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읽기] 미안하다,사랑한다 8회 - 1
old/old_column 2004. 12. 2. 18:07
1. # 산책로 (이른 아침)



    민주, 조깅하고 있다. 저 앞으로 조깅하고 있는 무혁(박현우)의 뒷모습이 보인다.

    민주, 잠깐 생각하다가 뛰어 가서 무혁의 옆에 나란히 서서 뛴다.



민주    안목이 대단하시던데요?

무혁    (흘끗 민주를 본다)

민주    스카프요...엄마가 굉장히 맘에 들어 하셨어요.

무혁    (앞만 보고 조깅하는)

민주    성공, 하신 거 같애요.

무혁    ......

민주    절 유혹할 생각이었다면....아주 훌륭하게 성공하셨어요.

무혁    .....(보는)

민주    당신한테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무혁    (민주를 보다가 앞을 보며 뛰는)

민주    (무혁의 앞을 가로막고 서서 뒷걸음질 쳐서 가며)

무혁    ......

민주    근데, 딱 여기까지예요.....당신같은 바람둥이한테 흔들리기엔...내가 너무 철이 들  어 버렸거든요....

사랑하구 열정은 구분할 줄 알게 됐어요, 불행하게두...(윙크하며 웃    고 몸을 돌려 뛰어간다...돌아서는 순간 웃던 표정 굳어진다...자신이 없다.)

무혁    (민주의 뒷모습을 보며...무표정하던 표정에..과연 그럴까?...씨익 서늘한 웃음이 떠 오르는)

    

2. # 무혁 거실



    무혁, 거실로 들어서며 안경을 벗고 수염을 떼고, 윗 옷을 벗는다.



3. # 무혁 욕실



    무혁, 세면대에 서서 푸파푸파 세수하다가 뿌옇게 김이 서린 거울을 본다.

    문득 거울에 대고 서툴게 글자를 써 간다. “송...은...제..” 갸웃하다가 “제”를 지우고

    “체(여전히 틀린)”라고 다시 쓰고는 스스로 대견한 표정 짓는다.



무혁    은채야...잘 잤니? (환하게 웃는)



4. # 서경방 이불 속



    은채, 심난한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떴다를 반복한다....어젯밤 무혁과의 키스...마음    이 아직도 울리고 있다...가슴에 손을 대 본다. 이 감정은 대체 뭔가?

    이때, 이불 안으로 서경이 들어와 은채 옆에 나란히 눕는다. 이불안 놀인가?재밌다.



은채    (서경을 향해 웃는다)

서경    (은채를 향해 웃는)

은채    ...(다시 고개를 돌려 앞을 본다)

서경    (은채를 따라한다)

은채    (아랫 입술과 윗 입술을 부벼 본다)

서경    (따라한다)

은채    (다시 가슴이 울렁댄다...가슴에 손을 대고 푸후 한숨을 쉰다)

서경    (은채를 따라 가슴에 손을 대고 푸후 한숨 쉬는)

은채    (서경을 향해 멋쩍게 다시 웃고)

서경    (은채를 향해 따라 웃는)



    카메라 빠지면, 갈치, 잠들어 있고,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은 은채와 서경이 있다.



5. # 지하철역 앞



    은채, 서경, 갈치, 함께 김밥을 팔고 있다.

    은채, 갈치와 함께 자두의 김밥송을 부르며 김밥을 팔고, 김밥, 제법 잘 팔린다.

    은채, 문득 시선을 돌리는데, 가족(아버지, 엄마, 딸)으로 보이는 사람들 지나가고   있다. 은채의 표정이 얼핏 굳는다.



은채    (서경 보며) 언니! 나 전화 좀 하구 오께요.



6. # 공중전화 박스 안



    은채, 버튼을 다 누르고 기다리고 있다. 신호음 들리고.



민채(F) 여보세요.

은채    .....민채야.

민채(F) (반가와서) 언니야!!

은채    아버지랑 엄마 잘 계셔?...언니 잘 있으니까 너무 걱정 하지 마시라구....그래, 언니     진짜 잘 지내구 있어.



7. #은채 거실



    민채, 수화기 귀에 대고 있고, 식탁에 있던 혜숙과 숙채, “은채니? 은채야?” 하며

    “인 줘봐!” “나 줘봐!”하며 서로 수화기를 뺏으려 하고, 민채는 “나하구 지금 얘기  중이란 말야!”하며 뺏기지 않으려 하고, 혜숙, “이게 에미가 달라는데..”하며 민채를  쥐어 박고, 숙채도 “이게 언니가 달라는데...”하며 민채를 쥐어 박고 한바탕 난리가    난다.

    대천, 식탁에서 애써 무심한 듯 밥만 먹고 있다.



8. # 공중전화 박스안      



    은채, 전화기를 귀에 대고 있다. 혜숙과 숙채와 민채의 목소리 고스란히 다 들려온   다. 서글픈 미소 지으며 듣고 있는.

