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읽기] 미안하다,사랑한다 4회 - 2
old/old_column 2004. 12. 2. 17:52
36. #찜질방



    윤과 민주, 찜질방에서 만화책 보며 팥빙수와 삶은 계란 먹고 있다.  

    이번에는 수건으로 얼굴도 가리지 않고, 보통의 연인들처럼 스스럼이 없다.

    그들 주위로 사람들, “최윤이야” “강민주다” 하며 동물원 원숭이 구경하듯 보고 있   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윤  (계란 먹으며) 어우, 황금 알이다, 이건...자. (계란을 반쯤 먹고 민주를 주는데)

민주    됐어, 너 먹어.

윤  어어...먹어.

민주    난 남이 먹던 건 안 먹어. (새 계란 껍질 까서 먹는다)

윤  (당황한다)..... 은채는 잘만 먹던데?

민주    (픽 웃고) 걘 비위가 좋잖아.

윤  (삐졌다) ....내가 남이냐?

민주    미안...내 성격이 그런 걸 어떡하니?.....(만화책 보고 계란 먹는) 우리 엄마가 먹던     것도 안 먹어, 난.

윤  (반 남은 계란을 오물거리고 먹다가 씁쓸한 표정 짓는다....그제야 잊고 있었던 은채 가 생각난다. 마음을 많이 다쳤을텐데....걱정된다...벌떡 일어선다)

민주    어디 가?

윤  화장실.



    윤, 자기를 보는 사람들에게 머쓱한 듯 웃어주고 화장실쪽으로 간다.



37. #화장실안



    윤,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 1번을 꾹 누른다. 은채 이름이 뜨고 신호가 간다.



윤  (은채에게 할 말 중얼거리는) 집엔 잘 들어갔냐, 송 은채?....아깐 내가 좀 심했어...    삐진 거 아니지? 그게 사실은 너한테 화를 낸 게 아니구....(전화를 받지 않는다) 얜     왜 전화를 안 받냐?(하는데)

남자(F) 여보세요!!

윤  (난데없이 들리는 남자 소리에 당황해서 번호 다시 확인하는데...은채가 맞다) 송은  채씨 핸드폰 아닌가요?

남자(F)     핸드폰 주인이 기절했어요, 지금.

윤  에?

남자(F) 아가씨 아버지가 이리루 온다 그랬는데.

윤  (황당한)...거기가 어딘데요?



38. # 포장마차



    무혁과 은채, 여전히 그 자세로 의식을 잃고 있다.

    주위의 사람들, 민망하고 황당한 표정으로 차마 건드릴 생각도 못하고 그렇게 보고   있다.

    이때, 대천, 포장마차안으로 들어온다.

    무혁과 은채의 어이없는 모습에 기함을 하는 대천.



남자    둘이 아주 숨이 막히게 뽀뽈하더니 기절해 버렸어요..(하며 옆에 있던 사람들과 키   득키득 웃는다)

대천    (사람들 눈치를 민망하게 살피며 무혁을 날카롭게 보다가 은채를 부축해서 일으킨    다)은채야...은채야....아빠 왔다, 은채야...(흘끗 무혁을 본다...대체 이 놈은 뭔가?)

은채    (크응하고 코를 곤다. 그 사이 잠들었다)

대천    (기가 막히다....주위에 선 사람들에게 궁색한 변명하는)....잠이 들었나 보네, 얘가.... 술만 먹으면 이렇게 기절해서 잠을 자요, 얘가. (은채를 부축해서 업는다)  



    이때, 윤, 허겁지겁 포장마차 안으로 뛰어 들어온다.

    사람들, “최윤이다” 웅성거리고.



대천    (당황하는) 윤아.

윤  (기가 막힌 표정으로 무혁와 은채를 번갈아 본다.) 어떻게 된 거예요?

남자    (다시 놀리듯) 둘이 아주 숨이 막히게 뽀..(하는데)

대천    (O.L.) 저 친구 니가 좀 업어라.

윤  (다시 벙한 표정으로 무혁과 은채를 번갈아보는)  

  

39. #윤 차안



    윤, 운전해 가고 있다.

    무혁, 조수석에 쓰러져 기절해 있고, 은채, 대천의 무릎을 베고 뒷자리에 잠들어 있  다.

    윤, 백밀러를 통해 은채를 보고 곁눈질로 무혁을 본다.



윤  어떻게 된 거예요? 형이랑 은채가 왜 함께 뻗어서 이래요?

대천    (무혁에게 눈길주며) 저 놈 아는 놈이냐?

