.
은채 ........
16. # 수술실 앞/일각
병원 직원들, 기자들을 통제하고 있다.
민주, 죄책감으로 눈물이 그렁해서 바들바들 떨며 서 있다. 대천, 그런 민주를 씁쓸 하게 보는.
17. # 수술실
윤의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
18. # 오들희방
오들희, 실신해서 누워 있고, 주치의와 간호사, 링거를 꽂고 오들희의 맥박을 재고 상태를 체크한다.
무혁(E) 푸하하하하...
19. # 서경방
‘짱구는 못 말려’ 만화가 티브이에서 방송되고 있다.
무혁, 드러누워서 서경과 갈치는 앉아서(팝콘 같은 것 놓고) 신나게 웃으며 티브이 를 보고 있다.
서경과 갈치, 울라울라 짱구 흉내를 내고.
무혁, 팝콘을 입안 가득 넣고 재밌어 죽겠다는 듯 껄껄껄 웃는.
20. # 거리
쌩쌩 부는 찬 바람 속...하얗게 얼어 넋을 놓고 길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은채.
수 많은 사람들이 옷깃을 여미고 은채를 지나간다.
은채를 의아하게 보며 가는 사람들도 있고.
21. # 수술실
윤의 수술, 계속 진행되고 있고.
갑자기 심장 모니터의 하트가 느려진다 ...의사, 긴장하는.
22. # 백화점
무혁, 서경과 갈치에게 최고급 옷을 사 입힌다.
서경과 갈치,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고, 무혁, 멋지다고 엄지 손가락 세워 보이며 환한 미소로 그들을 바라본다.
23. # 수술실
윤의 심장 모니터...갑자기 뚜뚜 멎는다.
의사 (소리치는) 디피 브리레이터!!!
윤 ........
24. # 오들희방
실신해 누운 오들희, 바싹 마른 입술로 헛소리처럼 윤의 이름을 부른다.
오들희 윤아........윤아.....
혜숙, 오들희를 안쓰럽게 보며 수건으로 식은 땀을 닦아준다.
25. #고급 레스트랑
서경과 갈치, 테이블에 앉아 신기한 눈으로 휘 둘러보고 있다.
무혁, 웨이터에게 메뉴를 주문한다...닥치는 대로 메뉴를 다 부른다.(영어로 표기된)
거의 열가지 정도의 메뉴를 불렀다.
서경과 갈치는 재밌다는 듯 보고.
웨이터, 황당해하면서도 정신없이 받아 적는다.
무혁, 계속 메뉴들을 불러댄다.
26. # 수술실밖
수술실 문이 열린다.
수술을 마친 윤, 침대에 실려 나온다. 기다리던 민주, 죄책감으로 가슴이 무너지고.
대천 어떻게 됐습니까, 선생님?
의사 심장에 문제가 좀 생긴 거 같은데.....일단 정밀 검사를 해봐야 알 것 같습니다.
대천, 의사와 함께 윤이 누운 침대를 밀며 입원실쪽으로 간다.
민주, 멀어져가는 윤을 보며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는다.
27. # 오들희방
의식 잃고 누워 있는 오들희의 볼을 타고 한 줄기 눈물이 흐른다.
28. # 거리(해질녘)
거리에 서서히 어둠이 내리고 있다.
은채, 꿈쩍도 않고 그 자세로 앉아 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은채를 지나가고 있다.
29. # 고급 레스트랑 (밤)
와인 컵 하나와 쥬스 컵 두개가 쨍하고 부딪힌다.
테이블 위에 빽빽하게 놓여진(너무 가지 수가 많아서 접시가 겹쳐지기도 하고) 랍 스터, 크랩, 온갖 종류의 스테이크, 달팽이 요리, 스파게티 등등...
무혁, 서경, 갈치, 나이프로 썰어가며 서로 입에 넣어줘가며 열심히 먹는다.
웨이터들과 주변의 손님들, 엽기다..하는 표정으로 기가 막힌 듯 보지만, 무혁들, 의 식하지 않고 서로 깔깔거리고 웃으며 맛있게 먹는다.
서경 있지요, 외삼촌....김밥하구요, 만두하구요 달리기를 했어요.
무혁 (웃으며) 김밥이랑 만두랑?
서경 예, 김밥하구 만두하구요....누가 이겼게요?...(갈치한테 말하지 말라고 쉿!해보이고)
무혁 글쎄...누가 이겼나....모르겠는데...누가 이겼어, 누나?
서경 음...음....김밥이 이겼대애요.
무혁 김밥이?.....왜 김밥이 이겼어?
서경 음....음.....(생각이 안 난다. 갸웃하며) 왜 김밥이 이겼지?...(긁적이며) 몰르겠어요.
갈치 (어이없다는 듯 보다가 무혁 보며) 만두는요, 간장 찍고 온다구 늦었대요.
무혁 (풋....웃음 터뜨린다...급기야는 고개를 숙이고 큭큭큭큭 웃는다)
갈치 (자기 말 때문에 웃는 줄 알고 같이 웃고)
서경 (좋아서 같이 웃는다)
고개를 드는 무혁...웃음 소리 점점 커진다...과장된 웃음 소리....
함께 웃던 갈치와 서경....무혁의 오바에 점점 당혹스러워져 웃음을 멈춘다.
무혁, 레스트랑이 떠나가라고 큰 소리로 웃는다. 눈물까지 맺힌다.
레스트랑 사람들, 미친 놈 아냐...무혁을 어이없다는 듯 보고. 서경과 갈치도 벙찐 표정으로 무혁을 본다.
그래도 냅킨으로 눈물을 닦아가며 큰소리로 계속 웃고 있는 무혁. F.O.
30. # 병원 복도/윤 병실안 (낮)
민주, 무너질 것 같은 오들희를 부축해서 온다.
“괜찮으시겠어요, 어머니?” 민주, 잔뜩 걱정스런 표정으로 묻고...오들희, “윤아...윤 아....” 헛소리처럼 되뇌인다. 기운이 다 빠져 거의 죽기 일보 직전의 사람 같다.
그 뒤를 걱정스럽게 따르고 있는 대천, 뭔가를 발견하고 걸음을 멈춘다.
이어폰을 끼고 모자를 푹 눌러쓴 무혁, 윤의 병실 앞에 눈을 감은 채 껌을 질겅질 겅 씹으며 서 있다.
대천, 가슴이 텅 내려 앉는 것 같다.
31. # 플래시백
2회 네비게이션 화면을 통해 보았던 무혁과 목걸이. (아침 마당에 출연했던)
#32. 병원 복도/윤 병실 앞(수정씬)
대천, 현기증이 난다. 저 아이가 어떻게 여기 와 있는 건가? 오들희가 어미란 사실 을 알고 온 건가? 단순한 우연인가?....착잡한 표정으로 오들희를 본다.
오들희, 민주의 어깨에 기댄 채 거의 정신을 놓고 있다.
민주 매니저 오빠!
무혁 (그제야 흠칫하며 눈을 뜨고 이어폰을 빼고 고개를 숙이고는....윤의 병실 문을 연 다.)