    

혜숙(F) 은채야...엄마야, 엄마....밥은 먹구 다니냐?

숙채(F) 은채야, 언니다....니 빤스 줄여놨다. 얼른 들어와.    

민채(F) 언니야. 숙채가 니 핸드폰 갖구 국제 전화 걸구 영화두 보구..(숙채가 때리자) 아    야! 왜 때려!

혜숙(F) 우리 이사 갈거다, 은채야!....과부 땡빚을 내서라두 이 집에서 떠나기루 했으니까   얼른 와. 얼른 들어 와.

은채    (혜숙의 마지막 말이 가슴에 와 박힌다....수화기에 대고 큰 소리로) 저 정말 잘지   내요, 엄마! 은채, 바위처럼 단단해져서 들어갈 거니까, 걱정 말구 계세요. (수화기  를 끊는다....수화기를 내리고서도 한참을 자리를 못 뜨는)



9. # 은채 주방 식탁



    대천, 밥 먹고 있는데, 혜숙, 숙채, 민채, 우르르 몰려 와 앉는다. 다들 심난한 표정 이다.

    

혜숙    (눈물을 찔끔거리며) 시장 나가는 길에 로또나 하나 사와야지...걸리기만 해봐. 이   집 맞은 편에다 이 집 두 배 만하게 집 지어서 살거다, 내가.

대천    (묵묵히 밥만 먹는)

숙채    엄마가 보톡스만 안 맞구 살아두 주름 서너개만 덜 찝었어두 우리 빌딩 올렸다.

민채    내 말이.

혜숙    그러는 넌?!!....이날 입때껏 십원짜리 하나 못 벌어본 년이 동생 카드, 아부지 카드     죄다 빵구내 가면서 명품 옷에다 명품 가방에다 명품 구두에다...너만 아니면 우리   재벌 됐다, 이 년아.

민채    내 말이. (하는데)

윤(E)   아줌마!!



    가족들, 고개 돌려 보면 윤이 숟가락과 젓가락 들고 들어서고 있다.



민채    (얼굴에 화색이 돌며) 오빠!!

숙채    최 스타가 웬일이냐? 이 누추한 델?

윤  밥 좀 주세요! 아줌마네 밥, 먹구 싶어서 왔어요!

대천    (바로 돌아앉아서 밥 먹고)

혜숙    (의아하지만) 그래, 이리 앉어....(밥 뜨기 위해 일어난다)

윤  (민채가 빼 주는 자리로 와 앉으며...반찬 하나 집어 먹고 눈치 살피며) 은채...한테     연락 없어요?

민채    안그래두 좀 전에...(하는데)

대천    (갑자기 숟가락으로 민채의 국그릇을 딱 때리고) 아무 연락 없었다.

민채    (머쓱)

숙채    은채 걱정 돼서 염탐하러 왔구나?

윤  염탐은 무슨....이 기집애 근데 정말 미친 거 아냐?....요즘 세상이 얼마나 살벌하구     무서운데 다 큰 기집애가 어디 세상 무서운 줄 모르구....(그 사이 혜숙이 밥과 국그 릇을 앞에다 놓는다) 아줌마! 이대루 가만 계실 거예요? 실종 신고라도 해야 하는    거 아녜요? 여자하구 그릇은요 밖으로 내돌리면 바루 깨지는 거 모르세(하는데)

대천    (갑자기 숟가락으로 윤의 뒷통수를 딱 때리며) 밥이나 먹어! 은채가 전봇대로 귀를   후비든 손톱깍기루 사과를 깍든 니가 무슨 상관이야?

혜숙    내 말이.

윤  (무안하고..멋쩍고....쪽팔리고...할 말 없다...밥만 벅벅 먹는)

  

10. # 지하철역 일각 거리



    은채, 심난한 표정으로 고개 떨군 채 털레털레 걸어오고 있다.  

            

갈치(E) 떡 사세요, 떡! 방금 막 뽑아온 따끈따끈한 떡 있습니다!

서경(E) (따라하는) 따끈따끈한 떡 있습니다.  

무혁(E) 김밥 사세요! 김밥! 열라 맛있는 김밥 있습니다!

서경(E) 열라 맛있는 김밥 있습니다!

    

    은채, 낯익은 목소리에 고개 들어보면, 무혁이 서경, 갈치와 함께 김밥을 팔고 있다.  



무혁    (은채와 시선을 마주친다...씨익 웃는다)

은채    (괜히 멋쩍고, 부끄럽다....표정)



11. # 중국집



    무혁, 서경, 갈치, 누구랄 것도 없이 똑같이 짜장면 입가에 묻혀 가며 열심히 짜 장면 먹고 있다.

    은채, 세 사람의 모습을 재밌다는 듯 본다.

    짜장면 다 먹고, 세 사람, 일제히 젓가락을 놓는다.



