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읽기] 미안하다,사랑한다 8회 - 2
old/old_column 2004. 12. 2. 18:07
50. # 오들희 집 앞



    은채의 볼을 타고 눈물이 흐른다. 무혁이 멀어져 까만 점이 될 때까지 꼼짝도 않은 채 서 있다.

    윤, 기가 막히기도 하고, 황당한 표정으로 은채를 보며.



윤  뭐야, 너?....그동안 무혁이 형네 있었어?

은채    ......

윤  (버럭) 무혁이 형네 있었냐구, 그동안?!!...미친 거 아냐?!!

은채    ...소리 지르지 마.

윤  (기가 막힌) 은채야.

은채    왜 소리 질러? 나한테 왜 소리 질러? 내가 너한테 뭘 잘못 했다구 소리 질러?

윤  (점점 기가 막히는)

은채    그리구, 나 안 미쳤어...아주 멀쩡해, 윤아...(하며 대문쪽으로 가는데)

윤  (은채를 잡는) 너 왜 이래, 진짜? 딴 사람 같이?!!

은채    너 오늘 실수했어...서경 언니한테, 무혁이 아저씨한테....아주 큰 실수했어. (윤의 손을 떼내고 집 안으로 들어간다)

윤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힌) 허!....허!



51. # 오들희 거실



    오들희, 괴롭게 머리를 쥐어 싸고 앉아 있다. 대천, 그런 오들희를 갑갑하게 본다.



오들희  그 바보 애가 미스타 차 누나였어?....어쨌든 걔가 범인이야, 분명히....반지가 발이달려 하늘로 날랐겠어? 땅으루 꺼졌겠어?....아우, 아우, 혈압 올라.  

대천    (창밖으로 시선 돌려 버린다)



52. # 오들희 방



    민채, 반지가 있나 싶어 여기저기 방바닥 살펴 보고 있다.

    

민채    그 언니가 그렇게 지능적인 언니가 아니던데....(중얼거리다가 뭔가를 발견하다)



    침대 모퉁이에 서경의 반지 목걸이가 있다. 들어서 보고 갸웃하는 민채.



53. # 오들희 거실



    오들희, 신경 안정제를 먹고 있다.



오들희  흐으으으....내 반지...내 반지 어뜩해..어뜩해애애애.....

민채    (방에서 나오며) 여기 반지도 아닌 것이 목걸이두 아닌 것이 뭐가 하나 떨어져 있는데요. (반지 목걸이 들어 보이는)

오들희  (고개 돌려 보는....자세히 안 보인다)

대천    (문득 고개 돌리다가....쿵하는 표정)

오들희  뭐야? 그건?....일루 갖구 와 봐.

민채    (걸음 옮기려는데)

대천    (급하게 가서 민채가 든 목걸이 휙 채서 뺏는다)

오들희  (의아하게 보는)

대천    (오들희에게 등을 보인 채 목걸이 자세히 살펴 본다....“영원히” 라고 써진 글귀...눈빛이 무섭게 흔들린다. 창백해지는 안색, 숨이 컥 막힌다)

민채    (의아하게 보는)

오들희  뭐야, 오빠? 일루 갖구 와 봐.

대천    벼...별 거 아닙니다. 아가씨...(떨리는 손으로 바지 주머니에 목걸이를 넣는다)

오들희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다시 울상이 되어) 어뜩해, 내 반지...어뜩해애애애....



54. # 오들희 정원



    싸늘히 굳은 대천, 정원 끝 쪽으로 걸어와 선다. 충격으로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다시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 본다.

    희미한 가로등불 아래서도 “영원히” 라는 글자...명확하게 보인다.



55. # 도장방(회상, 27년전)



    반지에 철침으로 새겨지는 글귀...“함께”

    세공사, 반지에 글귀를 새기고 있다.

    젊은 대천, “영원히”라고 씌여진 반지를 들고 있다. 착잡한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목    걸이 줄 꺼내서 반지에 묶어 목걸이로 만든다.



56. # 도장방앞(회상, 27년전)



    대천의 차가 서 있다. 대천, 차 뒷문을 열어보면, 두 개의 바구니에 각각 강보에 싸인 두 명의 아기가 꼬물거리고 있다.

    대천, 먹먹한 표정으로 두 아기를 바라본다.

    그런 대천과 아기들을 지켜보는 어떤 시선.