윤  예.

대천    어떻게 아는 놈인데?

윤  좋아하는 형이예요.

대천    뭐하는 놈인데?

윤  ...건 모르겠는데...

대천    ....(걱정이 된다) 윤아.

윤  예.

대천    우리 은채가 좋아하는 게 뭐냐?

윤  닭발...골뱅이....뿌까...밥.

대천    싫어하는 건?

윤  귀신...오랑우탄....병원....짬뽕밥....왜요, 그건?

대천    애비라구 자식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없네, 내가.

윤  (의아한)

대천    우리 은챌 나보다 니가 더 가까이서 봐 왔지?

윤  예.

대천    니가 우리 은챌 나보다 더 많이 알거야, 그치?

윤  ........

대천    (망설이다가 어렵게)....우리 은채....

윤  네.

대천    ....우리 은채가......좀....변태냐?

윤  ?....에? (당황해서 급브레이크를 밟는)



40. #오들희집 정원



    윤은 무혁을 업고, 대천은 은채를 업고 두 사람, 들어선다.

    대천, 윤에게 들어가라고 눈짓하고, 자기 집쪽으로 간다.

    윤, 고개 꾸벅하고, 잠깐 곤혹스런 표정 짓다가 집으로 들어간다.



41. #오들희집 거실



    무혁을 무겁게 업은 윤, 발걸음 소리 죽여 가며 이층으로 올라간다.



42. # 은채방



    은은한 조명등만 켜진 방.

    숙채, 이를 갈며 잠꼬대 하고 있다.

    대천, 은채를 민채 옆에다 조심스럽게 눕힌다.

    평화롭게 잠든 얼굴을 보며...이불을 다독여 덮어주고....근심어린 한숨 푸후 내뱉는 다.



43. #윤방



    무혁, 윤의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다.

    윤, 싱숭생숭한 표정으로 무혁을 보다가 조명등을 끈다.  F.O.



44. #오들희집 외경 (아침)

45. #윤방



    커튼 사이로 들어온 햇살이 무혁의 잠든 얼굴에 앉는다. 무혁의 목 위로 턱 올려지   는 팔.  

    무혁, 천천히 눈을 뜨고 고개를 돌려서 본다.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윤이다.

    내가 왜 여기 와 있지?.....황당한 표정으로 한동안 그렇게 있는.



46. #윤집 이층 계단



    무혁, 계단을 걸어 내려 오는데, 오들희의 콧노래 들린다.



47. #오들희 주방



    오들희 콧노래 부르며 샐러드를 만들고 있다. 토스트기에서는 토스트가 굽혀져 탁    튀어 오른다. 가스 렌지에선 계란 후라이가 구워지고 있다.

    생 오렌지를 믹서에 넣어 가는 오들희...오븐도 열어 감자구이도 살펴본다.

    아들을 위한 식사를 준비하는 오들희의 표정에 활기가 넘친다.      

    무혁, 주방 문 앞에 기대어서서 그런 오들희를 표정없이 지켜본다.



48. #은채방



    숙채는 여전히 엽기적인 자세로 자고 있고.

    은채, 이불을 푹 뒤집어 쓰고 있고, 민채(교복 입고 가방 맨), 은채 이불을 끌어 당  기지만, 은채, 꽉 잡은 채 놓지 않고 있다.



민채    아, 왜 이래, 진짜?...이불 쫌 놔!!

은채    (꼭 붙들고 있다)

민채    진짜 이상하네, 이 아줌마....엄마가 이불 개고 학교 가랬단 말야!!

은채    (그대로 꼭 붙들고) 그냥 둬...쫌 있다 내가 개께.

민채    뭐냐?....오줌쌌냐, 언니야?

은채    (그제야 이불 내리고 보며) 송 민채! 상담!!

민채    엉?

은채    (이불 속으로 들어오라고 모션하는)



49. # 은채방 (이불속)  



    은채와 민채, 이불을 뒤집어 쓰고 나란히 누워 있다.



민채    참...별나 별나....무슨 비밀 이야긴데 꼭 이불 속에서 이러구 해야돼?

은채    (푸후 한숨)

민채    아, 나 학교 늦었단 말야.

은채    어제 나, 집으루 데꾸 들어온 게 누구야?

민채    아빠.....엄마 지금 언니 땜에 북어국 끓이시는데, 여차하면 무조건 튀어. 북어로 뒤 지게 맞구 싶지 않으면.

은채    (푸후 한숨 쉬고) 너, 내 입술 좀 봐 볼래?