은채    잠깐만...(하며 물수건으로 갈치의 입가를 닦아주고, 서경의 입가를 닦아준다)

무혁    (그 모습을 애틋하고 고맙게 본다)

은채    아저씨두 나 봐요.

무혁    (은채를 뚫어지게 보며 얼굴 내민다)

은채    (무혁의 시선을 멋쩍게 피하며 입가에 묻은 짜장을 정성스럽게 닦아준다)

무혁    (저도 모르게 얼굴에 웃음이 번지는)



12. # 문구점



    서경, 갈치와 이것 저것 신기한 듯 만져보고 있고.

    무혁, 바구니 들고 은채를 따라 다닌다. 은채, 노트와 연필, 지우개, 연필깍기, 필통 색연필, 크레파스, 스케치북, 한글 학습 교재등 학용품들을 손에 집히는대로 바구니  에 넣는다.

    무혁, 낑낑 무겁게 들고 따르며 의아한 표정으로 은채를 보는.



13. # 서경방



    무혁, 서경, 갈치, 각각 작은 상 하나를 펴고 앉아 있다.

    각각의 상위엔 한글 교재(무혁), 크레파스와 스케치북(서경), 초등학교 교과서(갈치)가 놓여 있다.

    은채, 갈치에게 교과서의 산수 문제를 가르쳐 주고 있다...갈치, 고개 끄덕이며 열심 히 듣고....“자, 이제 니가 풀어봐.” 얘기하고.

    무혁, 턱을 괴고 그런 은채를 유심히 지켜본다.

    은채, 서경이 그림 그리는 것을 돕는다. 우리 가족...서경이 그려놓은 그림 위에 은  채가 글을 쓴다. 윤서경(나), 갈치(아들), 무혁이(내동생)...서경, 웃으면서 즐겁게 그   림을 그린다.  

    무혁, 얼굴에 자꾸만 흐르는 미소를 감추려고 손바닥으로 입주위를 자꾸만 쓴다.

    이번엔 무혁 차례다. 은채, 노트 위에다 ‘우리 나라 대한 민국’ ‘코리아 파이팅’ ‘독도는 우리땅’ ‘김치 없이 못살아’ 써놓고 그 아래 칸을 무혁이 따라 쓰게 한다.

    무혁이 잘 못 쓰자, 옆에서 지우개로 지워주고 다시 써보라고 하고...무혁과 함께 펜 을 잡고 써보기도 한다. 두 사람 거의 얼굴이 맞닿은 자세가 된다.

    은채는 의식하지 못하지만, 무혁, 가까이서 느껴지는 은채의 체취가 눈물나게 사랑   스럽고, 눈물나게 행복하다.  

    그 위로 들리는.



무혁Na  하느님...당신이 정말 존재한다면, 나...당신에게 약속합니다.

        

14. # 재래시장



    은채, 서경, 갈치와 함께 김밥 재료들을 사고 있다. “쪼꼼만 더 깍아주세요오오!” 귀   엽게 애교를 부리는 은채, 따라하는 서경.

    “고맙습니다” 허리가 꺽어지게 정중하게 인사하는 은채, 신나서 따라하는 서경과 갈치....무겁게 시장 바구니를 든 무혁, 흐뭇한 미소로 그런 은채를 보고.



무혁Na  ...송 은채....내게 남은 시간, 저 여자만 내 곁에 두신다면,

15. # 서경 주방



    은채, 서경과 함께 김밥을 말고 있다. 서경의 능란한 솜씨에 비해 자꾸 김밥 옆구리가 터지고 서툴지만, 열심히 주워 먹으며 진지한 자세로 열심히 배운다.

    무혁, 밖에서 갈치와 로봇 조립을 하다가 고개 돌려 은채를 본다.

    

무혁Na  저 여자로 내 남은 시간을 위로해 준다면....더 이상 날 건드리지 않는다면...



16. # 서경방 (밤)



    은채, 서경과 갈치에게 맛사지 해주고 있다.



무혁Na  그냥 여기서 다 멈추겠습니다.    

    

    조명등만 켜진 방.

    은채, 말짱말짱 눈 뜨고 있는 서경과 갈치에게 동화책을 읽어준다. 서경과 갈치, 행복한 표정으로 스르르 잠이 든다.



무혁Na  증오도 분노도 다 쓰레기통에 처넣고, 조용히 눈 감겠습니다....



17. # 서경 마당



    무혁, 마루에 걸터 앉아 캄캄한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다.



무혁Na  하느님...나, 당신에게...약속합니다.



    은채, 걸어나오다 무혁의 쓸쓸한 등을 본다.....더 이상 다가가지는 않고 그대로 멈춰선 채 오래토록 응시하는. F.O.

    

18. # 분장실(낮)



    런닝 차림의 윤, 짜증스런 표정으로 거울 보고 있다.