    젊은 민현석, 한쪽에 몸을 숨긴 채 표정없이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



57.  # 오들희 방 (회상, 27년전)



    지금과는 다른 방.

    출산 직후, 땀으로 흠뻑 젖어 실신해 버린 오들희에게 간호사, 링거 꽂아주고 있다.

    들희모, 오들희를 안쓰럽게 보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이때, 젊은 대천, 들어선다.

대천    다녀왔습니다....(오들희를 안쓰럽게 보는)

들희모  ....정신을 일찍 놔서 지가 쌍둥일 낳은 것도 모를거야....

대천    ......

들희모  죽었다구....하세.

대천    ......

들희    자네하구 나, 김 간호사....무덤까지 갖구 가야 하네, 오늘 일은.

대천    .....예.

간호사  ...예.

들희모  지 에미랑 인연이 아니었나 보지, 걔들은...(오들희의 손을 꼭 잡아준다)

대천    (가슴이 미어진다)

오들희  ......



58. # 서경방



    조명등만 켜진방.

    갈치를 사이에 두고 무혁과 서경, 누워 있다. 서경은 잠들어 있고, 무혁은 팔베게를  하고 천장만 뚫어지게 보고 있다. F.O.



59. #오들희 집 외경 (아침)



60. # 은채 주방 식탁    



    대천, 멍하니 넋나간 사람처럼 앉아 있다. 숟가락은 국그릇에 그대로 담근 채, 바위  처럼 멍해 있다.

    혜숙, 걱정스럽게 대천을 보다가 은채를 본다.

    은채 역시 멍한 표정으로 밥상 위의 김만 넋나간 듯 보고 있다.

    숙채와 민채, 대천과 은채를 번갈아 의아하게 보며 입만 벌려 ‘왜 저래, 두 사람?’ ‘몰라, 나두!’ 소근거린다.

    은채, 갑자기 벌떡 일어난다.



혜숙    어디 가? 은채야?!!

은채    그냥...답답해서....바람 좀 쐬구 오께요.

#60-1. 오들희 정원



    은채, 걸어나오는데, 윤, 연못의 금붕어들을 보고 있다.

    

윤  (문득 고개 돌리다 은채를 발견하는)

은채    (시선 외면하고 가려는데)

윤  (벌떡 일어나 은채를 가로 막고 선다. 명랑하게) 떡볶이 해 먹자, 은채야.

은채    (어이없다는 듯 보다가 윤을 비켜서 가려는데)

윤  (은채가 가려는 쪽을 또 가로 막는다) 떡볶이 해 먹자.

은채    비켜!

윤  해 먹자, 떡볶이!

은채    (버럭) 비키라는 소리 안 들려!

윤  (같이 버럭) 떡볶이! 떡볶이!!

은채    (노려보다가 윤의 정강이를 사정없이 걷어차 버린다)

윤  (윽! 하며 주저 앉고)

은채    떡볶이, 너나 많이 처 먹어!! (그대로 가려는데)

윤  (은채의 팔을 거칠게 채서 잡으며) 기집애가 왜 이렇게 까불어, 진짜? 너 약 먹었냐? 약 먹었지, 너?!!

은채    약 먹었음 넌 내 손에 죽었어!

윤  (기가 막힌) 송 은채!

은채    너 몇 살이야? 나일 얼루 처 먹었어? 떡볶이? 떡볶이가 먹구 싶니, 지금? 너 땜에 어떤 사람들은 잠 한 숨 못 자구, 물 한 모금 못 먹구...  

윤  (O.L. 버럭) 그게 내 탓이야, 기집애야! 왜 나만 갖구 그래, 나만 갖구!

은채    한심하다, 최 윤....쪽 팔린다, 진짜.....(윤의 손을 떼내는데)

윤  (모멸감에 이를 갈며) 가기만 가봐, 너! 가기만 가 봐!!!

은채    (가는데)

윤  (버럭) 이리 못 와! 이리 안 와!!

은채    (걸음 멈추고 돌아보며) 니가 가라면 가구, 오라면 오구....나, 니가 키우는 똥강아지 아냐, 이 자식아. (돌아서 간다)

윤  (어이가 없다. 버럭 소리 지르는) 송 은채!!

은채    (그대로 간다)    

윤  (허....)

