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읽기] 미안하다,사랑한다 6회 - 2 |
39. # 스포츠 신문사안
기자들, 분주하게 다니며 일하고 있다. 한 스포츠지 기자, 책상앞으로 와 앉는데, 봉 투 하나가 놓여 있다.
기자, 갸웃하며 봉투를 열어보면 사진이 나온다.
무혁이 찍었던 은채와 윤의 사진이다. 윤이 은채를 꽉 끌어안고 있는 모습, 서로 다 정하게 뺨을 맞대고 잠들어 있는 사진, 윤이 은채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진, 은채와 다정하게 라면을 나눠 먹는 사진, 은채가 윤과 민주를 애틋하게 바라보고 있는 사 진등이다. 누가 봐도 다정한 연인의 모습같다.
기자, 긴장하며 보낸 이가 써져 있나 봉투를 살펴본다. 깨끗한 흰 봉투다.
40. #신문 가판대앞
민채, 친구와 핫도그 먹으며 가방 매고 오다가(우리 담탱이 열라 재수 없지 않냐? 하는 대화하며) 가판대쪽을 보며 걸음을 멈춘다.
가판대 신문 톱기사에 윤과 은채의 모습이 크게 찍혀 나와 있다.
(타이틀은 “최고의 순정남 최윤?(퀘스쳔 마크 강조)라고 붙어 있다)
민채, 기가 막힌 표정으로 신문을 집어들더니 500원짜리 동전 놓고, “언니야!”부르 며 신문을 쥐고 달려간다.
41. # 은채 거실
은채, 안색이 새파래서 앉아 있다. 그 위로 민채의 소리 들리는.
민채E (기사 읽는) 최윤과 그의 코디네이터 송모양의 애정 행각은 사실 최 윤의 데뷔 시 절부터 연예계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려왔다.
은채 주변으로 혜숙, 숙채, 민채, 둘러 앉아 있다.
민채 (신문을 읽는) 숱한 여자들의 구애에도 스캔들 메이커 강민주와 공개 연인을 선언 하며 이 시대 최고의 순정남으로 찬사를 받아왔던 최윤...그의 숨겨진 여자 송 모양 과 강 민주는 고교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 사이로 밝혀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숙채 (옆에 있던 티슈통을 은채에게 집어 던진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 내 가...사실 말이 나왔으니까 말이지, 니들이 친구냐? 모르는 사람이 보면 딱 부부지.
혜숙 내 말이.
은채 (멍한)
숙채 지 친구 전화 번호는 몰라두 윤이 친구 전화 번호는 다 외우고 있잖아, 송은채 저 안 좋은 머리에.
혜숙 내 말이.
숙채 빤스 열 개 갖다 놓구 거기서 윤이 빤스 고르라면 윤이 엄만 못 골라내두 이 지 집앤 골라내잖어, 엄마.
혜숙 내 말이.
숙채 은채 브라자 치수, 빤스 치수, 신발 치수, 나두 모르는 걸 윤이는 다 꿰구 있더라니 까요, 엄마.
혜숙 내 말이.
은채 (멍해 있는)
민채 아, 진짜 일생에 도움이 안되는 사람들이네....그래서, 말하고자 하는 요점이 뭔데, 두 사람?!! 그래서, 이 기사가 사실이라는 거야, 뭐야?!!
숙채 아니, 그게 아니구...내 말은 그러니까...(그제야 깨닫는) 엄마, 우리가 지금 뭔소릴 한 거야?
혜숙 ....글쎄....니가 다 떠들었지, 난 별 소리 안했는데....(하는데)
은채 (괴롭게 머리를 쥐어싸고 갑자기 아악! 고함을 지른다)
혜숙, 숙채, 민채, 깜짝 놀라서 눈이 동그래져서 보는.
42. #오들희 거실
윤, 은채와 같은 자세로 괴롭게 머리를 쥐어싸고 아악! 비명을 지른다.
윤 앞으로 기사가 실린 스포츠 신문 놓여 있다.
오들희, 울그락 불그락 어찌할 바를 몰라한다.
대천도 한쪽에서 그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
전화벨 계속 울리고 있지만 받지 않는다.
오들희 누구야, 대체? 누가 이런 돼 먹지두 않은 사진을 찍어서 우리 윤일 모함하는 거 야?...(대천 보며) 오빠! 이 놈이 누군지 내 앞에 좀 데려와봐. 어서 가서 잡아와 봐, 쫌.
대천 진정 하십시오, 아가씨.
오들희 내가 지금 진정하게 됐어?....(전화벨이 울리고 있는 전화코드를 빼 버린다) 우리 윤 이가 이미지에 얼마나 타격을 입었는데.....씨에프두 세 껀이나 취소됐대....립스틱 씨 에프는 위약금 물어줘야 할 판이래, 지금!...어우, 어우...심장 떨려.
대천 ....청심환 갖다 드릴까요?
오들희 병주구 약 줘?....은채 걘 정신이 있는 애야, 없는 애야? 윤이야 워낙 물러터져 천지 분간을 못해서 그렇다 치구, 저라두 조심을 했었어야지.
대천 ....죄송합니다.
오들희 사람들이 우리 윤일 어떻게 생각하겠어? 친구 사이 왔다갔다 하는 변태 카사노바라 구 생각 안하겠어? 힘없는 코디네이터나 농락하는 파렴치범으로 생각하지 않겠냐 구?
대천 ......(속으로 치밀지만 참는)
오들희 상대두 왜 하필 은채니? 우리 윤이까지 격 떨어지게 왜 하필 은채야?!!
대천 (결국 못 참고 낮고 강하게).....우리 은채가 왜?
오들희 (당황해서 보는) ....오빠!
대천 코디네이터가 뭐? 스타는 뭐 별거냐? 스타는 뭐 하늘에서 떨어졌어? 내가 보기엔 거기서 거기야, 다!
오들희 (기가 막힌) 오빠!!
대천 우리 은채, 힘 없지 않어. 니 아들보다 백 열 다섯배는 힘 쌔다, 우리 은채!!
오들희 오빠.....미쳤어?!!
대천 다른 건 다 참아두 나, 우리 은채 씹는 건 못 참는다...그니까, 조심해, 기집애야!!
오들희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잃고 보는데)
윤 (벌떡 일어선다)
오들희 윤아.
윤 (괴로운 표정 잠깐 짓다가 한켠에 있는 야구 모자를 푹 뒤집어 쓰고 굳은 표정으로 밖으로 나간다)
오들희 어디 가, 윤아?....어디 가?!!!...(배신감에 대천을 째려보는)
대천 (시선 딴 곳으로 돌리는)
43. #오들희 정원
윤, 굳은 표정으로 걸어나오는데, 저 앞에서 멍한 은채, 걸어온다.
서로 마주치는 윤과 은채.
은채 (미안하기도 하고 당혹스럽기도 한) 윤아.
윤 (무표정하게 보다가 시선 외면하고 가 버린다)
은채 (가슴이 철렁 무너지는 것 같다)
44. # 민주 거실
민주, 게임기 놓고 열심히 게임하고 있다. 옆으로 과자와 빵, 음료수, 한가득 쌓여 있다.
윤, 천천히 걸어 들어온다.
윤 .....민주야.
민주 (돌아보지 않고 게임하며, 밝게) 어, 윤아...잠깐만 기다려. 이것만 하구....(열심히 게 임하는)
윤 (미안한 표정으로 민주를 보는)
시간 경과. 시계, 4시를 넘어서고 있다.