민채    (입술 보며) 입술이 왜?

은채    어때?..키스한...입술 같애?  

민채    엉?

은채    그게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돼서 그래....꿈 같기도 아닌 거 같기도 하구...자세 히 봐봐, 쫌...키스한 입술 같애?

민채    (기가 막힌)...키스한 입술은 어떤데?

은채    모르지 난....한번도 안해 봤는데....

민채    그 나이 먹도록 뭐했냐?

은채    그르게....넌 이상한 책 많이 봐 갖구 이런 거 많이 알잖아.  

민채    (으쓱해서) 이론은 빠삭해두 실전은 약하지, 나두....돋보기 가져와서 봐 주까? (하며    이불 바깥으로 나가는)

은채    (자기 입술을 만져 보는데)



50. #플래시백



    포장마차에서 은채에게 거칠게 키스하던 무혁.



51. #은채방



    은채, 흠칫 놀라서 부르르 떨며 당황하는데.

    민채, 정말로 돋보기를 가져와 은채의 입술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



민채    입술이 좀 까지구, 붓긴 부었다. 쑥 내밀어 봐, 쫌.

은채    (내밀어준다)

민채    내 객관적인 견해로 볼땐 키스...한 거 같애.

은채    어우, 씨이이이...(분하고 억울하다...이를 앙무는)

민채    원래 몸으로 한 짓은 몸으루 기억하는 거거든. 확인 사살 차원에서 한번만 더 해보   든지, 그 사람이랑.  

은채    뭘?

민채    키스!

은채    미쳤냐?

민채    애 데리구 무슨 상담을 하냐, 내가? 관두자, 관둬...(이불 밖으로 나가려는데)

    

    이때, 그들 위로 푹 떨어지는 숙채.

    숙채, 몸부림치다가 결국 은채와 민채위로 떨어졌다. 비명 지르는 세 자매.



52. #은채 화장실

    은채, 거울앞에 서서 이빨을 벅벅벅 닦고 있다. 무혁과 키스의 흔적을 지우려는 듯   열심히 최선을 다해 닦는다.



53. #오들희 주방



    오들희, 서구식 아침을 멋들어지게 차려놓고 흡족하게 본다.

    

오들희  그릇이 좀 맘에 안 드네...아, 이태리 갔을 때 사 온 접시가 어디 있을텐데...



    오들희, 발꿈치를 들고 싱크대 위쪽을 열어 접시를 찾는다.

    무혁, 주방 문 앞에 서서 쓸쓸하게 생각에 잠겨 있다...나도 저런 따뜻한 밥상 한번  받고 싶다...

    오들희, 접시를 찾아 내리는데, 그만 손이 미끌어져 버린다.

    접시 네 다섯개가 바닥에 부딪혀 와장창 깨져 버린다.

    무혁, 그 소리에 고개 돌려 본다.

    오들희, “어머나....이 비싼 걸....”하며 몸을 구부리고 접시 조각을 줍는다.

    그러다 접시 조각이 손가락에 박힌다.



오들희  (악! 비명 지른다. 피가 흐른다.....휘청하다가 발을 잘 못 디뎌 유리 조각에 또 발을    찔린다. 악!)

무혁    (저도 모르게 오들희에게 뛰어온다) 꼼짝 말구 있어, 거기!!

오들희  (당황한 표정으로 무혁을 본다...쟨 어디서 나타난 거야? )

무혁    (갑자기 오들희의 손을 당겨서 잡더니 유리를 빼고 피나는 손가락을 입으로 빠는 데)

오들희  어머...당신 뭐야?!! (하며 손을 홱 뿌리치는데)

무혁    (굳은 표정) 더 비구 싶지 않음 가만 있으란 말야! 움직이지 말구!!...(오들희를 번쩍    들어서 식탁 위에 앉혀 놓고는 발에 박힌 유리 조각을 빼낸다)

오들희  (난데 없는 상황에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 하다가) 너...너 은채 남자 친구 아냐?

    니가 우리집에 왜 있어? 여기 왜 있어, 니가?!!

무혁   (아무 말 않고 런닝을 북 찢어서 피가 흐르는 발바닥을 감아준다....오들희의 아픔이     느껴져 저도 모르게 찌푸려지는 인상)

오들희  (무혁이 못 건드리게 상처난 발을 피한다) 니가 여기 왜 있냐구?!!

무혁    (.무서운 얼굴로 ) 약 어딨어?!!

오들희  (겁이 난다. 이층을 향해 소리치는) 윤아...윤아아....