윤  아, 씨...이거 다크 써클 아냐?....아우, 어뜩해?......은채야! 나 다크 써클 생겼어! 은 채...(하다가 말을 멈춘다...아, 은채가 없지...)

수미    (옷 들고 들어오다 벙한 표정 짓는)

무혁    (분장실 입구에서 팔짱을 낀 채 윤을 지켜보고 있다...눈빛이 훨씬 순해졌다)

윤  (머쓱한 표정 지으며 수미가 입혀 주는 옷을 입다가....찡그리며) 푸후우우우......나 이런 스타일 싫어하는데....이렇게 스트라이프 들어 간 거, 나한테 잘 어울리지두 않    구 내가 젤 싫어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수미    (무안한)...죄송해요. 잘 몰랐어요....다시 알아 보께요....(하며 밖으로 나간다)

윤  (허공을 향해 푸 입김 품고)

무혁    (무표정하게 보는)



19. # 아이스크림 가게



    민채, 가방 메고 들어서 두리번거린다. 창가 자리에 은채와 서경(목걸이는 보이지 않게 옷 안에 착용된)이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민채    (누구지? 갸웃하다가) 언니야!! (반갑게 부른다)

    

    민채와 서경, 서로 경쟁적으로 숟가락까지 부딪히며 아이스크림(제일 큰 사이즈)을   퍼먹는다.



은채    천천히 먹어, 송 민채....또 사주께.

민채    이 사람 누구야, 언니?

은채    어... 내가 잘 아는 언니.

민채    (아이스크림 계속 경쟁하듯 먹으며 탐문하듯 뚫어지게 서경을 보며) 상태가 좀 안 좋은 거 같다, 근데?

은채    (그런 말 하는 것 아니라고 민채를 툭 치고) 어릴 때 교통 사고가 났었대...되게 착하구 좋은 언니야.

서경    (민채를 경계하듯 째려 보며 계속 아이스크림만 먹고)

민채    그래서, 이 언니 집에 같이 있어, 지금?

은채    응....그거 줘.

민채    아, 잠깐....(가방에서 작은 돼지 저금통 꺼내서 준다)

은채    (반갑게 받아서 보는) 이거 한 이십만원은 되겠지?

서경    (민채가 숟가락을 뗀 사이 열심히 먹고)

민채    (얼른 숟가락으로 한 웅큼씩 퍼 넣으며) 돈두 없이 다니냐? 카드 없어?....아, 숙채가 언니 카드 쌔벼갖구 있더라, 참.

은채    ......(심난하다)



    아이스크림이 든 볼, 깨끗이 비었다.

    민채와 서경, 그제야 포만감 어린 미소 지으며 숟가락 쪽쪽 빨고 있다.

    이때, 가게 안, 노래 바뀌어 윤의 노래가 흐른다.

    은채, 잠깐 심난한 표정이다가 티슈로 서경의 입가에 묻은 시럽과 아이스크림을 닦아준다.



민채    (윤의 노래에 심난해지며) 윤이 오빠 잊기 대따 힘들지?

은채    ....(서경의 흘러내린 머리에 다시 핀 꽂아준다) 아니.

민채    하긴 뭐 묻는 내가 바보지.

은채    정말루 나, 윤이 많이 잊은 거 같애, 인제.

민채    나한텐 뻥 안 까두 된다니까! 내가 사랑을 모르냐?

서경    나 화장실 갔다 오께요.

은채    네....따라 가 줄까요?

서경    아니요. 괜찮아요...(하며 밖으로 나간다)

은채    (화장실 가는 서경을 눈길로 쫓으며) 잠자는 시간 빼구 눈만 뜨면 늘 윤이가 보였었거든...윤이가 내 앞에 없어두 윤이가 내 앞에 있어두 늘 윤이만 보였어, 내 눈엔.

민채    그 맘 안다니까, 내가.

은채    (민채 보며) 근데, 이젠 다른 사람이 보여...가끔 윤이가 보일때두 있는데...자꾸 그 사람이 보여, 이젠.

민채    그게...누군데?

은채    (피식 웃음 흘리다가 아차! 벌떡 일어서는) 아, 갈치!

민채    엉? 갈치?

은채    (시계 보고 중얼 거리는) 클났다. 갈치, 담임 샘 만나기루 했는데......금방 갔다 올테   니까 아까 그 언니 잘 보구 있어. (나간다)

민채    갈치 담임샘?....용궁에 가냐?



    이때, 민채의 핸드폰 울린다.



민채    (핸드폰 받고) 네...어, 엄마....뭐?.....빨래?....가스 불에다 올려놓구 그냥 나왔어?....나두 지금 밖인데....숙채랑 연락 안돼?......엄만 어딘데?.....알았어.....지금 바루 들어가    께...(핸드폰 닫으며 일어서는)    



    민채, 그때 화장실에서 나오는 서경(산만하게 이리저리 휘 둘러보고 만지고 다닌다)  을 난감하게 본다.