민주, 여전히 게임에만 열중해 있다. 과자와 빵, 제법 없어졌다.
윤, 무릎꿇은 자세로 앉아 있다. 약간 표정이 굳어서 민주를 본다.
창 밖에 빗소리가 들린다.
시간경과. 시계, 6시를 넘어서고 있다. 창밖은 이미 깜깜하다.
민주, 여전히 게임에 열중해 있다. 과자와 빵, 제법 많이 없어졌다.
윤, 표정이 완전히 굳어 민주를 본다.
시간경과. 시계, 10시를 넘어서고 있다.
민주, 여전히 게임에 열중해 있다. 과자와 빵, 음료수, 거의 없어졌다.
윤, 표정이 창백해진다.
윤 (힘겹게)....민주야...
민주 (여전히 게임하며, 목소리는 밝게) 어, 미안해, 윤아.....이것만 하구.
윤 (천천히 일어난다. 오랜 시간 불편하게 앉아 있었던 탓에 발이 저리다. 코 끝에 침 을 바르고, 민주를 착잡하게 보다가 돌아서 나간다)
민주 (표정없이 계속 게임을 하고 있다. 문 열리고 닫히는 소리 들리지만, 여전히 표정없 이 게임에 열중해 있다.)
45. # 민주 아파트앞(밤)
매서운 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사람들 몸을 움츠린 채 종종 걸음을 치며 간다.
야구 모자를 푹 눌러 쓴 윤, 기운이 쭉 빠져 털레털레 걸어나오고 있다.
46. # 오들희 거실
오들희, 불안한 표정으로 서성이고 있다. 윤에게 핸드폰을 걸어보지만, 핸드폰이 꺼 져 있다는 안내음만 들린다.
오들희 윤아...대체 어딨는 거야?
47. # 오들희 대문앞
은채, 매서운 바람에 바들바들 떨며 혹시 윤이 오는지 고개를 길게 빼고 본다.
서로 꼭 껴안고 종종 걸음을 치며 가는 연인들의 모습만 보인다.
은채, 먹먹한 표정으로 담벼락에 머리를 탁 기댄다.
48. # 서경집 마루 (마당)
민현석, 스포츠 신문을 보고 있다. 윤과 민주의 사진, 윤과 민주의 다정한 모습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은채의 사진이 함께 실린 또 다른 석간이다.
‘순정남 최윤, 처음으로 안티카페 등장’이라는 제호 아래 ‘씨에프 계약 잇단 취소. 이미지 큰 타격’ 이라는 소제목이 붙어 있다.
민현석 (돋보기 쓰고 신문을 떠듬떠듬 읽는다) 최윤 측에서 현재까지 아무런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최윤과 송모양에 관한 숨겨진 비화들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두 사람은 지금도 한 집에서 같이 살며...(하는데)
갈치(E) (방 안에서 들리는) 고구마!
민현석 (서경방쪽으로 고개 돌려보는)
49. #서경방
무혁과 서경, 상 펴놓고 연습장에 받아 쓰기 하고 있다. 갈치가 한글을 가르쳐 주고 있다.
서경, 골똘히 생각하며 뭔가를 적고, 무혁, 서경의 것을 슬쩍 컨닝한다.
갈치 컨닝 하지 마요, 아저씨!
무혁 (흠칫해서 자기 연습장에다 얼른 쓰며) 안해.
갈치 한번 봐요...(하며 무혁과 서경이 쓴 것을 본다) 야, 진짜...둘 다 열라 무식하다.
그렇게 가르쳐 줬는데, 어떻게 고구마두 못 쓰냐? 진짜 쉬운 건데, 고구마!
서경 (기가 죽어 시선을 떨구고)
무혁 (머리를 긁적거리고) 맞는데? 고구마?
갈치 이게 어떻게 고구마예요? 고꾸미지....(연습장에다 고구마 써주며) 이게 고구마잖아 요!
무혁 아아...(고개 끄덕이는)
서경 (따라서 아아...고개 끄덕이는)
갈치 자! 그럼...다른 거....감자!
서경 (모르겠다...연필 꽁무니를 씹는)
무혁 (머리를 긁적이며 열심히 생각하는)
갈치 (한심하게 보고)
조악한 방...조그마한 상위에 머리를 맞대고 있는 세 사람의 가난하지만
따뜻한 풍경. F.O.
50. # 오들희집 대문 앞 (아침)
무혁, 밴 앞에 기대서 껌 씹고 있다. (곳곳에 기자들의 자가용 서너대 잠복하고 있 다)
민채(책가방 매고)와 숙채 (쓰레기 봉지 들고), 대문 열고 나온다.
민채 (걱정스러워) 윤이 오빠, 어떡하냐?
숙채 내가 은채면 바짓가랭이 잡구 확 늘어진다, 이번 기회에. (쓰레기 봉지 놓고, 손에 서 나는 냄새에 인상 찌푸리고)
민채 넌 어떻게 머리가 돌아가두 그렇게 돌아가냐? 그렇게 살구 싶냐?
숙채 그래...그게 내 생존 방식이다, 어쩔래?...슈퍼 가서 호빵 하나만 사주구 가라, 막둥 아.
민채 (한심한 듯 째려보는)
두 사람, 가다가 무혁과 시선을 마주친다.
무혁, 두 사람에게 웃으며 윙크해 보인다.
민채, 우욱! 오바이트 쏠리는 시늉하고, 숙채, 띵 화살을 맞은 듯 표정이 상기되어 얼떨결에 같이 윙크한다.
민채, 숙채를 어이없는 듯 보다가 무혁을 재수 없다는 듯 보며 숙채를 끌고 간다.
숙채, 끌려가며 무혁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고, 무혁, 미소띤 얼굴로 같이 손을 흔들며 풍선을 만들어 분다.
51. # 오들희 정원
은채, 밤새 고민한 듯 핼쓱한 표정으로 윤의 집을 보며 차마 들어가지는 못하고 서 성이고 있다.
52. # 윤방
윤, 이불을 뒤집어쓰고 훌쩍거리며 울고 있다.
오들희, 난감한 표정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 있다.
오들희 윤아...별 일 아니야....연예계란 바닥이 원래 그래...사실이 아닌 얘긴 가만 있으면 그 냥 잊혀지게 돼 있다? 엄마가 경험해봐서 알잖아. 이렇게 울 일 아니라니까!!
윤 (이불 속에서 큰소리로 울고)
오들희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그러게 왜 의심 받을 짓을 해, 이 자식아! 내가 봐두 니들 둘은 너무 친해....친한 정도가 아니야...너, 은채 앞에서 속옷두 훌렁훌렁 막 벗 지?
윤 (더 큰소리로 울고)
오들희 꼴뚜기가 뛴다구 망둥이까지 뛰냐? 은채 지가 조심을 해야지...이제 엄연히 애인두 있는 앤데, 예전하군 다르게 행동을 해야지, 지가.
윤 (그대로 우는)
오들희 엄마가 은채, 당분간 니 근처에 얼씬두 하지 말라 그랬어...엄마가 잘 아는 코디네이 터가 있는데, 윤아...이번 기회에 차라리 걔루 바꾸면 어떠까? (하는데)
윤 (아예 소리를 지르며 울고)
오들희 알았어, 알았어. 안 바꾸께. 안 바꾸께....(난감한 표정으로 한숨)
53. # 오들희 정원
은채, 손톱을 물어 뜯으며 불안하게 서 있는데, 오들희, 현관문 열고 나온다.