은채    ........(싸늘하게 굳은)



61. # 오들희 대문앞



    은채, 쉐타를 껴입으며 급한 걸음으로 부지런히 뛰어간다.



62. # 지하철 역앞

    

    서경이 갈치와 김밥을 팔던 곳이다.

    은채, 뛰어와서 선다. 서경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다른 아줌마만 김밥을 팔고 있다.

    은채, 온 몸에 힘이 쫙 빠져 나간 듯 허탈해진다.



63. # 오들희방



    오들희, 홧병으로 끙끙 앓고 있다. 윤, 걱정스런 표정으로 오들희의 옆을 지킨다.



오들희  흐으응...내 반지...내 반지....흐으응....

윤  엄마두 참...뭐 그깟 일루 병이 나구 그래?

오들희  그게 얼마 짜린데....얼마 짜린데, 그게에....

윤  내가 사주께...좀 있다 당장 나가서 내가 사다 주께. 됐지?

오들희  그게 돈만 있다구 살 수 있는 건 줄 알어?....흐으응....내 반지이....내 반지이...(하며 끙끙 앓는다)

윤  (갑갑한 듯 보는)

오들희  (끙끙...)

서경(E) 엄마...엄마....



64. # 서경방



    서경, 식은 땀이 가득해 “엄마..엄마...”부르며 끙끙 앓고 있다. 어제 일의 충격으로   서경도 병이 났다.

    갈치, 서경의 손을 꼭 잡고 간호하고 있다.



갈치    많이 아퍼, 엄마? 내가 가서 약 사오까?

서경    .....(창백이 몹시 창백하다) 엄마...엄마....



65. # 서경집 앞



    은채, 미안함 때문에 차마 들어서지도 못하고, 집 앞을 서성이고 있다.

    갈치, 나오다가 은채를 본다.



갈치    (반가와서) 누나!!

은채    갈치야!....학교 안 갔어?

갈치    예에...엄마가 많이 아파서요.

은채    (놀라며) 아퍼? 엄마가?

갈치    예...약 사러 가요, 지금.

은채    그래두 학생이 학교를 가야지....외삼촌은?

갈치    몰라요. 아침에 일어나니까 없어졌어요.

은채    .....(한숨 뱉고 걱정스럽게 서경집 쪽을 보는)



66. # 서경방



    은채, 방안으로 들어서면, 서경, “엄마..엄마...” 부르며 끙끙 앓고 있다.

    서경을 발견한 은채, 미안함과 연민으로 눈물이 그렁해진다.



은채    (서경 옆으로 가 앉으며) 언니이...

서경    (끙끙 앓으며 힘없이 은채를 본다)

은채    미안해요...괜히 나 땜에...미안해요, 언니....

서경    (아픈 와중에도 있는 힘을 다해 말하는) ....나...안 훔쳤어요....반지 안 훔쳤어요...

은채    알아요...알아요...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참으려고 해도 자꾸만 억..억...눈물이 터져 나온다)



67. # 민주 현관



    외출복 차림의 민주, 신발 신으며 핸드폰 하고 있다.  



민주    어, 윤아....알아 봤어, 내가....어머니꺼랑 똑같은 건 아니겠지만 비슷한 건 구할 수    있을 거야....어, 난 지금 나가는데...

  

68. # 민주집 앞



    민주, 핸드폰하며 현관문 열고 나온다.



민주    니가 일찍 도착하면 먼저 구경하구 있어...(하다가 뭔가 발견하고 흠칫 놀란다.)



    무혁(박 현우)이 초인종 옆 벽에 팔짱을 끼고 기대 서 있다.



민주    (당혹스런 표정으로 무혁을 보는)

윤(F)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정확한 위치가 어떻게 되는 거야? 그러니까, 청담 사거리에서..우회전 해야 돼? 좌회전...(하는데)

민주    (저도 모르게 핸드폰을 닫고...긴장하며 무혁을 보는)

무혁    ....궁금한 게 있어서...좀 물어 보려구.

민주    ......

무혁    열정과 사랑이...어떻게 다르지?

민주    (황당한데)

무혁    (갑자기 민주의 얼굴을 잡더니 키스를 하려고 하는데)  

민주    (눈이 동그래서 그대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무혁    (씨익 웃으며 얼굴 근처에서 딱 멈추고...) 이를 테면...이런 게 열정인가?