무혁    약 어딨냐구?!!

오들희  (겁에 질려 눈물이 그렁해 다시 이층을 향해 소리치는) 윤아아...아들!! 아들!...아  들!!!

무혁    (가슴이 무너진다, 버럭) 윤이 자!!...약 어딨어!!

오들희  (울먹이기까지 하며) 윤아아...윤아아...윤아아....

무혁    (갑갑하다)

오들희  (무혁의 눈치를 보며 식탁에서 내려 온다. 울먹이며 절룩이며 주방을 나가는) 윤아   아...윤아아....윤아아....



    무혁, 푸후우 한숨 쉬고, 구부리고 앉아 깨진 유리 조각을 줍는다.

    

윤(E)   (좀 멀리서 들려오는) 왜, 엄마? 무슨 일인데?

    

54. #이층 계단  



    속옷 차림의 윤, 졸린 눈 비비며 내려 온다. 오들희는 계단을 오르던 중이었다.



윤  왜 그래, 엄마? 울었어?

오들희  저 사람...저 사람 뭐야?

윤  누구?.....아아, 무혁이 형?

오들희  저 사람이 왜 우리 집에 있어?

윤  (아직 잠에서 덜 깨서 머리 긁적이며) 어. 어제 내가 데꾸 왔어. 술이 너무 취해     가지구...(하품하는)

오들희  아무나 함부루 데꾸 오지 말랬잖아, 우리 집에!

    

55. #주방



    무혁, 깨진 유리 조각을 모아서 쓰레기통에 버리고 있다....표정이 서늘하다.

    

윤(E)   집도 모르구, 술이 너무 취해서 그렇다니까.

오들희(E)집도 모르구,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우리 집에 왜 데꾸 와?



56. #이층 계단



오들희  니가 일반 사람이야? 연예인이야, 넌!!

윤  조용히 해라! 듣는다 들어!!

오들희  애가 누굴 닮아 물러터져 가지구...

윤  엄마 아들이니까 엄마 닮았겠지....나 쉬마려. 쉬좀 싸구 오께. (올라가다가 오들    희 돌아보고) 형이랑 먹게 아침 밥 차려 줘.



57. #주방



    무혁, 깨진 유리 조각을 손에다 모으고 있다.      



오들희(E) 나 저 사람 무서워, 윤아...가라 그래, 그냥.

윤(E)     뭐가 무서워? 안 잡아 먹어.....금방 씻구 올테니까 형이랑 좀 놀구 있어.

오들희(E) 싫어. 같이 가, 엄마두...나두 너랑 화장실 같이 갈래.



    무혁, 깨진 유리 조각을 쥔 손을 꾹 주먹 쥔다....피가 흘러 내린다.



윤(E)   어? 엄마 다쳤네?

오들희(E) (어리광) 어, 유리에 볐어, 아들!

윤(E)   아, 못 살아 내가...약부터 좀 바르자.



    무혁의 표정이 쓸쓸하다.

                                    

58. #오들희 정원



    무혁, 힘이 쑥 빠져 털레털레 현관문 열고 걸어 나온다. 주머니에서 껌을 꺼내 씹    으며, 피가 줄줄 흐르는 손을 바지 주머니에 꽂는다.

    그렇게 몇걸음 걸어가는데.



혜숙(E) 거기서! 거기 못 서, 기집애야!!!



    무혁, 돌아보는데, 은채(추리닝 차림), 계단을 뛰어올라 정원쪽으로 도망 오고 있다.

    그러다 무혁과 딱 맞닥뜨리고 당황해서 눈이 동그래진다.

    무혁은 표정없이 은채를 보는데.

    뒤이어 북어를 든 혜숙, “이 눔의 기집애! 거기 못 서!" 하며 쫓아오다가 마주보고  선 은채와 무혁을 보고는 멈칫 멈춰 선다....스르르 북어 든 손도 내리고.

    

은채    (무혁을 매섭게 노려보는)

무혁    (얘가 왜 이러나?.....무표정하게 보는)

은채    (화가 확 솟구쳐 올라 식식거리며 째려 보는)

무혁    ......(표정없이 보는)

혜숙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은채야!

은채    (혜숙에게 가더니) 엄마, 이거 잠깐만 빌려줘...(하더니 북어를 홱 뺏어 무혁앞으로  간다)

혜숙    얘....

은채    (갑자기 사정없이 북어로 무혁을 때리기 시작한다)

혜숙    (자기가 당황해서) 은채야!!