은채, 흠칫 놀라며 차마 시선 마주치지 못하고 꾸벅 인사하고 자기 집쪽으로 얼른 가려는데.
오들희 (냉정해졌다) 윤이 새벽부터 지금까지 4시간 째 울구 있어.
은채 .......
오들희 어뜩하니? 저러다 우리 윤이 죽겠다.
은채 ......
오들희 (스르르 무너지듯 주저 앉으며) 그 전에 내가 먼저 죽겠어....니가 가서 좀 달래봐, 윤이.
은채 .......
54. # 윤방
윤, 여전히 이불 뒤집어 쓰고 훌쩍 훌쩍 울고 있다.
은채, 조심스럽게 문 열고 들어선다.
은채 (마음이 아프지만, 당차게) 아, 재수 없어. 사내 자식이 뭐 그깟 일루 울구 그러냐?
윤 (울음 소리가 약간 잦아든다)
은채 애기네, 애기.....젖병에다 분유 타다가 주까, 애기야?
윤 (울음 소리가 멎었다)
은채 이게 진짜 톱 기사 감인데....인기 가수 최윤, 알고 보면 애기도 이런 갓난 애기가 없다!
윤 (이불을 확 걷어내고 은채를 노려본다...얼굴은 온통 눈물로 뒤범벅이다.)
은채 뭘 째려보냐? 아니면 그만이지....니가 사랑하는 여잔 강민주 밖에 없는 거 하늘이 알구 땅이 아는데....너하구 난, 그냥 친구! 이상두 이하두 아닌 거 하느님이 알구 부처님이 아는데....
윤 (꺽꺽거리며 그대로 은채를 밉게 보는)
은채 그 씨에프 취소돼두 너 먹구 살 수 있잖아!...이미지 금간 거?....내가 기술자 사서 깨끗이 때워주께.
윤 누가 그것 땜에 그래, 기집애야?!!!
은채 그럼 뭐?!!
윤 민주가 내 얼굴을 안 본단 말야.
은채 (송곳 하나가 박히는 것 같다)
윤 화라두 냈음 좋겠는데, 화두 안내....민주네 집에 가서 10시간이 넘게 기다렸는데, 10 시간 내내 게임만 하구 끝 까지 내 얼굴 한번 안 쳐다 본다, 그 기집애?!!
은채 ......
윤 (울먹) 민주랑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씨이...민주가 다 때려치자 그럼 어떡하냐? 죽어버릴거야, 그럼....(침대에 머리를 콩콩 박치기 하며) 죽어버릴거야, 씨이....
은채 (착잡하게 보다가).....죽어.
윤 (예상치 못했던 은채의 말에 당황해서 울음 뚝 멈추고 보는)
은채 죽으라구, 그럼...(돌아서 나온다)
윤 (기가 막힌)
55. # 오들희 거실 계단
은채, 죽을 힘을 다해 감정을 누르며 태연한 표정으로 계단을 내려온다.
56. # 오들희 거실
오들희, 괴로운 표정으로 머리를 싸잡고 앉아 있는데, 은채, 다가온다.
은채 올라가 보세요. 윤이 이제 안 울어요.
오들희 ......(신기하다)
은채 (꾸벅 정중하게 인사하고 현관쪽으로 간다)
57. # 오들희 정원
은채, 태연한 표정으로 터벅터벅 걸어 나온다. 의아할 정도로 차분하고 담담한 표 정이다.
58. # 오들희 대문앞
무혁, 무료한 표정으로 껌으로 손 장난하며 밴에 기대 서 있는데, 은채, 대문 열고 나오다 무혁을 발견 한다.
무혁 (은채를 향해 가볍게 웃어준다)...윤이는?
은채 (무표정) 안 들었나부네?...윤이 오늘 스케줄 취소 됐는데.
무혁 (머쓱한 표정 짓다가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서 부재 수신 확인한다)
은채 실장님이 전화했었죠?
무혁 (고개 끄덕인다)
은채 가세요, 그럼...(인사하고 돌아서려는데)
이때, 주차해 있던 차들에서 기자들 예닐곱명 일제히 내린다. 은채를 보며 다짜고짜 카메라 후레쉬 터뜨리고, 비디오 카메라로 찍는 기자도 있다.
은채 (놀라며 당황하고)
무혁 (벙한 표정으로 보는)
기자1 송 은채씨 맞죠? 잠깐 인터뷰 좀 할 수 있을까요?
은채 (놀라서 어쩔 줄 모르는 표정)
기자2 최윤씨와의 관계가 신문에 보도된 내용이 맞습니까?
은채 (당황하며 무혁을 보는)
무혁 (얼른 와서 은채를 자신의 등뒤로 보내며 가리고, 기자들에게 손사래치며 못 찍게 한다) 가! 가아!! 비켜! 카메라 치워!!
은채 (무혁의 뒤에서 무혁의 옷을 잡고 바들바들 떠는 위로 기자들의 질문 들리는)
기자1(E) 한 말씀만 해주세요, 송은채씨!
기자3(E) 최윤씨와는 언제부터 연인 관계였습니까?
기자2(E) 강민주씨완 오랜 친구 관계로 알고 있는데, 강민주씨두 두 분의 관계를 알고 있었 나요?
은채 (바들바들 떠는)
무혁 (은채를 감싸듯이 안고 기자들에게 소리지르며, 제지하며 대문쪽으로 가는데)
은채 (문득 결심한 표정으로) 잠깐만요!!!
무혁 (보는)
은채 카메라 치워주시면 인터뷰 할께요.
무혁 (의아한 표정 짓는)
59. # 근처 공터
은채, 벤치에 앉아 있고, 기자들, 은채 주위로 노트와 펜만 들고 서 있다.
무혁, 한쪽에서 팔짱 끼고 은채를 지켜본다.
은채 윤이와 전 같은 집에서 태어나 25년을 함께 커 온 친굽니다. 저희들은 엄마젖도 함 께 먹고 쌍둥이처럼 자랐어요.
무혁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지켜본다)
기자들, 열심히 적는다.
은채 저희 아버지가 윤이 어머니 운전기사구, 저희 어머니가 윤이네 가정부세요...저희 식 구는 윤이네 집 지하방에서 세들어 살구 있습니다.
무혁 .......
은채 단 한번이라두 윤이에게 남자의 감정을 느꼈다면....자존심이 상해서...제가 너무 비 참해져서....그 집에서 단 하루도 지낼 수 없었을 겁니다. 윤이도 마찬가지예요.
무혁 .......
은채 단 순간이라두 저에게 여자의 감정을 느꼈다면 저에게 자신이 민주를 얼마나 사랑 하는지, 민주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소중한지, 민주 때문에 얼마나 죽구 싶은지 그런 얘기 절대 할 수 없었을 거예요.
무혁 (가슴이 답답해져와 하늘을 올려다 본다)
기자들 (고개 끄덕이며 열심히 적는다)
은채 ......더 물어보구 싶으신 말 있나요?
60. # 오들희 집 대문앞
은채, 담담한 표정으로 털레털레 걸어오고, 무혁, 그 뒤를 뒤따라온다.
은채, 밴을 보더니 갑자기 조수석에 올라탄다.
무혁, 의아한 표정으로 보는.
61. #윤 밴안(달리는)
태연한 표정의 은채, 점점 눈가가 발개져 온다. 이를 앙물고 눈물을 참고 있는 모습 이 역력하다. 입술이 바들바들 떨린다.