대천 (표정)
오들희 (민주의 부축을 받아 오다가 갑자기 무혁을 매섭게 노려 본다)
무혁 (당황하는데)
오들희 (갑자기 무혁의 뺨을 찰싹 때린다, 모자가 벗겨진다)
무혁 (뺨을 잡고 고개를 돌린다...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는....눈빛이 매섭다.)
대천 (놀라고)
민주 어머니!
오들희 (기운은 없지만, 이를 앙물고) 너 뭐하는 자식이야? 매니저란 놈이 대체 어디서 뭘 하구 있었길래, 우리 애가 저런 꼴을 당해! 뭘 하구 있었냐구, 이 자식아!!!
무혁 (손바닥으로 얼굴 가린 채...매서운 눈빛)
대천 (심장이 내려 앉는 것 같다...오들희를 말리며) 왜 이래? 차 군이 무슨 잘못이 있다 구...차 군한테 왜 그래?!
민주 (죄인은 난데...무혁을 미안하게 잠깐 보고) 진정하세요. 진정하세요, 어머니.
무혁 (그대로 손바닥으로 얼굴을 싸잡은 채....눈빛은 여전히 매섭고)
오들희 (눈물이 그렁해지며) 저 자식이 우리 윤이 제대루 케어했으면 이런 일 없었어, 오 빠...다 저 자식 때문이야! 저 자식 때문이야, 다!!!
무혁 ....
대천 왜 또 엄한 사람까지 잡어? 너 지금 너무 예민하다! 진정해!!...미안해, 차군! 차군이 이해해.
무혁 .......
오들희 우리 윤이 잘못되면...너부터 내가 가만 안 둘거야!.....너부터 가만 안 둬, 알겠어?!!
무혁 .......
대천 들어가자...어서 들어가...
오들희 (눈물 글썽해서) 윤아...윤아....내 새끼이....어뜩해...내 새끼...(하며 대천의 부축을 받아 안으로 들어간다)
무혁 (그대로 고개 숙인채 뺨을 싸잡고 있는데)
민주 (무혁의 모자를 주워서 내민다) 죄송합니다. 제가 대신 사과 드리께요.
무혁 (한손으로 얼굴 가리고 한 손으로 모자를 받는다...표정)
민주 (무혁을 보다가....어디서 많은 본 얼굴인데.....잠깐 흠칫하지만...이내 병실로 들어간 다)
무혁 (그제야 고개 들고 모자를 쓰고....감정을 달래려 다시 껌을 꺼내 씹는다.)
#33. 윤 병실(수정씬)
다리에 깁스를 한 윤(얼굴도 상처 투성이다), 의식을 잃고 누워 있다.
윤을 대면한 오들희의 눈에 다시 눈물이 고인다.
오들희 ....아들...엄마 왔다...윤아....엄마 왔어. (윤 곁으로 다가가 윤의 손을 잡는다)
윤 .......
민주 (뒤따라 들어와 눈물이 고인다)
대천 (차마 마음이 아파 못 보고 시선을 돌리는)
오들희 미안해, 윤아....늦게 와서...엄마가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윤의 얼굴을 손으로 매 만지며 오열하는)
#34. 병실앞(수정씬)
무서움이 느껴질만큼 무표정한 무혁, 입에 든 껌을 손가락으로 쭉쭉 늘이며 손 장 난 하고 있다.
이때, 주치의, 스텝과 간호사와 함께 윤 병실 앞으로 온다.
무혁, 얼른 다시 병실 문을 열어준다.
32. # 병실안
주치의, 오들희에게 윤의 상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주치의 오른쪽 복숭아뼈와 무릎 전방 십자 인대가 파열됐습니다. 다행히 한쪽 아래만 손상 돼서 깁스만 풀면 걷는덴 지장이 없을 겁니다.
오들희 ......(안도하는)
민주 .....(안도하는)
주치의 문제는 심장쪽인데...
오들희 ...시...심장이요?
주치의 사실은 수술 도중에 갑자기 심장에 문제가 생겨서 수술 시간이 많이 지연됐습 니다.
오들희 (쿵...놀라는)
이때, 열린 문 사이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는 무혁의 모습이 보인다.
주치의 기록을 보니까 최윤씨가 선천적으로 심장이 많이 약하더군요.
오들희 (창백해지며)........네...그런..데요?
무혁 ......
주치의 정밀 검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사고 당시 운전대에 가슴을 심하게 부딪힌 거 같습니다...심장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어요.
오들희 (휘청하는)
민주 (오들희를 얼른 잡는다)
무혁 ........
주치의E (오들희 얼굴 위로) 일단 안정을 취하면서...경과를 두고 봅시다.
무혁 (조용히 문을 닫는다)
33. # 병실앞
무혁, 벽에 머리를 턱 기대고 선다....여전히 무표정한....껌으로 풍선을 분다.
잠시후, 문 열리고, 주치의와 스텝들, 나온다.
무혁, 있는 힘껏 풍선을 불어 터뜨린다.
34. # 병실안
오들희, 윤의 손을 꼭 쥐고 흐느껴 울고 있다.
민주, 죄책감으로 마차 윤을 못 보고 벽을 보고 선 채 눈물을 흘린다.
대천, 멍한 표정.
잠시후, 윤, 천천히 눈을 뜬다. 잠깐 멍한 표정 짓다가 자신의 손을 꼭 붙들고 흐느 끼고 있는 오들희를 본다.
윤 (힘겹게)...엄마...
오들희 (흠칫 놀라며) 윤아....윤아, 정신이 들어?....그래, 엄마 여깃어.....여깃어, 엄마.
민주 (돌아보는)
윤 (민주를 잠깐 표정없이 보다가 대천을 보며 힘들게 말하는) 은채...는요, 아저씨?..... 은채...(하다가 힘겨운지 다시 눈을 감는다)
민주 (....쿵하는 느낌....씁쓸하다)
윤 .......
35. # 병실 앞
무혁, 아예 퍼질러 앉은 채 껌을 가지고 손가락으로 온갖 모양을 다 만들고 있다.
민주, 병실문 열고 나온다.
민주 (표정이 허탈하다)......은채 좀 데려 오세요.
무혁 (그대로 돌아보지 않고....)
민주 (애써 쿨하게) 윤이가 은챌 찾아요. 은채 좀 데려 와 주세요.
무혁 (표정)
36. # 오들희 집 대문앞/무혁 차 안
무혁의 차, 와서 멎는다.
무혁, 심난한 표정으로 생각하는.....윤이를 위해 은채를 데리러 온 상황이 씁쓸하다.
37. # 은채방
빼곰히 열린 방문 틈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있는 혜숙, 숙채, 민채....걱정스런 표정이 다.
핼쓱한 은채, 침대에 등을 댄 채 쪼그리고 앉아 있다.
은채 앞으로 밥과 반찬이 놓인 작은 게다리 소반 놓여 있다. 숟가락도 안 댔다.
#38 병실 앞(수정씬)
무혁, 아예 퍼질러 앉은 채 껌을 가지고 손가락으로 온갖 모양을 다 만들고 있다.
민주, 병실문 열고 나온다.
민주 (표정이 허탈하다)......은채 좀 데려 오세요.
무혁 (그대로 돌아보지 않고....)
민주 (애써 쿨하게) 윤이가 은챌 찾아요. 은채 좀 데려 와 주세요.