무혁    (어이없는 표정으로 보다가 은채의 팔을 탁 잡는다)

은채    (노려보며) 내가 그렇게 우스워 보이디? 그렇게 만만해 보여?!!

무혁    ......(어리둥절)

은채    너, 앞으루 한번만 더 내 눈앞에 나타나!

무혁    (픽 어이가 없다는 듯 웃고 은채의 손을 거칠게 놓고 은채를 스쳐 대문쪽으로 간 다)

은채    그땐 정말 죽어, 너!!

혜숙    (우리 은채가 이런 애였나?....은채의 터프함에 당황해서 보는)

은채    (식식거리며 무혁의 등을 째려보고 있다)

59. #거리



    무혁, 털레털레 걸어가고 있다...손을 꽂은 주머니에서 피가 흥건히 배어 나오고 있  다.  



60. # 지하철 계단

    

    무혁, 걸어와서 선다.

    서경과 갈치가 열심히 손님을 부르며 김밥과 떡을 팔고 있다.



갈치    김밥 사세요, 김밥!...2000원짜리 김밥, 반값에 뚝 깍아 1000원에 드립니다. (서경의     풀어진 머플러를 단단하게 매주고 다시 외치는) 김밥 사세요.

서경    떡두 사세요...맛있는 떡두 사세요!! 반값에 뚝 깍아 천원에 드립니다.

갈치    아냐, 엄마! 이건 천원 아니구, 천 오백원!!

서경    (고개 끄덕이고)으응...(외치는) 천 오백원입니다! 떡은 천 오백원 입니다!!

갈치    김밥 사세요!! 김밥!!

서경    떡 사세요!! 떡!!



    무혁, 씁쓸하게 그들을 지켜보다가 갈치와 서경앞으로 간다.

        

무혁    많이 팔았냐?

갈치    (무혁 발견하고 활짝 웃으며) 아저씨!

서경    (무혁을 향해 웃는다) 아저씨...(하다가 인상 찡그리며) 어, 피다.



    무혁의 호주머니에서 베어 나온 피를 인상 찌푸리고 보는 서경과 갈치.    



61. # 병원



    의사, 오들희의 발에 붕대를 감아 주고 있다. 윤, 그 옆에 걱정스럽게 지켜 서 있    다.  



윤  괜찮겠어요, 선생님?

의사    괜찮아요. 지혈도 잘하시구 응급 처치를 잘하셨네요.

오들희  (한쪽에 버려진 피 묻은 헝겊을 본다....무혁의 찢어진 런닝이다....내가 심했나....)    



62. #서경집 마당  



    민현석, 무혁의 상처난 손에 소독약을 발라주고 있다.

    무혁, 쓰라림에 인상을 찌푸리며 짧은 비명소리 내는데, 서경과 갈치, 앞다투어 고   함께 무혁의 상처를 후후 불어준다.

    그들의 모습에 무혁, 가슴 한켠이 싸아해 옴을 느낀다.

민현석  (붕대를 감아주며) 병원에 가봐야 될 거 같은데?

무혁    .....왜....가르쳐 줬어?

민현석  (보는)

무혁    우리 엄마...왜 가르쳐줬어?

민현석  (말없이 붕대를 감는)

무혁    나보구....어떡하라구?

민현석  ......

무혁    (버럭) 어떡하라구, 영감탱이!!

    

    무혁의 고함소리에 서경과 갈치, 놀라서 보고.



민현석  .....너, 하구 싶은대로....너 하구 싶은대로 하는 거지 뭐.

무혁    (갑갑하다)

민현석  다 됐다....병원에 가봐, 꼭.

무혁    우리 엄마가...(하다가 말을 멈춘다)

민현석  (보는)

무혁    그 여자가....영감탱이한테두 나쁜 짓 했어?

민현석   ...응....(갈치 보고) 갈치야! 오늘 니네 집이랑 우리집 같이 밥 먹자. 갈치 조림 해    먹자.

무혁    (심난하다)



63. #호텔 외경(밤)



64. #무혁 호텔방



    무혁, 벌렁 침대에 드러누워 생각에 잠긴다.

    리모콘으로 텔레비전을 켠다. 이리 저리 채널 돌리다 보면, 어느 한 채널에서 다정   한 포즈를 취하며 활짝 웃고 있는 윤과 민주의 모습이 나온다.

    그 위로 <최윤, 강민주 공개 연인 선언>이라고 나온다.



아나(E) 톱 가수 최윤, 톱 탈렌트 강민주가 기자 회견을 갖고 공개 연인을 선언했습니    다.