무혁, 운전석에 오른다. 물풍선처럼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 은채를 흘끗 보 고...당황한다.
은채 (애써 명랑하게) 뮤직 스타트!!
무혁 (씨디 버튼을 누르고, 차 안에 음악이 흐른다)
은채 (눈가가 점점 더 붉어져 온다....눈에 눈물이 고인다....흡...자기도 모르게 울음같은 신음소리가 흐른다.)
무혁 (음악 볼륨을 크게 올린다)
은채 (은채의 입술을 비집고 점점 큰 신음 소리가...울음 소리가...새어 나온다)
무혁 (볼륨을 더 높여준다)
은채 (참고 참았던 울음이 결국 폭발하듯 터진다.)
무혁 (당혹스럽다....어찌 할 바를 모르겠다.....그리고...미안하다)
62. #무혁 아파트 외경(밤)
63. # 무혁 거실
무혁, 소파에 앉아 디카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버튼을 눌러가며 자신이 찍은 은채의 사진을 하나하나 돌려보는. (신문사에 제보했던 윤과 함께 찍은 그 사진들이 고스 란히 있다.)
무혁, 갑자기 디카를 벽을 향해 던져버린다.
무혁 (중얼거리는) 내가 찌른 건 윤인데....왜 니가 피를 흘리냐....돌딩아. (씁쓸하고 허탈 하게 웃는) F.O.
64. # 오들희집 외경 (새벽)
가로등 불빛만 적막한 여전히 어둠이 걷히지 않은 새벽...신문 배달원 소년, 신문을 던지고 간다.
65. # 오들희집 마당(아침)
환하게 밝아진 아침. 스포츠 신문 서너개가 놓여 있다.
바람이 불어 신문 한 페이지가 젖혀진다.
연예면 하단에 박스 기사로 ‘최윤 코디네이터 송 모양 인터뷰’ 라는 제호아래
‘최윤은 강민주밖에 사랑할 수 없는 심장을 가진 사람이다’ 라는 소제목 떠 있다.
은채, 신문을 들어서 본다.
66. # 오들희 정원
그 사이 한층 핼쓱해진 윤, 기운이 쭉 빠져서 연못가에 앉아 있다.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지만, 통화가 잘 되지 않는 듯 난담해서 힘없이 핸드폰을 내려 놓는다.
은채, 그런 윤을 먹먹하게 본다.
67. # 근처 산책로
박정우의 모습을 한 무혁, 조깅하고 있다.
68. #주차장 일각
무혁, 열심히 뛰어가다가 뭔가 발견하고 돌아본다.
넋이 나간듯한 민주(옷도 집에서 입던 추리닝 아무렇게나 입고, 머리도 질끈 묶은 )가 뭔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고 있다.
민주, 정말 넋이 빠진 사람 마냥 얼굴이 거의 사색이 되어 있다.
무혁, 잠깐 생각하다가 민주에게 다가간다.
민주, 누군가 다가오는 느낌에 무혁을 본다...시선엔 초점이 없다.
무혁 (어투는 여전히 냉정한)....도움이...필요해?
민주 ...(목소리가 바들바들 떨린다)...키...차 키를 잃어 버렸어요.
무혁 (주변을 걸어다니며 휘 둘러본다. 한쪽 구석에 떨어진 차 키가 보인다)
무혁, 차 키를 들고 오는데, 민주, 멍하니 주저앉아 있다.
무혁 (차 키를 내미는데)
민주 고...고맙습니다. (차 키를 받아쥐며 손이 바들바들 떨린다....다시 차 키를 떨어뜨린 다)
무혁 (몸을 굽혀 다시 차 키를 주워 준다)
민주 (받아 들며 멍한 얼굴로 목례하고, 휘청휘청 걸어서 자기 차쪽으로 간다. 차문을 열 려고 하다가 다시 차 키를 떨어뜨리고)
무혁 (민주의 차 쪽으로 다가가 차 키를 주워든다....딱딱하게) 갈려는 데가 어디야?
민주 (바들바들 떨며 멍한 표정으로 보는)
69. # 병원 정문앞/민주 차안
민주의 차가 와서 멎는다. 무혁, 내려서 조수석 문을 열어준다.
민주, 내릴 생각도 못하고 멍한 표정으로 꽉 잡은 두 손을 바들바들 떨고 있다.
무혁, 민주의 떨고 있는 손을 꽉 잡아준다.
민주,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무혁을 본다.
70. #병실 복도
민주, 휘청휘청 걸어서 간다. 무혁, 민주의 뒤를 따라간다.
민주, 한 병실 앞에서 멈추고, 병실 문고리를 잡는데, 손이 다시 바들바들 떨린다.
무혁, 몸을 돌려 창밖을 본다.
71. #병실 복도/병실안
열린 문틈 사이로 민주와 민주모(룸살롱 마담)의 모습 보인다.
민주, 잠든 민주모를 안쓰럽고 불쌍하게 보고 있다. (울지는 말것)
무혁, 열린 문앞에 서서 그런 민주를 지켜보고 있다.
72. #민주 차안(달리는)
무혁, 운전하고 있고, 민주, 창밖을 보고 있다.
민주 (쿨하게 말하는) 우리 엄마예요.
무혁 .......
민주 정확히 말하면 날 낳아준 분....직업은 룸살롱 마담이구요.
무혁 .......
민주 아버지한텐 한 다섯 번째 여자쯤 되나?....다섯 살때까지 날 키우다가 대단한 아버지 한테 뺏겼대요.
무혁 .......
73. # 민주 아파트 엘리베이터앞
은채,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잠시후, 엘리베이터 도착하고 은채,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은채가 떠나고 나자 뒤이어 무혁이 나타난다. 무혁, 올라가고 있는 엘리베이터 보며 버튼을 누른다.
잠시후, 민주, 털레털레 간신히 발걸음 떼며 와 선다. 여전히 넋은 빠져 있다.
74. # 엘리베이터안
민주, 자기 층의 버튼을 누른다.(무혁층은 누르지 않은) 어느새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민주 ...암이래요, 근데....우리 엄마가.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무혁 (앞만 보며 서 있다)
민주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는데)
무혁 ...내가 경고한 말...생각 나나?
민주 .....(무슨 소린가)
무혁 자신없음 나, 건드리지 말라 그랬지?
민주 .......
무혁 나한테 빠지면 죽기 전엔 못 빠져 나간다구....그랬지, 내가?
민주 (당혹스럽게 보는)
무혁 (시익...서늘하게 웃으며) 근데.....왜 날 건드려?
민주 .......(무슨 뜻인가? 당황스러운데)
무혁 (갑자기 민주의 얼굴을 잡더니 와락 키스해 버린다)
민주 이봐..(하며 밀어내려하지만...무혁의 힘을 당할 수가 없다)
75. # 민주 집 앞/엘리베이터안
은채, 계속 초인종 눌러 보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다.
은채, 푹 한숨 쉬고 돌아서는데.
엘리베이터문 땡하고 열린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무혁과 민주가 키스하고 있다. (무혁은 등을 보인 자세)
갑작스레 눈앞에 펼쳐진 상황에 놀라서 눈이 동그래진 은채....민주와 눈이 마주친 다.
민주 (당황하며 놀라는)
은채 (충격받는)
무혁 (은채가 뒤에 있다는 걸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민주와 무혁, 은채....세 사람의 얽힌 모습에서.