무혁 (일어나서 등을 보인 채 걸어가는데)
민주 저기요!
무혁 (걸음 멈추는)
민주 (긴가 민가) 우리.....혹시...다른 곳에서 한 번 본 적 없나요?
무혁 (그대로 걸어가 버리는)
민주 (설마...그럴 리가 없어....고개 젓는)
무혁 (서늘한 눈빛)
38. # 은채방
무혁, 민채의 안내를 받으며 함께 들어선다.
은채, 여전히 웅크리고 앉아 있다.
민채 언니야! 왕 느끼..(하다가) 매니저 아저씨 왔어!
무혁 (무표정하게 보는)
은채 (그 말에 고개를 들다가.....힘없이 다시 고개를 떨구고 웅크린다)
무혁 .......
민채 우리 언니 물 한 모금 안 먹구, 잠 한숨 안 자구, 거의 자폐 증셀 보이구 있거든 요....경끼하니까 큰소리 내지 말구, 느끼하게 굴지 말구, 조심해 주세요. (미심쩍게 바라 보다 나간다)
무혁 (멀건히 은채를 보는)
은채 (그대로 웅크리고 있다)
무혁 .....윤이 깨났다.
은채 (흠칫 놀라서 고개 들며 무혁을 보는) ....깨났어요? 윤이...살아 났어요?
무혁 (고개 끄덕이는)
은채 .....(그제야 안도하는....비로소 눈물이 맺힌다.)
무혁 ....널 찾는다, 윤이가.
은채 (눈빛이 심하게 일렁이는)
무혁 가자. 빨리 데리구 오래.
은채 (잠깐 멍해 있더니....다시 고개를 푹 숙이고 원래의 자세가 된다)
무혁 돌딩아.
은채 .......(끄떡도 않는)
시간 경과.
무혁, 벽에 등을 기대고 은채의 맞은 편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은채, 여전히 꼼짝도 않고 그 자세로 앉아 있다.
시간 경과.
창문으로 지는 해의 햇살이 스며 들고 있다.
무혁, 그 자세로 은채만 보고 있다. 은채, 여전히 꿈쩍도 않고.
이때, 빼꼼히 문 열리며 혜숙, 숙채, 민채, 고개를 들이밀고 본다.
눈동자를 굴리며 두 사람을 의아하게 번갈아 본다.
시간 경과.
방안은 완전히 깜깜해졌다. 바깥의 불빛만 희미하게 새어 들어온다.
무혁, 그 자세로 꼼짝도 않고 은채만 뚫어져라 보고 있다.
은채, 역시 꼼짝도 않고 그 자세로 앉아 있다.
무혁,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방안의 불을 켠다.
은채, 꼼짝도 않고 있고.
무혁, 은채의 옷장을 열어 코트 하나를 꺼내 은채의 어깨에 덮는다.
은채, 시선 들어 보는데.
무혁 윤이 너 기다리다 죽겠다....가자! (하더니 갑자기 은채를 번쩍 안아 어깨에 맨다.)
은채 (당황하며) 왜 이래, 아저씨!.....내려줘! 내려 줘!! (무혁을 때리는)
무혁 (그대로 방밖으로 나가는)
39. # 은채 거실
무혁, 은채를 매고 나온다. 은채, 무혁을 때리며 “내려줘...내려 줘어...! 엄마아! 엄 마!!”소리 치며 무혁을 때린다.
거실에 있던 혜숙, 숙채, 민채...놀라서 눈이 동그래지고.
무혁, 정중하게 꾸벅 혜숙에게 인사하고 밖으로 나간다.
혜숙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어안이 벙벙해 있다가)..으..은채야...은채야....(따라 나가려 하는데)
민채 (잡으며) 냅둬, 엄마...저렇게라두 데리구 나가야 돼...안 그럼, 방 구석에서 질식해서 죽어, 언니.
혜숙 야, 그래두.
숙채 멋지다, 씨이...
40. #오들희집 앞(밤)
무혁, 은채를 둘러 매고 나온다. (한 손엔 은채의 신발을 들고)
은채, 발버둥치며 무혁을 때리며 내려 달라고 소리치지만, 무혁, 끄떡도 않고 조수 석 문을 열고 은채를 태우고, 문을 탁 닫아버린다.
자기도 운전석에 오르는 무혁.
41. # 무혁 차(밴 아닌 사무실에서 쓰는 다른 차) 안
무혁, 키를 꽂고 시동을 건다.
은채 뭐하는 짓이예요, 이게?!...안 가! 안 간다구요!! 난 안 간다구요!! (하며 내리려 하는 데)
무혁 (문을 탁 잠궈버린다)
은채 (어이없는 표정으로 노려 보는데)
무혁 (갑자기 은채쪽으로 몸을 기울이는데)
은채 (흠칫 당황하는)
무혁 (안전 벨트를 매준다)
은채 ......(당황하다가 다시 무혁을 노려 보는)
무혁 화내지 마라...소리 지르지 마...
은채 (계속 노려 보고 있는)
무혁 (안전 벨트하며) 잠 한숨 안 자구, 물 한 모금 안 먹었다며? 힘 빼지 마!
은채 (강건한) 나....윤이한테 안 간다구요!! 알겠어요?!! (벨트 풀려고 하는데)
무혁 (차를 출발시켜 버린다.)
은채 (어이없는 표정으로 보는)
42. #무혁 차안 (달리는)
무혁, 운전하고 있고, 은채, 노려보다가 기운이 없어 털석 시트에 머리를 기댄다.
은채 (기운 없지만, 힘주어 말하는) 똑똑히 들어요, 아저씨.....나 윤이한테 안 가요....못 가 요.....(눈물 그렁해지며) 내가 윤이한테 어떻게 했는데.....얼마나 못 되게 굴었는데.... 내가 어떻게 윤이 얼굴을 봐요?....나 윤이 얼굴 못 봐요. (눈물이 또르르 흐른다)
무혁 (은채를 스윽 보다가 앞을 보며) 물 한 모금 안 먹었다는 게....눈물을 한 됫박을 쏟냐?
은채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엉엉 우는)
무혁 (마음이 아프다) 청개구리냐?...홍수 나겠다. 그만 울어, 좀!!!
은채 ......
무혁 너 자꾸 울면 내가 너 확 데꾸 산다, 그냥!
은채 (그 소리에 울음 멈추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무혁을 보는)
무혁 밥 먹자! 뭐라두 일단 좀 먹자! 뭐 먹을래?
은채 차 세워 줘요.
무혁 밥 먹을래? 나하구 뽀뽀할래?
은채 (기가 막힌) 차 세워, 빨리!
무혁 밥 먹을래? 나랑 잘래?
은채 차 문 열고 뛰어 내린다?
무혁 밥 먹을래? 나하구 살래?
은채 (기가 막힌 표정 지으며 안전벨트를 푸는데)
무혁 밥 먹을래? 나랑 같이...죽을래?
은채 .....(어이없다는 듯 보는)
43. # 식당
무혁과 은채, 식당에 마주 앉아 있다.
정갈한 한식 상차림.
은채, 까칠한 얼굴로 숟가락 들 생각도 않고 굳어서 앉아 있고, 무혁, 그런 은채를 보고 있다.