20. # 갈치 초등학교

    

    은채, 뛰어와서 서면 아무도 없는 텅빈 운동장. 하교하는 초등학생 몇 명만 보인다.

    은채,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면 가방을 맨 갈치, 그네에 앉아 발구름 하고 있다.



은채    갈치야!

갈치    (은채 보고) 누나!!

은채    미안해...많이 기다렸지?.....(갈치 손 잡으며) 가자, 선생님 기다리시겠다.

갈치    나...학교 안 다녀두 되는데...김밥은 누가 팔아요, 그럼?

은채    (마음이 아프다)...뭐...누나가 엄마 도와 드려두 되구....외삼촌두 있구....엄마 도와 줄 사람은 많잖아...갈친 걱정 말구 학교 다녀두 돼, 인제...(갈치의 손을 끌고 교무실쪽   으로 가는)

갈치    (학교가 신기하기도 하고 사실은 설레기도 한다...설레는 표정으로 학교를 휘 훑어   보는)

은채    (안스럽게 보며 갈치의 머리를 흩트리고....목도리도 제대로 다시 묶어주는)



21. #오들희 집 계단

    민채, 서경의 손을 잡고 급한 걸음으로 계단을 오르고 있다. 서경, 우와..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신기한 듯 두리번거리는.



22. # 오들희집 정원



    민채, 서경의 손을 잡고 정원으로 들어선다. 서경, 신기한 듯 여전히 두리번거리고 있다.



민채    언니! 나 금방 들어가서 가스 불 끄고, 똥만 잠깐 싸구 올테니까요, 여기 꼼짝 말구 있어요.

서경    네...(고개 끄덕이는)

민채    꼼짝말구 있어요, 여기!! (얼른 집 쪽으로 뛰어간다)

서경    (신기한 듯 두리번거리다가 연못을 발견하고 그 쪽으로 간다) 우와...물고기다.



23. # 오들희집 앞



    윤의 밴이 도착한다.

    운전석 문 열리고 무혁, 내린다. 무혁, 뒷문을 열어주면, 윤(모자를 쓴)이 내린다.

    윤, 표정에 기운이 없다.



윤  피곤하다. 나 줌 자께.....라디오 생방이 몇시지?

무혁    일곱 시 반. (윤의 비뚤어진 모자를 바로 씌워준다)

윤  (기운 없이 웃고) 여섯시 반까지 와 그럼. 좀 있다 보자...(손 흔들어 주고 대문 열고 들어간다)

무혁    (윤이 대문 안으로 사라지자 잠깐 멈추고 있다가...밴 운전석에 오른다)



24. # 오들희 정원



    윤, 정원으로 들어서다가 연못에 손을 넣고 찰방거리며 장난치고 있는 서경을 발견한다.    

  

윤  (누군가 갸웃하다가...) 이봐요.

서경    (장난하는데 정신이 팔려 소리를 못 듣는다)

윤  (뭐야?....가까이 다가가서 서경의 등을 툭 치며) 이봐요.

서경    (그제야 깜짝 놀라서 돌아보고...윤의 모습에 겁 먹은 표정 되는)

윤  누구세요?

서경    ......

윤  누구신데, 남의 집에 함부루 들어와 계세요?

서경    (잔뜩 언)

윤  누구시?....(하다가 서경의 머리에 꽂은 핀을 보고) 어? 이거 내가 은채 생일 선물루     이태리에서 사다 준 핀인데?...(공손하게) 이거 어디서 났어요?

서경    ....아까...은채가 줬어요.

윤  (흠칫) 은채...봤어요? 은채 어딨는데요? (은채 집으로 가려는데)

민채    (허겁지겁 뛰어오다가 윤과 마주치고 흠칫하며 걸음을 멈춘다)

윤  은채...집에 왔어?

민채    아..아니요.

윤  은채, 어딨어?

민채    모...모르는데요, 난...(불안하게 서경을 본다)

서경    (천진한 표정으로 눈을 꿈벅거리다가 다시 연못에 손을 넣고 장난을 친다)

윤  (휙 시선 돌려 서경을 본다...은채에 대해 뭔가 알고 있다 직감한다.)



25. # 아이스크림 가게



    은채, 허겁지겁 뛰어 들어온다. 민채와 서경의 모습, 보이지 않는다.

    어디 갔지?...어리둥절하고 난감한 표정 짓는.



26. # 일각 공중 전화



    은채, 민채의 핸드폰으로 전화하고 있다.



은채    송민채!.....어떻게 된거야?.....어딨어, 지금?!

민채(F) 클났다, 언니야....상태 안 좋은 언니, 윤이 오빠한테 포로로 잡혔어, 지금.

은채    (어이 없는) 뭐?

민채(F) 그 언니 찾구 싶음 언니가 직접 와서 데려 가래, 윤이 오빠가.