ENDING
기자들, 분주하게 다니며 일하고 있다. 한 스포츠지 기자, 책상앞으로 와 앉는데, 봉 투 하나가 놓여 있다.
기자, 갸웃하며 봉투를 열어보면 사진이 나온다.
무혁이 찍었던 은채와 윤의 사진이다. 윤이 은채를 꽉 끌어안고 있는 모습, 서로 다 정하게 뺨을 맞대고 잠들어 있는 사진, 윤이 은채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진, 은채와 다정하게 라면을 나눠 먹는 사진, 은채가 윤과 민주를 애틋하게 바라보고 있는 사 진등이다. 누가 봐도 다정한 연인의 모습같다.
기자, 긴장하며 보낸 이가 써져 있나 봉투를 살펴본다. 깨끗한 흰 봉투다.
40. #신문 가판대앞
민채, 친구와 핫도그 먹으며 가방 매고 오다가(우리 담탱이 열라 재수 없지 않냐? 하는 대화하며) 가판대쪽을 보며 걸음을 멈춘다.
가판대 신문 톱기사에 윤과 은채의 모습이 크게 찍혀 나와 있다.
(타이틀은 “최고의 순정남 최윤?(퀘스쳔 마크 강조)라고 붙어 있다)
민채, 기가 막힌 표정으로 신문을 집어들더니 500원짜리 동전 놓고, “언니야!”부르 며 신문을 쥐고 달려간다.
41. # 은채 거실
은채, 안색이 새파래서 앉아 있다. 그 위로 민채의 소리 들리는.
민채E (기사 읽는) 최윤과 그의 코디네이터 송모양의 애정 행각은 사실 최 윤의 데뷔 시 절부터 연예계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려왔다.
은채 주변으로 혜숙, 숙채, 민채, 둘러 앉아 있다.
민채 (신문을 읽는) 숱한 여자들의 구애에도 스캔들 메이커 강민주와 공개 연인을 선언 하며 이 시대 최고의 순정남으로 찬사를 받아왔던 최윤...그의 숨겨진 여자 송 모양 과 강 민주는 고교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 사이로 밝혀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숙채 (옆에 있던 티슈통을 은채에게 집어 던진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 내 가...사실 말이 나왔으니까 말이지, 니들이 친구냐? 모르는 사람이 보면 딱 부부지.
혜숙 내 말이.
은채 (멍한)
숙채 지 친구 전화 번호는 몰라두 윤이 친구 전화 번호는 다 외우고 있잖아, 송은채 저 안 좋은 머리에.
혜숙 내 말이.
숙채 빤스 열 개 갖다 놓구 거기서 윤이 빤스 고르라면 윤이 엄만 못 골라내두 이 지 집앤 골라내잖어, 엄마.
혜숙 내 말이.
숙채 은채 브라자 치수, 빤스 치수, 신발 치수, 나두 모르는 걸 윤이는 다 꿰구 있더라니 까요, 엄마.
혜숙 내 말이.
은채 (멍해 있는)
민채 아, 진짜 일생에 도움이 안되는 사람들이네....그래서, 말하고자 하는 요점이 뭔데, 두 사람?!! 그래서, 이 기사가 사실이라는 거야, 뭐야?!!
숙채 아니, 그게 아니구...내 말은 그러니까...(그제야 깨닫는) 엄마, 우리가 지금 뭔소릴 한 거야?
혜숙 ....글쎄....니가 다 떠들었지, 난 별 소리 안했는데....(하는데)
은채 (괴롭게 머리를 쥐어싸고 갑자기 아악! 고함을 지른다)
혜숙, 숙채, 민채, 깜짝 놀라서 눈이 동그래져서 보는.
42. #오들희 거실
윤, 은채와 같은 자세로 괴롭게 머리를 쥐어싸고 아악! 비명을 지른다.
윤 앞으로 기사가 실린 스포츠 신문 놓여 있다.
오들희, 울그락 불그락 어찌할 바를 몰라한다.
대천도 한쪽에서 그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
전화벨 계속 울리고 있지만 받지 않는다.
오들희 누구야, 대체? 누가 이런 돼 먹지두 않은 사진을 찍어서 우리 윤일 모함하는 거 야?...(대천 보며) 오빠! 이 놈이 누군지 내 앞에 좀 데려와봐. 어서 가서 잡아와 봐, 쫌.
대천 진정 하십시오, 아가씨.
오들희 내가 지금 진정하게 됐어?....(전화벨이 울리고 있는 전화코드를 빼 버린다) 우리 윤 이가 이미지에 얼마나 타격을 입었는데.....씨에프두 세 껀이나 취소됐대....립스틱 씨 에프는 위약금 물어줘야 할 판이래, 지금!...어우, 어우...심장 떨려.
대천 ....청심환 갖다 드릴까요?
오들희 병주구 약 줘?....은채 걘 정신이 있는 애야, 없는 애야? 윤이야 워낙 물러터져 천지 분간을 못해서 그렇다 치구, 저라두 조심을 했었어야지.
대천 ....죄송합니다.
오들희 사람들이 우리 윤일 어떻게 생각하겠어? 친구 사이 왔다갔다 하는 변태 카사노바라 구 생각 안하겠어? 힘없는 코디네이터나 농락하는 파렴치범으로 생각하지 않겠냐 구?
대천 ......(속으로 치밀지만 참는)
오들희 상대두 왜 하필 은채니? 우리 윤이까지 격 떨어지게 왜 하필 은채야?!!
대천 (결국 못 참고 낮고 강하게).....우리 은채가 왜?
오들희 (당황해서 보는) ....오빠!
대천 코디네이터가 뭐? 스타는 뭐 별거냐? 스타는 뭐 하늘에서 떨어졌어? 내가 보기엔 거기서 거기야, 다!
오들희 (기가 막힌) 오빠!!
대천 우리 은채, 힘 없지 않어. 니 아들보다 백 열 다섯배는 힘 쌔다, 우리 은채!!
오들희 오빠.....미쳤어?!!
대천 다른 건 다 참아두 나, 우리 은채 씹는 건 못 참는다...그니까, 조심해, 기집애야!!
오들희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잃고 보는데)
윤 (벌떡 일어선다)
오들희 윤아.
윤 (괴로운 표정 잠깐 짓다가 한켠에 있는 야구 모자를 푹 뒤집어 쓰고 굳은 표정으로 밖으로 나간다)
오들희 어디 가, 윤아?....어디 가?!!!...(배신감에 대천을 째려보는)
대천 (시선 딴 곳으로 돌리는)
43. #오들희 정원
윤, 굳은 표정으로 걸어나오는데, 저 앞에서 멍한 은채, 걸어온다.
서로 마주치는 윤과 은채.
은채 (미안하기도 하고 당혹스럽기도 한) 윤아.
윤 (무표정하게 보다가 시선 외면하고 가 버린다)
은채 (가슴이 철렁 무너지는 것 같다)
44. # 민주 거실
민주, 게임기 놓고 열심히 게임하고 있다. 옆으로 과자와 빵, 음료수, 한가득 쌓여 있다.
윤, 천천히 걸어 들어온다.
윤 .....민주야.
민주 (돌아보지 않고 게임하며, 밝게) 어, 윤아...잠깐만 기다려. 이것만 하구....(열심히 게 임하는)
윤 (미안한 표정으로 민주를 보는)
시간 경과. 시계, 4시를 넘어서고 있다.