주인여 (다가오더니) 왜 밥을 놓고 제살 지내구 있어요? 맛이 없어요?
무혁 (은채만 보고 있다)
은채 (여전히 굳어서)
주인여 (어이없는 표정 짓다가 가 버리고)
무혁 (젓가락으로 음식을 이것 저것 건드리며 장난한다. 밥알을 손으로 으깨 상에 바르 고, 김치를 물컵에 담가 젓가락으로 빙빙 돌리고...깻잎을 상위에 펴 놓고 온갖 반찬 들을 다 얹어놓기도 하고...마치 어린애들 소꿉놀이하듯)
은채 (그 모양을 멍하니 표정없이 보고 있다)
무혁 (점점 더 음식으로 장난을 치기 시작한다..생선 눈알 두 개를 빼서 상 위에서 구슬 치기도 하고)
은채 (결국 못 참고) 먹는 걸 갖구 장난치냐?
무혁 (고개 드는)
은채 쌀 한톨이 없어 굶어 죽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천벌 받어, 아저씨.
무혁 (들은 척도 않고 은채의 밥 그릇 밥알을 퍼서 또 장난을 친다...밥알로 은채 이름을 쓰는...다시 손가락으로 밥 알을 집으려는데)
은채 (무혁을 손을 쳐 내고는 숟가락을 들어 밥을 먹는다)
무혁 (그런 은채를 흘끗 보는)
은채 (입안 가득 밥 넣고 문득 무혁을 보는데)
무혁 (자기도 얼른 벅벅 밥을 퍼 먹는다)
은채 (머릿 속 상념을 떨쳐내려 더 열심히 볼이 미어지게 밥을 먹는다....눈에 눈물이 자 꾸만 고여 온다.)
무혁 (그런 은채를 애틋함과 서글픔으로 보는....)
44. # 병원앞
무혁의 차, 와서 멎는다.
45. # 무혁 차안
무혁, 사이드 브레이크를 올리며 고개 돌려 조수석의 은채를 본다.
은채, 어느 새 잠들어 있다.
무혁, 차마 깨울 생각을 못하고, 핸들에 엎드린 채 은채를 지켜본다...오래토록 애틋 한 눈빛으로...
46. # 병원 로비
오들희, 대천에게 끌려서 나온다. 사람들, 오들희를 알아보고 수근거리고.
오들희 싫어, 오빠....나 여기 있을래....윤이 옆에 있을래, 그냥.
대천 하루 이틀에 끝난 일 아닙니다, 아가씨....집에 가서 주무시구, 아가씨 몸부터 일단 추스리구요....민주가 있잖아요.
오들희 그래두 내가 있어야 되는데....엄마가 있어야 되는데.....윤이 옆엔 내가 있어야 돼, 오 빠...
대천 갑시다, 가요....응?..(오들희를 부축해서 간다)
47. # 무혁 차안/
무혁, 운전석에 앉아 자꾸만 아쉽게 뒤를 돌아보며 대천에게 끌려가는 오들희를 본 다. 오들희, “윤아...아들...엄마가 있어야 되는데....내 새끼...엄마가 있어야 되는데...” 하며 자꾸만 걸음을 멈추고 병실 쪽을 보며 눈물을 찍어내고 있다.
무혁, 그런 오들희를 무표정하게 본다.
그의 머릿속에 섬광처럼 되살아나는.
48. # 플래시백 (2회 #5. 호주 병원 복도)
총에 맞고 피투성이가 돼서 응급 침대에 실려가던 무혁.
오들희(E) 아들...엄마가 있어야 되는데.....내 새끼....엄마가 있어야 되는데.....
49. # 무혁 차안
무표정한 무혁, 어느새 오들희와 대천의 모습은 저만치 사라지고 있다.
무혁, 문득 고개를 돌려 본다. 조수석에 은채가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다.
무혁, 은채를 애틋하게 보다가...은채의 어깨에 천천히 머리를 기대며....눈을 감는다.
50. # 윤 병실
윤, 멀건히 눈을 뜨고 천장만 바라보고 있다.
민주, 한쪽 의자에 죄인처럼 앉아 있다.
윤, 민주를 돌아보지 않는다.
51. # 무혁 차안
서로 머리를 기댄 채 차안에서 잠들어 버린 무혁과 은채. F.O.
비가 쏟아지고 있다.
윤, 민주의 차에 등을 댄 채 퍼질러 앉아 그대로 비를 맞고 있다.
2. # 민주 집앞/민주 차안(8회의)
윤, 이를 앙물고 끄응 일어서더니 휘청휘청 자신의 차로 걸어간다.
민주 (그런 윤을 먹먹하게 바라본다)
무혁 (눈을 감고 있다)
3. # 서경 마당(8회의)
비가 쏟아지고 있다.
은채, 핸드폰을 열어 윤에게서 온 문자 메시지를 본다.
“은채야! 나 살고 싶지 않다....우리 스타”
은채, 씁쓸한 표정으로 메시지를 보다가 문자 메시지 지워 버리고, 비 내리는 하늘 을 보는.
4. # 윤 차안(8회의)
빗물로 흠뻑 젖은 윤, 캔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며 운전하고 있다.
5. # 무혁 거실(8회의)
불도 켜지 않은 캄캄한 실내...바깥의 가로등 불빛만 새어 들어온다.
밖에서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무혁, 주머니에 손을 찌른 채 질겅질겅 껌을 씹으며 서늘한 표정으로 밖을 응시하 고 있다.
6. # 춘천 가도/ 윤 차안(8회의)
윤, 맥주를 마시며 차를 몰아간다. 시속 150KM를 넘고 있다.
이때, 마주오던 차가 웅덩이의 빗물을 확 들이붓고 지나간다.
한순간 뿌옇게 흐려지는 차창.
윤, 깜짝 놀라 당황하며 핸들을 거칠게 꺽는다.
윤의 차, 가드레일을 들이박고 전복되는데....
윤의 일그러진 표정....비명 소리...W.O.
그 위로 들리는 아이들의 노랫 소리. (어린 은채와 윤이 부르는 ‘은채하고 윤이하고 만든 꽃밭에~’)
7. # 이미지씬 (놀이터)
7살의 은채와 윤, 노래를 부르며 소꿉놀이 하고 있다. 과자와 꽃잎 같은 것 놓고 반 찬 만들어 먹는.
은채, 윤이 추워 보이자 자신의 목도리를 빼서 윤에게 둘러 주고, 자신의 장갑을 빼 서 윤에게 끼워준다.
은채(E) 괜찮아, 윤아....별 일 아니야....내가 이렇게 니 손을 잡고 있잖아.
8. #이미지씬 (가로수길)
비가 내리고 있다.
7살의 은채와 윤, 함께 우산을 쓰고, 가고 있다.
7살 은채, 자신의 한쪽 팔은 고스란히 다 젖어오는데도 윤에게는 온전히 우산을
다 씌워 주었다. 그래도 웃고 있는 7살의 은채.
은채(E) 다른 어떤 데도 가지 말구, 어떤 소리도 듣지 말구, 내 손만 꼭 잡아....괜찮아. 별 일 아니야....별 일 아니야, 윤아.