은채    (기가 막힌)



27. # 오들희 거실



    윤, 서경과 함께 놀고 있다. 윤, 친절하고 다정하게(서늘한 마음 숨기고) 팬들에게   받은 인형과 트럼펫 같은 악기 보여주고, 먹을 것도 잔뜩 가져다 놓았다.

    서경,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한다. 서경 뒤로 오들희의 사진이 유난히 뚜렷해 보인다.

    민채, 핸드폰 만지작거리며 쫄래쫄래 들어선다.



윤  은채랑 전화 했어?

민채    ....네.

윤  (서경에게 미소 지으며 놀아준다...트럼펫-혹은 다른 악기- 불어주는) 재밌죠? 또 해주까요?

서경    네...(이것 저것 집어 먹으며 좋아라 하고)

민채    (죽을 상 짓는)

    

28. # 공중전화 박스 앞



    은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곤혹스런 표정으로 공중전화 박스에 기대 서 있다.



29. # 서경집 앞길



    무혁, 케?과 과일, 은채와 서경과 갈치의 옷을 산 쇼핑 봉투등을 양손 가득 들고 걸어 올라 온다. 선물들에 가려 무혁이 안 보일만큼 하나의 선물 산이 움직이는 것  같다.

    무혁, 휘파람도 불고, 몹시 기분이 좋다.

  

30. # 공중전화 박스앞 (노을녘)  

  

    은채, 여전히 어쩌지도 못하고 같은 자세로 심난한 표정 지으며 서 있다.

    점점 어둠이 내려앉고 있다.



31. # 오들희 정원(밤)



    민채, 혹시 은채가 오나 불안하게 서성이고 있다.

    통유리를 통해서 본 실내...윤은 소파에 벌렁 드러 누워 심난한 표정으로 손톱을 물  어 뜯고 있고, 서경은 인형 들고 신기한 듯 거실을 두리번거리고 있다.



32. # 오들희 거실



    서경, 인형을 안고 거실을 어슬렁거리며 오들희의 사진앞에 멈춰 선다.



서경    (오들희의 미모에 감탄하며) 우와아....이쁘다......(오들희의 사진에 가만히 손을 대고 쓸어 보다가...오들희 방쪽으로 간다)

윤  (자기 생각에 빠져 식식대느라...서경을 제어하지 않는다.)



33. # 오들희 방



    서경, 눈이 동그래지고 입이 딱 벌어져 오들희의 방으로 들어선다.

    우와아...흥분해서 오들희의 침대도 만져보고 한쪽 벽에 걸린 사진도 보다가 화장대 앞으로 간다.

    화장대 위에 패물함 놓여 있다. 패물함 열어보며 갖가지 패물들 나온다.

    서경, 진주 목걸이를 꺼내 “이쁘다” 하며 인형 목에다 걸어주고, 뚜껑을 닫으려는데, 그만 패물함이 바닥으로 쏟아져 버린다. 그때, 패물함에서 쏟아진 다이아 반지     하나가 침대 밑으로 들어간다.

    깜짝 놀라며 당황하는 서경.

      

34. #오들희 정원

     오들희, 대천과 함께 얘기하며 정원으로 들어선다.



오들희  어우, 싼티 나. 싼티 나....어떻게 그런 여자가 그런 럭셔리한 남편을 만났는지 이해 가 안 가, 난....무슨 복을 타구 나서 그럴까, 걔는?

대천    (씁쓸하게 웃고)

민채    (오들희와 대천 오는 것 보고 당황하며) 안녕하세요.

오들희  어, 민채....왜 여기서 이러구 서 있어? 똥 매려운 강아지처럼?

민채    (난처한) 예에...그냥...

오들희  어, 우리 아들 들어 왔네....(집 안으로 들어가며) 아들!! 마이 썬!!

민채    (이 일을 어떡해야 되나?..동동거리는데)

대천    왜 그래? 정말 똥 매렵냐, 너?

민채    아뇨오!! 아까 다 쌌어요.



35. # 오들희 거실



    오들희, “아드을!” 하며 윤에게 달려 와 윤의 볼에 입맞춤을 한다.



오들희  아들! 오늘은 어땠어? 오늘은 나이스 데이였어?

윤  (오들희를 꽉 껴안으며) 엄마...나 힘들어...

오들희  왜? 뭐 땜에? 은채 땜에 그래?

윤  몰라아....



    이때, 서경, 오들희 방에서 나와 거실로 온다. 진주 목걸이한 인형을 안고 있다.



서경    나 집에 갈래요....

오들희  (돌아본다)

서경    와...이쁜 아줌마다...(활짝 웃는)

오들희  쟤..뭐야?...(하다가 인형 목에 걸린 진주 목걸이 보고) 어, 저거 내 목걸이...내 목걸   인데....(벌떡 일어나서 서경에게 다가가더니 인형을 홱 채서 뺏으며) 아가씨, 뭐야?     지금 어느 방에서 나온 거야?