민주, 여전히 게임에만 열중해 있다. 과자와 빵, 제법 없어졌다.
윤, 무릎꿇은 자세로 앉아 있다. 약간 표정이 굳어서 민주를 본다.
창 밖에 빗소리가 들린다.
시간경과. 시계, 6시를 넘어서고 있다. 창밖은 이미 깜깜하다.
민주, 여전히 게임에 열중해 있다. 과자와 빵, 제법 많이 없어졌다.
윤, 표정이 완전히 굳어 민주를 본다.
시간경과. 시계, 10시를 넘어서고 있다.
민주, 여전히 게임에 열중해 있다. 과자와 빵, 음료수, 거의 없어졌다.
윤, 표정이 창백해진다.
윤 (힘겹게)....민주야...
민주 (여전히 게임하며, 목소리는 밝게) 어, 미안해, 윤아.....이것만 하구.
윤 (천천히 일어난다. 오랜 시간 불편하게 앉아 있었던 탓에 발이 저리다. 코 끝에 침 을 바르고, 민주를 착잡하게 보다가 돌아서 나간다)
민주 (표정없이 계속 게임을 하고 있다. 문 열리고 닫히는 소리 들리지만, 여전히 표정없 이 게임에 열중해 있다.)
45. # 민주 아파트앞(밤)
매서운 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사람들 몸을 움츠린 채 종종 걸음을 치며 간다.
야구 모자를 푹 눌러 쓴 윤, 기운이 쭉 빠져 털레털레 걸어나오고 있다.
46. # 오들희 거실
오들희, 불안한 표정으로 서성이고 있다. 윤에게 핸드폰을 걸어보지만, 핸드폰이 꺼 져 있다는 안내음만 들린다.
오들희 윤아...대체 어딨는 거야?
47. # 오들희 대문앞
은채, 매서운 바람에 바들바들 떨며 혹시 윤이 오는지 고개를 길게 빼고 본다.
서로 꼭 껴안고 종종 걸음을 치며 가는 연인들의 모습만 보인다.
은채, 먹먹한 표정으로 담벼락에 머리를 탁 기댄다.
48. # 서경집 마루 (마당)
민현석, 스포츠 신문을 보고 있다. 윤과 민주의 사진, 윤과 민주의 다정한 모습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은채의 사진이 함께 실린 또 다른 석간이다.
‘순정남 최윤, 처음으로 안티카페 등장’이라는 제호 아래 ‘씨에프 계약 잇단 취소. 이미지 큰 타격’ 이라는 소제목이 붙어 있다.
민현석 (돋보기 쓰고 신문을 떠듬떠듬 읽는다) 최윤 측에서 현재까지 아무런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최윤과 송모양에 관한 숨겨진 비화들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두 사람은 지금도 한 집에서 같이 살며...(하는데)
갈치(E) (방 안에서 들리는) 고구마!
민현석 (서경방쪽으로 고개 돌려보는)
49. #서경방
무혁과 서경, 상 펴놓고 연습장에 받아 쓰기 하고 있다. 갈치가 한글을 가르쳐 주고 있다.
서경, 골똘히 생각하며 뭔가를 적고, 무혁, 서경의 것을 슬쩍 컨닝한다.
갈치 컨닝 하지 마요, 아저씨!
무혁 (흠칫해서 자기 연습장에다 얼른 쓰며) 안해.
갈치 한번 봐요...(하며 무혁과 서경이 쓴 것을 본다) 야, 진짜...둘 다 열라 무식하다.
그렇게 가르쳐 줬는데, 어떻게 고구마두 못 쓰냐? 진짜 쉬운 건데, 고구마!
서경 (기가 죽어 시선을 떨구고)
무혁 (머리를 긁적거리고) 맞는데? 고구마?
갈치 이게 어떻게 고구마예요? 고꾸미지....(연습장에다 고구마 써주며) 이게 고구마잖아 요!
무혁 아아...(고개 끄덕이는)
서경 (따라서 아아...고개 끄덕이는)
갈치 자! 그럼...다른 거....감자!
서경 (모르겠다...연필 꽁무니를 씹는)
무혁 (머리를 긁적이며 열심히 생각하는)
갈치 (한심하게 보고)
조악한 방...조그마한 상위에 머리를 맞대고 있는 세 사람의 가난하지만
따뜻한 풍경. F.O.
50. # 오들희집 대문 앞 (아침)
무혁, 밴 앞에 기대서 껌 씹고 있다. (곳곳에 기자들의 자가용 서너대 잠복하고 있 다)
민채(책가방 매고)와 숙채 (쓰레기 봉지 들고), 대문 열고 나온다.
민채 (걱정스러워) 윤이 오빠, 어떡하냐?
숙채 내가 은채면 바짓가랭이 잡구 확 늘어진다, 이번 기회에. (쓰레기 봉지 놓고, 손에 서 나는 냄새에 인상 찌푸리고)
민채 넌 어떻게 머리가 돌아가두 그렇게 돌아가냐? 그렇게 살구 싶냐?
숙채 그래...그게 내 생존 방식이다, 어쩔래?...슈퍼 가서 호빵 하나만 사주구 가라, 막둥 아.
민채 (한심한 듯 째려보는)
두 사람, 가다가 무혁과 시선을 마주친다.
무혁, 두 사람에게 웃으며 윙크해 보인다.
민채, 우욱! 오바이트 쏠리는 시늉하고, 숙채, 띵 화살을 맞은 듯 표정이 상기되어 얼떨결에 같이 윙크한다.
민채, 숙채를 어이없는 듯 보다가 무혁을 재수 없다는 듯 보며 숙채를 끌고 간다.
숙채, 끌려가며 무혁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고, 무혁, 미소띤 얼굴로 같이 손을 흔들며 풍선을 만들어 분다.
51. # 오들희 정원
은채, 밤새 고민한 듯 핼쓱한 표정으로 윤의 집을 보며 차마 들어가지는 못하고 서 성이고 있다.
52. # 윤방
윤, 이불을 뒤집어쓰고 훌쩍거리며 울고 있다.
오들희, 난감한 표정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 있다.
오들희 윤아...별 일 아니야....연예계란 바닥이 원래 그래...사실이 아닌 얘긴 가만 있으면 그 냥 잊혀지게 돼 있다? 엄마가 경험해봐서 알잖아. 이렇게 울 일 아니라니까!!
윤 (이불 속에서 큰소리로 울고)
오들희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그러게 왜 의심 받을 짓을 해, 이 자식아! 내가 봐두 니들 둘은 너무 친해....친한 정도가 아니야...너, 은채 앞에서 속옷두 훌렁훌렁 막 벗 지?
윤 (더 큰소리로 울고)
오들희 꼴뚜기가 뛴다구 망둥이까지 뛰냐? 은채 지가 조심을 해야지...이제 엄연히 애인두 있는 앤데, 예전하군 다르게 행동을 해야지, 지가.
윤 (그대로 우는)
오들희 엄마가 은채, 당분간 니 근처에 얼씬두 하지 말라 그랬어...엄마가 잘 아는 코디네이 터가 있는데, 윤아...이번 기회에 차라리 걔루 바꾸면 어떠까? (하는데)
윤 (아예 소리를 지르며 울고)
오들희 알았어, 알았어. 안 바꾸께. 안 바꾸께....(난감한 표정으로 한숨)
53. # 오들희 정원
은채, 손톱을 물어 뜯으며 불안하게 서 있는데, 오들희, 현관문 열고 나온다.