    무혁, 리모콘을 놓고 티브이 화면을 뚫어지게 본다.

    

65. #인서트(텔레비젼 화면)



    윤과 민주의 기자 회견장이 나온다. 두 사람, 보란듯이 손을 꼭 맞잡고 있다.



윤  3년을 하루도 쉬지 않고 짝사랑 해왔습니다....(민주를 보고 다정하게 웃고) 이 여자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 제가 가진 모든 걸 다 내 놓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강민주씨가 없는 삶은 제게 죽음과도 같습니다.    

민주    최윤씬 제가 아는 남자들 중에 가장 착하고 순수한 사람이예요...제가 최윤씨에게    참 잘못을 많이 했는데....살아가면서 차차 갚기로 했습니다.....사랑이 없다고 생각했   는데, 최윤씰 통해서 사랑을 믿게 됐어요.



66. #무혁 호텔방



    무혁, 티브이를 뚫어질 듯 보고 있다.

    윤과 민주의 기자 회견 자료 화면에 이어 오들희의 인터뷰도 방송된다.

    

67. #인서트 (텔레비젼 화면)



    오들희, 고상한 미소를 잃지 않고 있다.



오들희  너무 기쁘고 반가운 일이죠....전 제 아들의 선택을 백 프로 신뢰하구 존중합니다.   우리 윤이가 택한 아이라면 분명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예요....개인적으론    강민주양의 팬이구요, 저두.  



68. #무혁 호텔방



    무혁, 허리를 꼿꼿히 세우고 앉아 티브이를 본다. 싸늘해지는 표정.

    

오들희  (화면속의) 제 딸처럼 이뻐해 주려구요.



    오들희 화면에 이어 윤이 민주의 어깨를 다정하게 감싸고 카메라 플래시를 받고 있   는 모습이 방송된다. (기가 회견장 밖)

    이때, 윤과 민주 뒤에 서서 그들을 쓸쓸한 웃음으로 바라보는 있는 은채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다.

    그런 은채의 모습이 무혁의 뇌리에 깊게 각인 된다.

    무혁, 티브이를 끄고, 벌렁 다시 드러눕는다.



은채(E) 내가 그렇게 우스워 보이디? 만만해 보여?!!      



69. #플래시백 (#35)



    무혁이 은채에게 저돌적으로 키스했던.  



70. #무혁 호텔방

    

    그랬었구나...무혁, 베개로 얼굴을 덮어버린다.

    

71. # 거리(밤)

    은채, 허탈한 표정으로 털레털레 걷고 있다가 멈춰선다.

    전광판에 윤과 민주가 공개연인을 선언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은채    (손으로 나팔을 만들어 전광판에다 대고 소리치는) 행복해라, 윤아! 윤이 속썩이면   너 진짜 가만 안 둘거야, 강 민주! 정말 정말 행복해라! 최 윤! 강민주!!!  



    자기도 모르게 볼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린다.

    그러나, 애써 활짝 하늘을 보며 웃는 은채. F.O.



72. #수영장(낮)



    두 남녀가 나란히 수영장을 헤엄쳐 가고 있다. 물안경을 벗으면 윤과 민주다.

    윤과 민주, 다정하게 웃으며 서로 물을 튕기며 장난한다.



73. #주차장



    민주, 윤의 팔짱을 끼고 다정하게 나온다.            



윤  (시계 보며) 나 빨리 방송국 들어가야 돼서 너 못 바래다 주겠다.

민주    괜찮아. 그래서 차 가져 왔잖아, 나두.

윤  전화하께....(하고 뺨에 입맞춤하고 자기 차쪽으로 간다)

민주    (환하게 웃으며 손 흔들어주고)



    민주, 자기 차에 오른다. 윤의 차가 먼저 손을 흔들며 주차장을 빠져 나간다.

    민주, 차 시동을 켜는데...똑똑....누군가 차 문을 두드린다.

    민주, 갸웃하며 차문을 내리고 고개를 빼고 보는데.....무혁이 서 있다.

    (지금까지의 무혁의 모습이 아니다. 안경을 끼고, 머리도 차분하게 빗어 넘기고, 럭  셔리한 정장을 입었다. 전혀 딴 사람이다)



민주    무슨 일이시죠?

무혁    (갑자기 사정없이 민주의 차를 뻥 차버린다)

민주    (당황하며) 이봐요!!

무혁    아줌마!...내려!!



        무혁의 매섭고 날카로운 표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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