서경    (오들희의 무서운 표정에 금방 겁먹은 표정 되는)

오들희  얘 누구야, 윤아?!!

윤  그냥 내가 좀 아는 사람이야...(일어서서 오며) 무섭게 그러지 마, 엄마...좀 정상이     아닌 거 같애.

오들희  (서경을 무섭게 보며) 너, 여기 꼼짝 말구 있어.

서경    (잔뜩 얼어서....)



36. # 오들희방



    오들희, 방 안으로 들어선다.

    패물함이 방바닥에 쏟아져 있고, 갖가지 패물들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오들희, 기함을 하는.



37. # 서경방



    무혁이 사온 선물들, 여성복 옷가지들과 케?, 과일, 과자, 방안 가득 널려 있다.

    갈치, 무혁의 눈치를 살피며 케?의 크림을 손으로 찍어 맛을 본다.

    무혁, 심난한 표정으로 시계를 본다. 6시를 넘어서고 있다.

    무혁, 한쪽에 놓인 은채 가방을 본다.



무혁    어디 간다는 말 없었어?

갈치    네....엄마 데리구 금방 올거라구 집에 가 있으라 그랬어요.

무혁    (도저히 더 기다릴 수가 없다...벌떡 일어서며) 삼촌, 금방 갔다 올테니까....은채 누나 오면 꼼짝 말구 있으라 그래.

갈치    네...

무혁    .......



38. # 오들희 집앞  



    무혁이 운전하는 윤의 밴 와서 멎는다.

    무혁, 운전석에서 내려 대문쪽으로 오다가 한 대 맞은 듯 어이없는 표정 짓는다.

    은채, 대문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가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에 고개를 든다.



은채    (무혁의 모습에 당황하는) 아저씨...

무혁    (윤일 만나러 왔나.....기도 막히고...배신감도 느껴진다)

은채    ...(무혁의 마음을 안다)....저기...그게...그러니까....

무혁    ....우리 누난 어딨어?....집에 갔냐?

은채    아뇨....(오들희 집 가리키며) 저기...있어요.

무혁    (흠칫)



    이때, 싸이렌 울리며 경찰 패트롤카 달려 와서 오들희 집 앞에 멎는다.

    무혁과 은채, 이건 또 웬 경찰찬가? 의아한 표정으로 보는.



39. # 오들희 거실



    서경, 잔뜩 공포스런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 앉아 훌쩍거리며 울고 있다.



서경    집에 갈래요....우리 집에 갈래요....갈치야....   갈치야아아.....

윤  (난감한 표정으로 서경을 달래며) 울지 마요...울지 마....(오들희 보며) 경찰까지 부    를 건 뭐 있어, 엄마? 살살 달래서 물어 보지, 그냥...

오들희  (소파에 앉아서 서경을 노려 보며) 물어봐두 자꾸 발뺌만 하잖아!! 반지 엇다 감췄   어?! 반지 안 내놀래, 진짜?!!

서경    (더욱 서럽게 울고) 갈치야아....갈치야아....

대천    (오들희 옆에 난감하게 서서) 모르는 거 같은데, 정말루....니가 다시 한번 잘 찾아봐. (민채는 대천 옆에서 죽을 상을 하고 있다)

오들희  샅샅히 잘 찾아봤어, 지금까지!!....다이아 반지 그게 얼마 짜린 줄 알어?....그건 돈    주구두 못 사는 거야!....윤이 넌 저런 앨 왜 우리 집에 들여?! 저 따위 앨 왜 집에  들여서 이 사단을 만드냐구, 이 자식아!!

민채    (죽고 싶다)

윤  하우 참....(울고 있는 서경을 달래는) 요만해가지구 반짝반짝 빛이 나는 반지 못 봤어요? 잘 생각해봐요.

서경    우리 집에 갈래요....우리 집에 갈래요.....

오들희  내가 보기엔 모자란 척 하면서 상습범이야, 쟤.....속옷에다 감췄니? 아니다. 삼켰지, 너?!!

대천    (어쩌지도 못하고 답답한)  

서경    ..흐으응...갈치야...갈치야아....  

오들희  경찰들 와서 더 심각한 상황 벌어지기 전에 어서 말해....지금이라두 실토하면 암말  안하구 용서하께...얼르은!!!

서경    ...외삼촌...외삼초온.....



    이때, 남자 순경과 여자 순경, 안으로 들어선다. 경례하고.



여순경  무슨 일이십니까?

오들희  ...(이젠 어쩔 수 없다) 6캐럿짜리 다이아 반지가 없어졌어요.

서경    (경찰들을 보자 더욱 무서워 윤의 뒤에 숨으며 바들바들 떨며 우는)

윤  (돌겠다)



40. # 오들희 정원



    무혁, 털레털레 걸어 와 선다.