은채, 흠칫 놀라며 차마 시선 마주치지 못하고 꾸벅 인사하고 자기 집쪽으로 얼른 가려는데.
오들희 (냉정해졌다) 윤이 새벽부터 지금까지 4시간 째 울구 있어.
은채 .......
오들희 어뜩하니? 저러다 우리 윤이 죽겠다.
은채 ......
오들희 (스르르 무너지듯 주저 앉으며) 그 전에 내가 먼저 죽겠어....니가 가서 좀 달래봐, 윤이.
은채 .......
54. # 윤방
윤, 여전히 이불 뒤집어 쓰고 훌쩍 훌쩍 울고 있다.
은채, 조심스럽게 문 열고 들어선다.
은채 (마음이 아프지만, 당차게) 아, 재수 없어. 사내 자식이 뭐 그깟 일루 울구 그러냐?
윤 (울음 소리가 약간 잦아든다)
은채 애기네, 애기.....젖병에다 분유 타다가 주까, 애기야?
윤 (울음 소리가 멎었다)
은채 이게 진짜 톱 기사 감인데....인기 가수 최윤, 알고 보면 애기도 이런 갓난 애기가 없다!
윤 (이불을 확 걷어내고 은채를 노려본다...얼굴은 온통 눈물로 뒤범벅이다.)
은채 뭘 째려보냐? 아니면 그만이지....니가 사랑하는 여잔 강민주 밖에 없는 거 하늘이 알구 땅이 아는데....너하구 난, 그냥 친구! 이상두 이하두 아닌 거 하느님이 알구 부처님이 아는데....
윤 (꺽꺽거리며 그대로 은채를 밉게 보는)
은채 그 씨에프 취소돼두 너 먹구 살 수 있잖아!...이미지 금간 거?....내가 기술자 사서 깨끗이 때워주께.
윤 누가 그것 땜에 그래, 기집애야?!!!
은채 그럼 뭐?!!
윤 민주가 내 얼굴을 안 본단 말야.
은채 (송곳 하나가 박히는 것 같다)
윤 화라두 냈음 좋겠는데, 화두 안내....민주네 집에 가서 10시간이 넘게 기다렸는데, 10 시간 내내 게임만 하구 끝 까지 내 얼굴 한번 안 쳐다 본다, 그 기집애?!!
은채 ......
윤 (울먹) 민주랑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씨이...민주가 다 때려치자 그럼 어떡하냐? 죽어버릴거야, 그럼....(침대에 머리를 콩콩 박치기 하며) 죽어버릴거야, 씨이....
은채 (착잡하게 보다가).....죽어.
윤 (예상치 못했던 은채의 말에 당황해서 울음 뚝 멈추고 보는)
은채 죽으라구, 그럼...(돌아서 나온다)
윤 (기가 막힌)
55. # 오들희 거실 계단
은채, 죽을 힘을 다해 감정을 누르며 태연한 표정으로 계단을 내려온다.
56. # 오들희 거실
오들희, 괴로운 표정으로 머리를 싸잡고 앉아 있는데, 은채, 다가온다.
은채 올라가 보세요. 윤이 이제 안 울어요.
오들희 ......(신기하다)
은채 (꾸벅 정중하게 인사하고 현관쪽으로 간다)
57. # 오들희 정원
은채, 태연한 표정으로 터벅터벅 걸어 나온다. 의아할 정도로 차분하고 담담한 표 정이다.
58. # 오들희 대문앞
무혁, 무료한 표정으로 껌으로 손 장난하며 밴에 기대 서 있는데, 은채, 대문 열고 나오다 무혁을 발견 한다.
무혁 (은채를 향해 가볍게 웃어준다)...윤이는?
은채 (무표정) 안 들었나부네?...윤이 오늘 스케줄 취소 됐는데.
무혁 (머쓱한 표정 짓다가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서 부재 수신 확인한다)
은채 실장님이 전화했었죠?
무혁 (고개 끄덕인다)
은채 가세요, 그럼...(인사하고 돌아서려는데)
이때, 주차해 있던 차들에서 기자들 예닐곱명 일제히 내린다. 은채를 보며 다짜고짜 카메라 후레쉬 터뜨리고, 비디오 카메라로 찍는 기자도 있다.
은채 (놀라며 당황하고)
무혁 (벙한 표정으로 보는)
기자1 송 은채씨 맞죠? 잠깐 인터뷰 좀 할 수 있을까요?
은채 (놀라서 어쩔 줄 모르는 표정)
기자2 최윤씨와의 관계가 신문에 보도된 내용이 맞습니까?
은채 (당황하며 무혁을 보는)
무혁 (얼른 와서 은채를 자신의 등뒤로 보내며 가리고, 기자들에게 손사래치며 못 찍게 한다) 가! 가아!! 비켜! 카메라 치워!!
은채 (무혁의 뒤에서 무혁의 옷을 잡고 바들바들 떠는 위로 기자들의 질문 들리는)
기자1(E) 한 말씀만 해주세요, 송은채씨!
기자3(E) 최윤씨와는 언제부터 연인 관계였습니까?
기자2(E) 강민주씨완 오랜 친구 관계로 알고 있는데, 강민주씨두 두 분의 관계를 알고 있었 나요?
은채 (바들바들 떠는)
무혁 (은채를 감싸듯이 안고 기자들에게 소리지르며, 제지하며 대문쪽으로 가는데)
은채 (문득 결심한 표정으로) 잠깐만요!!!
무혁 (보는)
은채 카메라 치워주시면 인터뷰 할께요.
무혁 (의아한 표정 짓는)
59. # 근처 공터
은채, 벤치에 앉아 있고, 기자들, 은채 주위로 노트와 펜만 들고 서 있다.
무혁, 한쪽에서 팔짱 끼고 은채를 지켜본다.
은채 윤이와 전 같은 집에서 태어나 25년을 함께 커 온 친굽니다. 저희들은 엄마젖도 함 께 먹고 쌍둥이처럼 자랐어요.
무혁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지켜본다)
기자들, 열심히 적는다.
은채 저희 아버지가 윤이 어머니 운전기사구, 저희 어머니가 윤이네 가정부세요...저희 식 구는 윤이네 집 지하방에서 세들어 살구 있습니다.
무혁 .......
은채 단 한번이라두 윤이에게 남자의 감정을 느꼈다면....자존심이 상해서...제가 너무 비 참해져서....그 집에서 단 하루도 지낼 수 없었을 겁니다. 윤이도 마찬가지예요.
무혁 .......
은채 단 순간이라두 저에게 여자의 감정을 느꼈다면 저에게 자신이 민주를 얼마나 사랑 하는지, 민주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소중한지, 민주 때문에 얼마나 죽구 싶은지 그런 얘기 절대 할 수 없었을 거예요.
무혁 (가슴이 답답해져와 하늘을 올려다 본다)
기자들 (고개 끄덕이며 열심히 적는다)
은채 ......더 물어보구 싶으신 말 있나요?
60. # 오들희 집 대문앞
은채, 담담한 표정으로 털레털레 걸어오고, 무혁, 그 뒤를 뒤따라온다.
은채, 밴을 보더니 갑자기 조수석에 올라탄다.
무혁, 의아한 표정으로 보는.
61. #윤 밴안(달리는)
태연한 표정의 은채, 점점 눈가가 발개져 온다. 이를 앙물고 눈물을 참고 있는 모습 이 역력하다. 입술이 바들바들 떨린다.