9. #오들희 방 (밤)
빗소리가 들리고 있고. 방 한켠에 놓인 오들희와 윤의 가족 사진 액자.
오들희,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손톱에 매니큐어 바르고 있다.
오들희 손에 끼워진 다이아 반지(잃어버렸던)가 빛난다.
이때, 노크 소리 들리고 벌컥 문이 열린다.
오들희, 고개 들어 보면
대천, 할 말을 잃고 창백한 안색, 먹먹한 표정으로 오들희를 보는데.
오들희, 의아하고 순진한 표정으로 대천을 보는.
바닥으로 쏟아지는 붉은 빛 매니큐어.
10. # 인쇄소(낮)
윤전기에서 인쇄되어 나오고 있는 신문들.
‘인기가수 최윤, 빗길 교통사고 중태’
11. # 거리 (낮)
비, 완전히 그쳤다.
넋 나간 사람처럼 미친 듯이 달리고 있는 은채.
달려가다 넘어져 뒹굴고...그러나...이를 앙물고 일어서 절룩거리면서도 열심히 뛰어 가는.
12. # 병원앞
숨이 턱에 닿아 병원 로비 앞까지 뛰어온 은채, 문득 걸음을 딱 멈추고 선다.
13. # 플래시백
1.8회 #50 오들희집앞
윤 뭐야, 너?....그동안 무혁이 형네 있었어?
윤 (버럭) 무혁이 형네 있었냐구, 그동안?!!...미친 거 아냐?!!
은채 ...소리 지르지 마.
은채 왜 소리 질러? 나한테 왜 소리 질러? 내가 너한테 뭘 잘못 했다구 소리 질러?
윤 (은채를 잡는) 너 왜 이래, 진짜? 딴 사람 같이?!!
2. 8회 #88. 서경 마당
윤에게서 온 문자 메시지....“은채야! 나 살고 싶지 않다....우리 스타”
문자 메시지를 지우는 은채.
14. # 병원앞
은채, 갑자기 윤을 볼 자신이 없어진다. 내가 어떻게 무슨 면목으로 윤일 봐...
이때, 은채의 뒤로 취재 기자들 예닐곱명, “최윤이 지금 어딨대?”“수술 중이래?" “상태가 어느 정도래?”하며 하며 은채를 스쳐서 뛰어간다.
멍한 표정의 은채, 한 발짝...두 발짝 천천히 뒷걸음질치더니 돌아서서 병원을 빠져 나간다.
이때, 은채를 스쳐서 들어서는 민주의 차.
민주, 차에서 내려 병원 안으로 급히 뛰어 들어간다.
15. # 거리
온 몸에 힘이 빠진 채 걷고 있던 은채, 문득 고개 돌리는데, 한 화장품 가게에 윤의 브로마이드(윤을 모델로 찍은)가 크게 붙어 있다.
멍하게 보다가 다시 고개 돌리고 휘청휘청 가던 은채, 결국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만 다.
은채 ........
16. # 수술실 앞/일각
병원 직원들, 기자들을 통제하고 있다.
민주, 죄책감으로 눈물이 그렁해서 바들바들 떨며 서 있다. 대천, 그런 민주를 씁쓸 하게 보는.
17. # 수술실
윤의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
18. # 오들희방
오들희, 실신해서 누워 있고, 주치의와 간호사, 링거를 꽂고 오들희의 맥박을 재고 상태를 체크한다.
무혁(E) 푸하하하하...
19. # 서경방
‘짱구는 못 말려’ 만화가 티브이에서 방송되고 있다.
무혁, 드러누워서 서경과 갈치는 앉아서(팝콘 같은 것 놓고) 신나게 웃으며 티브이 를 보고 있다.
서경과 갈치, 울라울라 짱구 흉내를 내고.
무혁, 팝콘을 입안 가득 넣고 재밌어 죽겠다는 듯 껄껄껄 웃는.
20. # 거리
쌩쌩 부는 찬 바람 속...하얗게 얼어 넋을 놓고 길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은채.
수 많은 사람들이 옷깃을 여미고 은채를 지나간다.
은채를 의아하게 보며 가는 사람들도 있고.
21. # 수술실
윤의 수술, 계속 진행되고 있고.
갑자기 심장 모니터의 하트가 느려진다 ...의사, 긴장하는.
22. # 백화점
무혁, 서경과 갈치에게 최고급 옷을 사 입힌다.
서경과 갈치,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고, 무혁, 멋지다고 엄지 손가락 세워 보이며 환한 미소로 그들을 바라본다.
23. # 수술실
윤의 심장 모니터...갑자기 뚜뚜 멎는다.
의사 (소리치는) 디피 브리레이터!!!
윤 ........
24. # 오들희방
실신해 누운 오들희, 바싹 마른 입술로 헛소리처럼 윤의 이름을 부른다.
오들희 윤아........윤아.....
혜숙, 오들희를 안쓰럽게 보며 수건으로 식은 땀을 닦아준다.
25. #고급 레스트랑
서경과 갈치, 테이블에 앉아 신기한 눈으로 휘 둘러보고 있다.
무혁, 웨이터에게 메뉴를 주문한다...닥치는 대로 메뉴를 다 부른다.(영어로 표기된)
거의 열가지 정도의 메뉴를 불렀다.
서경과 갈치는 재밌다는 듯 보고.
웨이터, 황당해하면서도 정신없이 받아 적는다.
무혁, 계속 메뉴들을 불러댄다.
26. # 수술실밖
수술실 문이 열린다.
수술을 마친 윤, 침대에 실려 나온다. 기다리던 민주, 죄책감으로 가슴이 무너지고.
대천 어떻게 됐습니까, 선생님?
의사 심장에 문제가 좀 생긴 거 같은데.....일단 정밀 검사를 해봐야 알 것 같습니다.
대천, 의사와 함께 윤이 누운 침대를 밀며 입원실쪽으로 간다.
민주, 멀어져가는 윤을 보며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는다.
27. # 오들희방
의식 잃고 누워 있는 오들희의 볼을 타고 한 줄기 눈물이 흐른다.
28. # 거리(해질녘)
거리에 서서히 어둠이 내리고 있다.
은채, 꿈쩍도 않고 그 자세로 앉아 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은채를 지나가고 있다.
29. # 고급 레스트랑 (밤)
와인 컵 하나와 쥬스 컵 두개가 쨍하고 부딪힌다.
테이블 위에 빽빽하게 놓여진(너무 가지 수가 많아서 접시가 겹쳐지기도 하고) 랍 스터, 크랩, 온갖 종류의 스테이크, 달팽이 요리, 스파게티 등등...
무혁, 서경, 갈치, 나이프로 썰어가며 서로 입에 넣어줘가며 열심히 먹는다.
웨이터들과 주변의 손님들, 엽기다..하는 표정으로 기가 막힌 듯 보지만, 무혁들, 의 식하지 않고 서로 깔깔거리고 웃으며 맛있게 먹는다.
서경 있지요, 외삼촌....김밥하구요, 만두하구요 달리기를 했어요.
무혁 (웃으며) 김밥이랑 만두랑?