민주    .....(당혹스럽다)

무혁    (놀리듯이 민주에게서 떨어진다)

민주    ......

무혁    사랑해!

민주    (쿵!)

무혁    그렇게 돼 버렸어...사랑한다!

민주    (눈빛이 흔들린다)

무혁    (씨익 웃으며 돌아서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다)

민주    (당혹스런 표정으로 무혁의 뒷모습을 보고 있는데)



    이때, 엘리베이터 도착하고, 엘리베이터 문 열린다.

    무혁, 오르지 않고 그대로 멈춰 서 있다가 갑자기 휙 돌아서 민주를 벽으로 밀어붙   이더니 민주의 반항에도 아랑곳 않고 기습적으로 키스해 버린다.

    이때, 민주의 핸드백 속에서 울리는 핸드폰 벨.



69. # 윤 차안/ 오들희 집앞



    윤, 핸드폰 하고 있다. 발신음 들리다가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음성 사서함으로 넘어  간다는 안내음 들린다.

    

윤  얜 왜 전활 하다가 끊어?....엘리베이터 탔나?....(핸드폰 닫고 심난한 표정되어) 아,    복잡하다, 복잡해....엄마두 복잡하구, 은채두 복잡하구...(시트에 뒷머리를 탁 기대며   ) 민주야! 니 서방님 복잡해서 돌아가시겠다, 증말...(하다가 문득 어젯밤 일을 생각 하는)



70. # 플래시백 (#50 오들희 집앞)



은채    ...소리 지르지 마.

은채    왜 소리 질러? 나한테 왜 소리 질러? 내가 너한테 뭘 잘못 했다구 소리 질러?

은채    너 오늘 실수했어...서경 언니한테, 무혁이 아저씨한테....아주 큰 실수했어.



71. # 윤 차안



    윤, 표정이 일그러진다.



윤  변했어...확실이 변했어, 기집애.....무혁이 형이랑 사귀나?....아, 몰라. 사귀라 그래.

    어울리는 한쌍의 바퀴 벌레다, 딱....(기분이 묘하게 나빠진다) 그럼, 날 좋아했던 건    뭐냐? 씨이...지조 없는 기집애.



72. # 서경 주방



    은채, 진땀을 흘리며 미음을 끓이고 있다. 불에 손도 데이고, 맛을 보다가 입도 데이고....난리를 치르면서도 최선을 다해 정성껏 미음을 끓인다.



73. # 서경방



    은채, 서경을 일으켜 앉혀 호호 불어주며 미음을 떠 먹인다...힘이 들지만, 아이를 대하는 엄마처럼 미소 잃지 않고.



74. # 무혁방



    수염을 떼 낸 무혁, 안경을 한쪽으로 집어 던지며 침대로 와 걸터 앉는다.

    표정이 서늘하다. 눈빛이 무섭다.



75. # 민주거실



    민주, 얼떨떨하고 멍한 표정으로 소파로 와 털석 앉는다.

    정신을 못 차리고 멍해 있는데, 핸드폰 울린다.

    자기 생각에 빠져 멍해 있다가 문득 핸드폰 소리 듣고, 핸드폰을 들어서 본다.

    발신자 이름에 “나의 윤” 이라고 뜬다.

    민주, 핸드폰을 받지 않는다.



76. # 보석가게



    윤(스타답게 선글라스 쓴), 핸드폰을 귀에 대고 있다.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넘어간다 는 안내음 들린다.

      

윤  (거칠게 핸드폰 닫고, 표정 굳어지는)    



77. # 서경집 외경 (밤)



    은채의 노래 소리(자장가) 들린다.



은채(E)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78. # 서경방



    은채, 자장가 불러주며 서경을 다독여 주며 재우고 있다. 갈치도 같이 옆에서 다독여준다.

    서경, 한결 안색이 많이 좋아졌다.



은채    (서경이 자는 것 같자 조용히 노래를 멈추고) 잔다....쉿!....(하고 겨드랑이에 꽂은 체온계를 빼서 본다) 앗싸아...열두 많이 내려갔다, 인제.

갈치    (좋아서 씨익 웃는다)

은채    아까 내 준 산수 문제 다 풀었어? 채점 해두 돼?



    은채, 채점하려고 상앞에 앉아 자기가 계산을 해보는데, 어렵다.