    은채, 무안하고...미안하고...어쩔 줄을 몰라하며...무혁의 뒤를 쫄래쫄래 쫓아와 선다.

    무혁, 서늘한 표정으로 오들희 집을 노려 본다.

    통유리를 통해 윤과 오들희(윤이 심하다며 오들희를 말리고 있고, 오들희의 표정은   강건하고), 대천, 민채, 남자 순경의 모습이 보인다.



41. # 오들희 방



    서경, 하얗게 질려서 바들바들 떨며 훌쩍이며 서 있고, 여 순경, 서경의 몸을 수색하고 있다.



여순경  (난감하게 보며) 죄송하지만, 양말 좀 벗어주시겠어요?

서경    (눈치 살피며 바들바들 떨며...양말을 벗는다)

여순경  (양말을 살펴 보는데)

오들희  (벌컥 문 열고 들어오며) 그렇게 수박 겉핥기식으로 보시면 어떡해요? 속옷에다 감   췄다니까요...홀딱 벗겨 놓구 잘 좀 보세요.

여순경  (난감한)....물증이 있는 것도 아니구, 인권 침해 문제두 있구요, 사모님...(하는데)

오들희  (O.L.) 도둑이 무슨 인권이 있어요?....엇다 숨겼니? 대체 엇다 숨겼어, 응?!!...(하며 서경의 웃옷을 우왁스럽게 벗긴다)

서경    (어쩌지도 못하고 울면서 바들바들 떨고만 있고)

여순경  (곤혹스런 표정 짓는)

오들희  그러게 왜 말루 할때 안 듣니? 왜 말루 할 때 안 들어? (서경의 옷을 런닝만 남겨놓고 우왁 스럽게 벗긴다...그 바람에 서경이 걸고 있는 목걸이가 툭 떨어지지만, 아 무도 알지 못한다)

서경    (무서워서 제대로 울지도 못하고)..외삼촌....외삼촌.....

오들희  (런닝을 벗기려 하며) 이것두 벗어봐..벗어 봐, 좀.

서경    싫어요...싫어요....(꽉 잡고 안 놓고 있다.) 갈치야....갈치야.....(하는데)



    이때, 벌컥 문 열리며 무혁이 들어온다. 표정, 무섭도록 싸늘하다.



서경    (무혁을 보자 안도하며 와앙 울음 터뜨린다) 외삼초온....

무혁    (분노에 찬 표정으로 오들희를 노려 본다)

오들희  (당황스럽게 무혁보며)...미스타 차!

무혁    (무섭게 노려 보다가....자기 잠바를 벗어서 서경을 돌돌 싼다)

오들희  뭐니? 너 얘랑 아는 사이야?!!

무혁    .....업혀, 누나...(서경의 옷가지는 손에다 들고 서경을 업더니 밖으로 나간다)

오들희  (기가 막힌)



42. # 오들희 거실



    윤, 대천, 민채, 남 순경, 무혁이 서경을 업고 나가는 모습을 당혹스럽게 보고 있다.



43. # 오들희 정원



    은채, 당혹스런 표정으로 서 있는데, 무혁, 울고 있는 서경을 업고 나온다.



은채    (하얗게 얼어서 무혁을 보는)

무혁    (무표정하게 눈빛 마주치고 그대로 가는)

은채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아저씨....아저씨...(따라 가려는데)

윤  (어느새 정원으로 나와 은채의 팔을 잡는다)

은채    (윤을 보는)



44. # 오들희 계단



    무혁, 서경을 업고 걸어 내려온다. 분노에 이글거리는 눈빛.



무혁Na  하느님...당신이 정말 존재한다면, 나...당신에게 약속합니다.



45. # 오들희 정원  



    은채, 윤을 야속하게 보다가 “이거 놔!” 하며 윤의 손을 뿌리치고, “아저씨!” 부르며

    대문쪽으로 산다.

    윤, 당혹스럽다.



무혁Na   내게 남은 시간, 저 여자만 내 곁에 두신다면,



46. # 오들희 집 앞



    은채, 뛰어와 서면, 뒷 모습을 보이며 걸어가는 무혁과 서경 남매.

    은채, 더 이상 따라가지도 못하고...두 눈 가득 눈물이 그렁 맺힌다.



무혁Na  저 여자로 내 남은 시간을 위로해 준다면....



47. #일각 거리



    무혁, 이를 앙물고 가고 있다. 서경의 벗은 맨발이 애처롭다.



무혁Na  더 이상 날 건드리지 않는다면.



    무혁, 부릅뜬 눈, 서슬이 시퍼렇다.



무혁Na  그냥 여기서 다 멈추겠습니다.    



48. # 오들희집 앞



    무혁의 멀어지는 등을 보는 은채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무혁Na  증오도 분노도 다 쓰레기통에 처넣고,



49. # 거리



    무혁의 앙 문 입술이 부르르 떨려 온다.



무혁Na  조용히....조용히....눈 감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