서경 예, 김밥하구 만두하구요....누가 이겼게요?...(갈치한테 말하지 말라고 쉿!해보이고)
무혁 글쎄...누가 이겼나....모르겠는데...누가 이겼어, 누나?
서경 음...음....김밥이 이겼대애요.
무혁 김밥이?.....왜 김밥이 이겼어?
서경 음....음.....(생각이 안 난다. 갸웃하며) 왜 김밥이 이겼지?...(긁적이며) 몰르겠어요.
갈치 (어이없다는 듯 보다가 무혁 보며) 만두는요, 간장 찍고 온다구 늦었대요.
무혁 (풋....웃음 터뜨린다...급기야는 고개를 숙이고 큭큭큭큭 웃는다)
갈치 (자기 말 때문에 웃는 줄 알고 같이 웃고)
서경 (좋아서 같이 웃는다)
고개를 드는 무혁...웃음 소리 점점 커진다...과장된 웃음 소리....
함께 웃던 갈치와 서경....무혁의 오바에 점점 당혹스러워져 웃음을 멈춘다.
무혁, 레스트랑이 떠나가라고 큰 소리로 웃는다. 눈물까지 맺힌다.
레스트랑 사람들, 미친 놈 아냐...무혁을 어이없다는 듯 보고. 서경과 갈치도 벙찐 표정으로 무혁을 본다.
그래도 냅킨으로 눈물을 닦아가며 큰소리로 계속 웃고 있는 무혁. F.O.
30. # 병원 복도/윤 병실안 (낮)
민주, 무너질 것 같은 오들희를 부축해서 온다.
“괜찮으시겠어요, 어머니?” 민주, 잔뜩 걱정스런 표정으로 묻고...오들희, “윤아...윤 아....” 헛소리처럼 되뇌인다. 기운이 다 빠져 거의 죽기 일보 직전의 사람 같다.
그 뒤를 걱정스럽게 따르고 있는 대천, 뭔가를 발견하고 걸음을 멈춘다.
이어폰을 끼고 모자를 푹 눌러쓴 무혁, 윤의 병실 앞에 눈을 감은 채 껌을 질겅질 겅 씹으며 서 있다.
대천, 가슴이 텅 내려 앉는 것 같다.
31. # 플래시백
2회 네비게이션 화면을 통해 보았던 무혁과 목걸이. (아침 마당에 출연했던)
#32. 병원 복도/윤 병실 앞(수정씬)
대천, 현기증이 난다. 저 아이가 어떻게 여기 와 있는 건가? 오들희가 어미란 사실 을 알고 온 건가? 단순한 우연인가?....착잡한 표정으로 오들희를 본다.
오들희, 민주의 어깨에 기댄 채 거의 정신을 놓고 있다.
민주 매니저 오빠!
무혁 (그제야 흠칫하며 눈을 뜨고 이어폰을 빼고 고개를 숙이고는....윤의 병실 문을 연 다.)
대천 (표정)
오들희 (민주의 부축을 받아 오다가 갑자기 무혁을 매섭게 노려 본다)
무혁 (당황하는데)
오들희 (갑자기 무혁의 뺨을 찰싹 때린다, 모자가 벗겨진다)
무혁 (뺨을 잡고 고개를 돌린다...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는....눈빛이 매섭다.)
대천 (놀라고)
민주 어머니!
오들희 (기운은 없지만, 이를 앙물고) 너 뭐하는 자식이야? 매니저란 놈이 대체 어디서 뭘 하구 있었길래, 우리 애가 저런 꼴을 당해! 뭘 하구 있었냐구, 이 자식아!!!
무혁 (손바닥으로 얼굴 가린 채...매서운 눈빛)
대천 (심장이 내려 앉는 것 같다...오들희를 말리며) 왜 이래? 차 군이 무슨 잘못이 있다 구...차 군한테 왜 그래?!
민주 (죄인은 난데...무혁을 미안하게 잠깐 보고) 진정하세요. 진정하세요, 어머니.
무혁 (그대로 손바닥으로 얼굴을 싸잡은 채....눈빛은 여전히 매섭고)
오들희 (눈물이 그렁해지며) 저 자식이 우리 윤이 제대루 케어했으면 이런 일 없었어, 오 빠...다 저 자식 때문이야! 저 자식 때문이야, 다!!!
무혁 ....
대천 왜 또 엄한 사람까지 잡어? 너 지금 너무 예민하다! 진정해!!...미안해, 차군! 차군이 이해해.
무혁 .......
오들희 우리 윤이 잘못되면...너부터 내가 가만 안 둘거야!.....너부터 가만 안 둬, 알겠어?!!
무혁 .......
대천 들어가자...어서 들어가...
오들희 (눈물 글썽해서) 윤아...윤아....내 새끼이....어뜩해...내 새끼...(하며 대천의 부축을 받아 안으로 들어간다)
무혁 (그대로 고개 숙인채 뺨을 싸잡고 있는데)
민주 (무혁의 모자를 주워서 내민다) 죄송합니다. 제가 대신 사과 드리께요.
무혁 (한손으로 얼굴 가리고 한 손으로 모자를 받는다...표정)
민주 (무혁을 보다가....어디서 많은 본 얼굴인데.....잠깐 흠칫하지만...이내 병실로 들어간 다)
무혁 (그제야 고개 들고 모자를 쓰고....감정을 달래려 다시 껌을 꺼내 씹는다.)
#33. 윤 병실(수정씬)
다리에 깁스를 한 윤(얼굴도 상처 투성이다), 의식을 잃고 누워 있다.
윤을 대면한 오들희의 눈에 다시 눈물이 고인다.
오들희 ....아들...엄마 왔다...윤아....엄마 왔어. (윤 곁으로 다가가 윤의 손을 잡는다)
윤 .......
민주 (뒤따라 들어와 눈물이 고인다)
대천 (차마 마음이 아파 못 보고 시선을 돌리는)
오들희 미안해, 윤아....늦게 와서...엄마가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윤의 얼굴을 손으로 매 만지며 오열하는)
#34. 병실앞(수정씬)
무서움이 느껴질만큼 무표정한 무혁, 입에 든 껌을 손가락으로 쭉쭉 늘이며 손 장 난 하고 있다.
이때, 주치의, 스텝과 간호사와 함께 윤 병실 앞으로 온다.
무혁, 얼른 다시 병실 문을 열어준다.
32. # 병실안
주치의, 오들희에게 윤의 상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주치의 오른쪽 복숭아뼈와 무릎 전방 십자 인대가 파열됐습니다. 다행히 한쪽 아래만 손상 돼서 깁스만 풀면 걷는덴 지장이 없을 겁니다.
오들희 ......(안도하는)
민주 .....(안도하는)
주치의 문제는 심장쪽인데...
오들희 ...시...심장이요?
주치의 사실은 수술 도중에 갑자기 심장에 문제가 생겨서 수술 시간이 많이 지연됐습 니다.
오들희 (쿵...놀라는)
이때, 열린 문 사이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는 무혁의 모습이 보인다.
주치의 기록을 보니까 최윤씨가 선천적으로 심장이 많이 약하더군요.
오들희 (창백해지며)........네...그런..데요?
무혁 ......
주치의 정밀 검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사고 당시 운전대에 가슴을 심하게 부딪힌 거 같습니다...심장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어요.