은채    (잔뜩 곤혹스런 표정으로)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

갈치    못 풀겠어요, 누나는?

은채    아니이....그게 아니구....(갈치 살피며 머리를 긁적이며) 이거 초등학교 산수 문제 맞냐, 근데?

갈치    네.

은채    이상하네...우리 땐 이런 거 고등학교나 가서 배웠는데....(끙끙거리며 열심히 풀려고 하는)

갈치    (은채가 안됐다....)

은채    (쪽팔린다...갈치 눈치 살피는)



79. # 골프 연습장(밤)



    민주, 골프 연습을 하는데, 계속 헛스윙을 한다. 내가 왜 이러지?...정신을 차리려고     짧게 고개 젓고 다시 공을 치는데, 여전히 헛스윙이다.

    민주, 푸 한숨 뱉고 다시 공 앞에 골프채를 대는데.

    이때, 민주의 몸을 감싸며 골프채를 잡은 민주의 손 위로 얹혀지는 남자의 손.

    민주, 흠칫해서 고개 돌려 보면, 무혁(박현우)이다.



무혁    머릿 속을 비워.

민주    (당혹스런)

무혁    니 머릿속에 그 남잔 털어내구, 공을 칠땐 공에만 집중해.

민주    (떨리는 가슴 누르고) 이봐요!

무혁    이봐요가 아니구 박현우!

민주    박현우씨!

무혁    손목과 팔을 움직이지 말구, (민주의 어깨를 잡으며) 어깨를 움직여! 치자 마자 날아가는 거 보지 말구 끝까지 땅에다 시선을 집중하구!

민주    이봐요, 박현우씨!

무혁    (민주의 손을 잡아 아이언을 감싸주며) 이렇게 왼쪽 둘째 손가락, 셋째 손가락 사이  에 오른쪽 새끼 손가락을 걸구 아이언을 감싸주고, 왼쪽 팔을 쭉 펴고, 오른쪽은 구  부리구....(민주에게 떨어지며) 한번 해보시지!

민주    (당혹스럽게 무혁을 보다가 마음 추스르고 공을 친다. 정확하게 맞고 기분 좋게 날아가는 공)

무혁    (박수를 친다) 나이스 샷!

민주    (당혹스런 표정으로 무혁을 보는)

무혁    (눈을 마주치고, 씨익 웃는)

  

80. # 서경방



    서경과 갈치, 잠들어 있다. 은채, 갈치가 걷어 찬 이불을 다독여 덮어주고, 형광등을 끄고, 스텐드불을 켠다.

    서경의 머리를 짚어보고....서경의 뺨에 자신의 뺨을 대본다...열이 없다. 이제 완전히 나았구나...안도하며 미소 짓고.



81. # 서경 마당

    

    은채, 마루로 나와 쪼그리고 앉는다. 무혁을 기다린다.

    까만 밤 하늘을 올려다 보는.



은채    미안해요...아저씨....



82. # 골프장 앞

    

    민주, 멍한 표정으로 발레 파킹한 차를 기다리고 있다. 언젠가부터 가슴에 폭풍이 일고 있다는 걸 느낀다.

    무혁, 민주의 뒤를 따라 나온다. 민주, 무혁이 등 뒤에 있는 것을 알지만 돌아보지 않는다.

    잠시후, 민주 차 와서 멎고, 주차요원 내려서 키를 내민다.

    멍한 민주, 키를 잡다가 그만 키를 떨어뜨린다.

    민주, 주우려고 몸을 굽히는데, 민주의 손을 스치며 먼저 키를 집어 드는 무혁.

    민주와 주차요원, 당혹스런 표정으로 무혁을 보는데.

    무혁, 정중하게 조수석 문을 열어주며 민주를 본다.

    

민주    (곤혹스럽다)

무혁    그 정신으로 운전하단 사고 나.....타!  



83. # 민주집 앞/윤 차안



    윤,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 민주를 기다리고 있다.

    이때, 윤의 차 백미러에 헤드라이트 불빛 비치며 들어서는 민주의 차가 보인다.

    윤, 차에서 내린다.



84. # 민주 차안/ 민주 집앞



    주차장에 들어가려고 속도를 멈추고 선 민주의 차.

    무혁, 운전석에 앉아 있고, 민주, 조수석에 앉아 있다.