무혁, 운전석에 오른다. 물풍선처럼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 은채를 흘끗 보 고...당황한다.
은채 (애써 명랑하게) 뮤직 스타트!!
무혁 (씨디 버튼을 누르고, 차 안에 음악이 흐른다)
은채 (눈가가 점점 더 붉어져 온다....눈에 눈물이 고인다....흡...자기도 모르게 울음같은 신음소리가 흐른다.)
무혁 (음악 볼륨을 크게 올린다)
은채 (은채의 입술을 비집고 점점 큰 신음 소리가...울음 소리가...새어 나온다)
무혁 (볼륨을 더 높여준다)
은채 (참고 참았던 울음이 결국 폭발하듯 터진다.)
무혁 (당혹스럽다....어찌 할 바를 모르겠다.....그리고...미안하다)
62. #무혁 아파트 외경(밤)
63. # 무혁 거실
무혁, 소파에 앉아 디카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버튼을 눌러가며 자신이 찍은 은채의 사진을 하나하나 돌려보는. (신문사에 제보했던 윤과 함께 찍은 그 사진들이 고스 란히 있다.)
무혁, 갑자기 디카를 벽을 향해 던져버린다.
무혁 (중얼거리는) 내가 찌른 건 윤인데....왜 니가 피를 흘리냐....돌딩아. (씁쓸하고 허탈 하게 웃는) F.O.
64. # 오들희집 외경 (새벽)
가로등 불빛만 적막한 여전히 어둠이 걷히지 않은 새벽...신문 배달원 소년, 신문을 던지고 간다.
65. # 오들희집 마당(아침)
환하게 밝아진 아침. 스포츠 신문 서너개가 놓여 있다.
바람이 불어 신문 한 페이지가 젖혀진다.
연예면 하단에 박스 기사로 ‘최윤 코디네이터 송 모양 인터뷰’ 라는 제호아래
‘최윤은 강민주밖에 사랑할 수 없는 심장을 가진 사람이다’ 라는 소제목 떠 있다.
은채, 신문을 들어서 본다.
66. # 오들희 정원
그 사이 한층 핼쓱해진 윤, 기운이 쭉 빠져서 연못가에 앉아 있다.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지만, 통화가 잘 되지 않는 듯 난담해서 힘없이 핸드폰을 내려 놓는다.
은채, 그런 윤을 먹먹하게 본다.
67. # 근처 산책로
박정우의 모습을 한 무혁, 조깅하고 있다.
68. #주차장 일각
무혁, 열심히 뛰어가다가 뭔가 발견하고 돌아본다.
넋이 나간듯한 민주(옷도 집에서 입던 추리닝 아무렇게나 입고, 머리도 질끈 묶은 )가 뭔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고 있다.
민주, 정말 넋이 빠진 사람 마냥 얼굴이 거의 사색이 되어 있다.
무혁, 잠깐 생각하다가 민주에게 다가간다.
민주, 누군가 다가오는 느낌에 무혁을 본다...시선엔 초점이 없다.
무혁 (어투는 여전히 냉정한)....도움이...필요해?
민주 ...(목소리가 바들바들 떨린다)...키...차 키를 잃어 버렸어요.
무혁 (주변을 걸어다니며 휘 둘러본다. 한쪽 구석에 떨어진 차 키가 보인다)
무혁, 차 키를 들고 오는데, 민주, 멍하니 주저앉아 있다.
무혁 (차 키를 내미는데)
민주 고...고맙습니다. (차 키를 받아쥐며 손이 바들바들 떨린다....다시 차 키를 떨어뜨린 다)
무혁 (몸을 굽혀 다시 차 키를 주워 준다)
민주 (받아 들며 멍한 얼굴로 목례하고, 휘청휘청 걸어서 자기 차쪽으로 간다. 차문을 열 려고 하다가 다시 차 키를 떨어뜨리고)
무혁 (민주의 차 쪽으로 다가가 차 키를 주워든다....딱딱하게) 갈려는 데가 어디야?
민주 (바들바들 떨며 멍한 표정으로 보는)
69. # 병원 정문앞/민주 차안
민주의 차가 와서 멎는다. 무혁, 내려서 조수석 문을 열어준다.
민주, 내릴 생각도 못하고 멍한 표정으로 꽉 잡은 두 손을 바들바들 떨고 있다.
무혁, 민주의 떨고 있는 손을 꽉 잡아준다.
민주,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무혁을 본다.
70. #병실 복도
민주, 휘청휘청 걸어서 간다. 무혁, 민주의 뒤를 따라간다.
민주, 한 병실 앞에서 멈추고, 병실 문고리를 잡는데, 손이 다시 바들바들 떨린다.
무혁, 몸을 돌려 창밖을 본다.
71. #병실 복도/병실안
열린 문틈 사이로 민주와 민주모(룸살롱 마담)의 모습 보인다.
민주, 잠든 민주모를 안쓰럽고 불쌍하게 보고 있다. (울지는 말것)
무혁, 열린 문앞에 서서 그런 민주를 지켜보고 있다.
72. #민주 차안(달리는)
무혁, 운전하고 있고, 민주, 창밖을 보고 있다.
민주 (쿨하게 말하는) 우리 엄마예요.
무혁 .......
민주 정확히 말하면 날 낳아준 분....직업은 룸살롱 마담이구요.
무혁 .......
민주 아버지한텐 한 다섯 번째 여자쯤 되나?....다섯 살때까지 날 키우다가 대단한 아버지 한테 뺏겼대요.
무혁 .......
73. # 민주 아파트 엘리베이터앞
은채,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잠시후, 엘리베이터 도착하고 은채,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은채가 떠나고 나자 뒤이어 무혁이 나타난다. 무혁, 올라가고 있는 엘리베이터 보며 버튼을 누른다.
잠시후, 민주, 털레털레 간신히 발걸음 떼며 와 선다. 여전히 넋은 빠져 있다.
74. # 엘리베이터안
민주, 자기 층의 버튼을 누른다.(무혁층은 누르지 않은) 어느새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민주 ...암이래요, 근데....우리 엄마가.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무혁 (앞만 보며 서 있다)
민주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는데)
무혁 ...내가 경고한 말...생각 나나?
민주 .....(무슨 소린가)
무혁 자신없음 나, 건드리지 말라 그랬지?
민주 .......
무혁 나한테 빠지면 죽기 전엔 못 빠져 나간다구....그랬지, 내가?
민주 (당혹스럽게 보는)
무혁 (시익...서늘하게 웃으며) 근데.....왜 날 건드려?
민주 .......(무슨 뜻인가? 당황스러운데)
무혁 (갑자기 민주의 얼굴을 잡더니 와락 키스해 버린다)
민주 이봐..(하며 밀어내려하지만...무혁의 힘을 당할 수가 없다)
75. # 민주 집 앞/엘리베이터안
은채, 계속 초인종 눌러 보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다.
은채, 푹 한숨 쉬고 돌아서는데.
엘리베이터문 땡하고 열린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무혁과 민주가 키스하고 있다. (무혁은 등을 보인 자세)
갑작스레 눈앞에 펼쳐진 상황에 놀라서 눈이 동그래진 은채....민주와 눈이 마주친 다.
민주 (당황하며 놀라는)
은채 (충격받는)
무혁 (은채가 뒤에 있다는 걸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민주와 무혁, 은채....세 사람의 얽힌 모습에서.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