오들희 (휘청하는)
민주 (오들희를 얼른 잡는다)
무혁 ........
주치의E (오들희 얼굴 위로) 일단 안정을 취하면서...경과를 두고 봅시다.
무혁 (조용히 문을 닫는다)
33. # 병실앞
무혁, 벽에 머리를 턱 기대고 선다....여전히 무표정한....껌으로 풍선을 분다.
잠시후, 문 열리고, 주치의와 스텝들, 나온다.
무혁, 있는 힘껏 풍선을 불어 터뜨린다.
34. # 병실안
오들희, 윤의 손을 꼭 쥐고 흐느껴 울고 있다.
민주, 죄책감으로 마차 윤을 못 보고 벽을 보고 선 채 눈물을 흘린다.
대천, 멍한 표정.
잠시후, 윤, 천천히 눈을 뜬다. 잠깐 멍한 표정 짓다가 자신의 손을 꼭 붙들고 흐느 끼고 있는 오들희를 본다.
윤 (힘겹게)...엄마...
오들희 (흠칫 놀라며) 윤아....윤아, 정신이 들어?....그래, 엄마 여깃어.....여깃어, 엄마.
민주 (돌아보는)
윤 (민주를 잠깐 표정없이 보다가 대천을 보며 힘들게 말하는) 은채...는요, 아저씨?..... 은채...(하다가 힘겨운지 다시 눈을 감는다)
민주 (....쿵하는 느낌....씁쓸하다)
윤 .......
35. # 병실 앞
무혁, 아예 퍼질러 앉은 채 껌을 가지고 손가락으로 온갖 모양을 다 만들고 있다.
민주, 병실문 열고 나온다.
민주 (표정이 허탈하다)......은채 좀 데려 오세요.
무혁 (그대로 돌아보지 않고....)
민주 (애써 쿨하게) 윤이가 은챌 찾아요. 은채 좀 데려 와 주세요.
무혁 (표정)
36. # 오들희 집 대문앞/무혁 차 안
무혁의 차, 와서 멎는다.
무혁, 심난한 표정으로 생각하는.....윤이를 위해 은채를 데리러 온 상황이 씁쓸하다.
37. # 은채방
빼곰히 열린 방문 틈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있는 혜숙, 숙채, 민채....걱정스런 표정이 다.
핼쓱한 은채, 침대에 등을 댄 채 쪼그리고 앉아 있다.
은채 앞으로 밥과 반찬이 놓인 작은 게다리 소반 놓여 있다. 숟가락도 안 댔다.
#38 병실 앞(수정씬)
무혁, 아예 퍼질러 앉은 채 껌을 가지고 손가락으로 온갖 모양을 다 만들고 있다.
민주, 병실문 열고 나온다.
민주 (표정이 허탈하다)......은채 좀 데려 오세요.
무혁 (그대로 돌아보지 않고....)
민주 (애써 쿨하게) 윤이가 은챌 찾아요. 은채 좀 데려 와 주세요.
무혁 (일어나서 등을 보인 채 걸어가는데)
민주 저기요!
무혁 (걸음 멈추는)
민주 (긴가 민가) 우리.....혹시...다른 곳에서 한 번 본 적 없나요?
무혁 (그대로 걸어가 버리는)
민주 (설마...그럴 리가 없어....고개 젓는)
무혁 (서늘한 눈빛)
38. # 은채방
무혁, 민채의 안내를 받으며 함께 들어선다.
은채, 여전히 웅크리고 앉아 있다.
민채 언니야! 왕 느끼..(하다가) 매니저 아저씨 왔어!
무혁 (무표정하게 보는)
은채 (그 말에 고개를 들다가.....힘없이 다시 고개를 떨구고 웅크린다)
무혁 .......
민채 우리 언니 물 한 모금 안 먹구, 잠 한숨 안 자구, 거의 자폐 증셀 보이구 있거든 요....경끼하니까 큰소리 내지 말구, 느끼하게 굴지 말구, 조심해 주세요. (미심쩍게 바라 보다 나간다)
무혁 (멀건히 은채를 보는)
은채 (그대로 웅크리고 있다)
무혁 .....윤이 깨났다.
은채 (흠칫 놀라서 고개 들며 무혁을 보는) ....깨났어요? 윤이...살아 났어요?
무혁 (고개 끄덕이는)
은채 .....(그제야 안도하는....비로소 눈물이 맺힌다.)
무혁 ....널 찾는다, 윤이가.
은채 (눈빛이 심하게 일렁이는)
무혁 가자. 빨리 데리구 오래.
은채 (잠깐 멍해 있더니....다시 고개를 푹 숙이고 원래의 자세가 된다)
무혁 돌딩아.
은채 .......(끄떡도 않는)
시간 경과.
무혁, 벽에 등을 기대고 은채의 맞은 편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은채, 여전히 꼼짝도 않고 그 자세로 앉아 있다.
시간 경과.
창문으로 지는 해의 햇살이 스며 들고 있다.
무혁, 그 자세로 은채만 보고 있다. 은채, 여전히 꿈쩍도 않고.
이때, 빼꼼히 문 열리며 혜숙, 숙채, 민채, 고개를 들이밀고 본다.
눈동자를 굴리며 두 사람을 의아하게 번갈아 본다.
시간 경과.
방안은 완전히 깜깜해졌다. 바깥의 불빛만 희미하게 새어 들어온다.
무혁, 그 자세로 꼼짝도 않고 은채만 뚫어져라 보고 있다.
은채, 역시 꼼짝도 않고 그 자세로 앉아 있다.
무혁,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방안의 불을 켠다.
은채, 꼼짝도 않고 있고.
무혁, 은채의 옷장을 열어 코트 하나를 꺼내 은채의 어깨에 덮는다.
은채, 시선 들어 보는데.
무혁 윤이 너 기다리다 죽겠다....가자! (하더니 갑자기 은채를 번쩍 안아 어깨에 맨다.)
은채 (당황하며) 왜 이래, 아저씨!.....내려줘! 내려 줘!! (무혁을 때리는)
무혁 (그대로 방밖으로 나가는)
39. # 은채 거실
무혁, 은채를 매고 나온다. 은채, 무혁을 때리며 “내려줘...내려 줘어...! 엄마아! 엄 마!!”소리 치며 무혁을 때린다.
거실에 있던 혜숙, 숙채, 민채...놀라서 눈이 동그래지고.
무혁, 정중하게 꾸벅 혜숙에게 인사하고 밖으로 나간다.
혜숙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어안이 벙벙해 있다가)..으..은채야...은채야....(따라 나가려 하는데)
민채 (잡으며) 냅둬, 엄마...저렇게라두 데리구 나가야 돼...안 그럼, 방 구석에서 질식해서 죽어, 언니.
혜숙 야, 그래두.
숙채 멋지다, 씨이...
40. #오들희집 앞(밤)
무혁, 은채를 둘러 매고 나온다. (한 손엔 은채의 신발을 들고)
은채, 발버둥치며 무혁을 때리며 내려 달라고 소리치지만, 무혁, 끄떡도 않고 조수 석 문을 열고 은채를 태우고, 문을 탁 닫아버린다.
자기도 운전석에 오르는 무혁.