    저 앞으로 굳은 표정의 윤, 민주의 차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무혁    (표정이 없다)

민주    (긴장한다)

윤  (썬팅도 했고, 어두워서 차안이 잘 보이지 않지만, 누군가 함께 차에 타고 있는 것 같다. 차창문을 탕탕 두드린다.)

무혁    (표정없는)

민주    ......

윤  민주야, 문 열어!....옆에 탄 새끼 누구야!! 옆에 탄 새끼, 누구냐구!!! (차 문을 열려고 하는데)

민주    (동시에 차문을 잠궈 버린다)

무혁    (민주를 보는)

윤  (당황한다) 민주야!!!

민주    (그대로 굳은 듯 앉아 있다)

무혁    (느긋하게 팔짱을 낀 채 눈을 감는다...FM을 틀면 클래식 음악이 흐른다.)

윤  (기가 막힌다...눈물이 핑 돈다. 손으로 힘껏 차창을 두드린다.) 문 열어! 문 열어!! 어서 이 문 열어, 민주야! 문 좀 열어줘, 민주야!!

민주    (자책과 미안함에...눈물이 그렁해진다)

무혁    (윤이 계속 울먹이며 문을 두드려 대는 소리를 들으며 느긋하게 음악을 즐기고 있다)



85. # 민주 집앞



    시간경과.

    비가 쏟아지고 있다.  

    윤, 민주의 차에 등을 댄 채 퍼질러 앉아 그대로 비를 맞고 있다.

    

86. # 민주 차안



무혁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시트에 머리를 기대고 있다. )

민주    (어쩌다 내가 이렇게 됐지?.....혼란스럽고...착잡하다....)



    FM에선 자정을 알리는 아나운서의 멘트 들린다.



87. # 민주 집앞/민주 차안



    윤, 이를 앙물고 끄응 일어서더니 휘청휘청 자신의 차로 걸어간다.



민주    (그런 윤을 먹먹하게 바라본다)

무혁    (여전히 눈을 감고 있다)

윤  (자신의 차에 오르고, 잠시후 차 떠난다.)

민주    .....(가슴 아프게 보는)

무혁    (여전히 눈을 감은 채.....)



88. # 서경 마당



    비가 쏟아지고 있다.

    은채, 쪼그리고 앉은 채 꾸벅꾸벅 졸고 있다.

    이때, “메세지 왔다” 하는 핸드폰 알림음 들린다.

    은채, 핸드폰 열어보면, 윤에게서 온 문자다.

    “은채야! 나 살고 싶지 않다....우리 스타”

    은채, 씁쓸한 표정으로 메시지를 보다가 문자 메시지 지워 버리고, 비 내리는 하늘을 보는.



89. # 춘천가도



    비가 쏟아지는 빗길...윤의 차가 달리고 있다.



90. # 윤 차안



    빗물로 흠뻑 젖은 윤, 캔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며 운전하고 있다.

    

91. # 오들희 방



    오들희, 큰 대자 같은 것을 들고 방안 구석구석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

    대자를 쭉 넣어서 장롱밑, 침대밑을 샅샅이 훑는다.

    이때, 침대밑에 넣었던 대자 끝에 뭔가가 걸려 나온다.

    갸웃하며 살펴보면....오들희가 찾고 있던 그 다이아 반지다.



오들희  (좋아서 어쩔 줄 모르다가....갑자기 쿵한다....내가 억울한 사람을 누명 씌웠었구나...표정)



#무혁 거실



    불도 켜지 않은 캄캄한 실내...바깥의 가로등 불빛만 새어 들어온다.

    밖에서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무혁, 주머니에 손을 찌른 채 질겅질겅 껌을 씹으며 서늘한 표정으로 밖을 응시하고 있다.

    

92. # 춘천 가도/ 윤 차안



    윤, 맥주를 마시며 차를 몰아간다. 시속 150KM를 넘고 있다.

    이때, 마주오던 차가 웅덩이의 빗물을 확 들이붓고 지나간다.

    한순간 뿌옇게 흐려지는 차창.

    윤, 깜짝 놀라 당황하며 핸들을 거칠게 꺽는데.



93. # 무혁 거실  

    

    무혁, 창밖을 응시하며 서 있는데...그때, 갑자기 어디선가 쨍!하고 뭔가 깨지는 소리가 난다.

    무혁, 흠칫 고개 돌리는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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