41. # 무혁 차(밴 아닌 사무실에서 쓰는 다른 차) 안
무혁, 키를 꽂고 시동을 건다.
은채 뭐하는 짓이예요, 이게?!...안 가! 안 간다구요!! 난 안 간다구요!! (하며 내리려 하는 데)
무혁 (문을 탁 잠궈버린다)
은채 (어이없는 표정으로 노려 보는데)
무혁 (갑자기 은채쪽으로 몸을 기울이는데)
은채 (흠칫 당황하는)
무혁 (안전 벨트를 매준다)
은채 ......(당황하다가 다시 무혁을 노려 보는)
무혁 화내지 마라...소리 지르지 마...
은채 (계속 노려 보고 있는)
무혁 (안전 벨트하며) 잠 한숨 안 자구, 물 한 모금 안 먹었다며? 힘 빼지 마!
은채 (강건한) 나....윤이한테 안 간다구요!! 알겠어요?!! (벨트 풀려고 하는데)
무혁 (차를 출발시켜 버린다.)
은채 (어이없는 표정으로 보는)
42. #무혁 차안 (달리는)
무혁, 운전하고 있고, 은채, 노려보다가 기운이 없어 털석 시트에 머리를 기댄다.
은채 (기운 없지만, 힘주어 말하는) 똑똑히 들어요, 아저씨.....나 윤이한테 안 가요....못 가 요.....(눈물 그렁해지며) 내가 윤이한테 어떻게 했는데.....얼마나 못 되게 굴었는데.... 내가 어떻게 윤이 얼굴을 봐요?....나 윤이 얼굴 못 봐요. (눈물이 또르르 흐른다)
무혁 (은채를 스윽 보다가 앞을 보며) 물 한 모금 안 먹었다는 게....눈물을 한 됫박을 쏟냐?
은채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엉엉 우는)
무혁 (마음이 아프다) 청개구리냐?...홍수 나겠다. 그만 울어, 좀!!!
은채 ......
무혁 너 자꾸 울면 내가 너 확 데꾸 산다, 그냥!
은채 (그 소리에 울음 멈추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무혁을 보는)
무혁 밥 먹자! 뭐라두 일단 좀 먹자! 뭐 먹을래?
은채 차 세워 줘요.
무혁 밥 먹을래? 나하구 뽀뽀할래?
은채 (기가 막힌) 차 세워, 빨리!
무혁 밥 먹을래? 나랑 잘래?
은채 차 문 열고 뛰어 내린다?
무혁 밥 먹을래? 나하구 살래?
은채 (기가 막힌 표정 지으며 안전벨트를 푸는데)
무혁 밥 먹을래? 나랑 같이...죽을래?
은채 .....(어이없다는 듯 보는)
43. # 식당
무혁과 은채, 식당에 마주 앉아 있다.
정갈한 한식 상차림.
은채, 까칠한 얼굴로 숟가락 들 생각도 않고 굳어서 앉아 있고, 무혁, 그런 은채를 보고 있다.
주인여 (다가오더니) 왜 밥을 놓고 제살 지내구 있어요? 맛이 없어요?
무혁 (은채만 보고 있다)
은채 (여전히 굳어서)
주인여 (어이없는 표정 짓다가 가 버리고)
무혁 (젓가락으로 음식을 이것 저것 건드리며 장난한다. 밥알을 손으로 으깨 상에 바르 고, 김치를 물컵에 담가 젓가락으로 빙빙 돌리고...깻잎을 상위에 펴 놓고 온갖 반찬 들을 다 얹어놓기도 하고...마치 어린애들 소꿉놀이하듯)
은채 (그 모양을 멍하니 표정없이 보고 있다)
무혁 (점점 더 음식으로 장난을 치기 시작한다..생선 눈알 두 개를 빼서 상 위에서 구슬 치기도 하고)
은채 (결국 못 참고) 먹는 걸 갖구 장난치냐?
무혁 (고개 드는)
은채 쌀 한톨이 없어 굶어 죽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천벌 받어, 아저씨.
무혁 (들은 척도 않고 은채의 밥 그릇 밥알을 퍼서 또 장난을 친다...밥알로 은채 이름을 쓰는...다시 손가락으로 밥 알을 집으려는데)
은채 (무혁을 손을 쳐 내고는 숟가락을 들어 밥을 먹는다)
무혁 (그런 은채를 흘끗 보는)
은채 (입안 가득 밥 넣고 문득 무혁을 보는데)
무혁 (자기도 얼른 벅벅 밥을 퍼 먹는다)
은채 (머릿 속 상념을 떨쳐내려 더 열심히 볼이 미어지게 밥을 먹는다....눈에 눈물이 자 꾸만 고여 온다.)
무혁 (그런 은채를 애틋함과 서글픔으로 보는....)
44. # 병원앞
무혁의 차, 와서 멎는다.
45. # 무혁 차안
무혁, 사이드 브레이크를 올리며 고개 돌려 조수석의 은채를 본다.
은채, 어느 새 잠들어 있다.
무혁, 차마 깨울 생각을 못하고, 핸들에 엎드린 채 은채를 지켜본다...오래토록 애틋 한 눈빛으로...
46. # 병원 로비
오들희, 대천에게 끌려서 나온다. 사람들, 오들희를 알아보고 수근거리고.
오들희 싫어, 오빠....나 여기 있을래....윤이 옆에 있을래, 그냥.
대천 하루 이틀에 끝난 일 아닙니다, 아가씨....집에 가서 주무시구, 아가씨 몸부터 일단 추스리구요....민주가 있잖아요.
오들희 그래두 내가 있어야 되는데....엄마가 있어야 되는데.....윤이 옆엔 내가 있어야 돼, 오 빠...
대천 갑시다, 가요....응?..(오들희를 부축해서 간다)
47. # 무혁 차안/
무혁, 운전석에 앉아 자꾸만 아쉽게 뒤를 돌아보며 대천에게 끌려가는 오들희를 본 다. 오들희, “윤아...아들...엄마가 있어야 되는데....내 새끼...엄마가 있어야 되는데...” 하며 자꾸만 걸음을 멈추고 병실 쪽을 보며 눈물을 찍어내고 있다.
무혁, 그런 오들희를 무표정하게 본다.
그의 머릿속에 섬광처럼 되살아나는.
48. # 플래시백 (2회 #5. 호주 병원 복도)
총에 맞고 피투성이가 돼서 응급 침대에 실려가던 무혁.
오들희(E) 아들...엄마가 있어야 되는데.....내 새끼....엄마가 있어야 되는데.....
49. # 무혁 차안
무표정한 무혁, 어느새 오들희와 대천의 모습은 저만치 사라지고 있다.
무혁, 문득 고개를 돌려 본다. 조수석에 은채가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다.
무혁, 은채를 애틋하게 보다가...은채의 어깨에 천천히 머리를 기대며....눈을 감는다.
50. # 윤 병실
윤, 멀건히 눈을 뜨고 천장만 바라보고 있다.
민주, 한쪽 의자에 죄인처럼 앉아 있다.
윤, 민주를 돌아보지 않는다.
51. # 무혁 차안
서로 머리를 기댄 채 차안에서 잠들어 버린 무혁과 은채. 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