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읽기] 미안하다,사랑한다 3회 - 2
old/old_column 2004. 12. 2. 17:50
31. #오들희집 일각

    은채, 다 먹어 깨끗이 빈 쭈쭈바를 쪽쪽 빨며 힘없이 걸어온다.

    자꾸만 눈물이 나려고 해서 자꾸만 눈을 껌벅거리며 하늘을 본다.

    그렇게 얼마를 가던 은채, 문득 시선 내리다가 무언가를 발견한다.

    애써 참고 있었던 눈에 눈물이 가득 차 오르며 입술을 실룩거린다.

    이런 못난 나를 보려고 호주에서 여기까지 온 사람....고맙고, 감동스럽다.

    

32. #오들희집 대문앞



    무혁, 호주머니에 손을 찌른 채 눈을 지그시 감고 담벼락에 기대어 서 있다. 껌을    천천히 규칙적으로 씹고 있다.

    

33. #오들희집 일각/대문앞



    은채, 눈물을 손등으로 스윽 훔치고, 마음 가다듬고 무혁의 앞으로 다가간다.

    

은채    (저도 모르게 음성에 울음이 약간 묻어난다) 밥은...먹었어요?

무혁    (천천히 눈을 뜨고 은채를 본다....기운없이 멍한 동공)

은채    안 먹었죠?.....안 먹은 거 같네.

무혁    (이 기집애는 대체 뭔가? 계속?....)

은채    (안쓰럽게 보며 진지하게).....내가 그렇게 좋았어요?

무혁    (어이없지만, 표내지 않고 그저 보는)

은채    어디가 그렇게 좋아서...호주에서...그 먼데서 여기가 어디라구....(감격스러워 목이 멘  다)

무혁    ......(빤히 표정없이 보는)

은채    (애써 감정 추스르며) 한국에 아는 사람은 있어요?.....아는 사람두 없는데 나 보려구    그냥 무작정 온 거예요?

무혁    .......(어이가 없다)

은채    ....우리...말 한번 제대루 안 나눠 본 거 같은데...내가 첫눈에 반할 타입은 아닌데.

무혁    .....(한마디 해주고 싶지만, 머릿속이 너무 복잡하고, 기운이 없다)

은채    ...어쨋든 고맙습니다. 나 같은 걸 좋아해주셔서.  

무혁    ........

은채    (무표정으로 자기를 계속 빤히 쳐다보는 무혁이 좀 민망하다...말문이 막힌다...)     반찬은 없지만, 밥 먹구 갈래요? 우리 집 가서?

무혁    ......(그대로 멀건히 보는)

은채    가요....(무혁의 옷 소매를 잡는다) ....(미안해서 차마 무혁은 못 보고) 아저씨 맘은    못 받아줘두...밥은 줄 수 있어요.... (꾸벅 인사하고) 죄송합니다.

무혁    ......(기가 막힐 따름이다...)

  

34. #오들희 집 안(대문 부근)

    

    은채, 무혁을 이끌며 집 안으로 들어선다.

    무혁, 서늘한 눈길로 집안을 휘 훑으며 계단을 오른다.

    

35. #오들희집 정원



    무혁, 으리으리하게 펼쳐진 정원을 역시 서늘한 눈길로 보고 있다.

    

은채    저긴 윤이네구, 우리 집은 이쪽이거든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앞서 간다)

무혁    (그대로 저벅저벅 오들희 집쪽으로 걸어간다)

은채    우리 집은 이쪽이라니까요!! (자기 집쪽으로 가는데)

무혁    (들은체도 않고 그대로 오들희집 현관문쪽으로 간다)

은채    아저씨!!

무혁    (현관문앞에서 잠깐 멈췄다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간다)

은채    (당황하며) 거기 아니라니까요!!....아이씨(아저씨)이.....(달려가다가 넘어지는) 아우....



36. #오들희 거실



    표정이 싸늘하게 굳은 무혁, 집 안으로 들어선다. 상상보다도 훨씬 으리으리한 거    실...거실에 걸린 오들희와 윤의 사진이 눈에 따갑게 들어온다.  

    은채, 뛰어들어와 “나가요...여긴 우리집 아니란 말예요!!” 하고 끌어내려 하지만,

    무혁, 꿈쩍도 않는다.

    무혁의 눈빛이 심하게 일렁인다. 그리고, 그의 기억 저편에 묻고 있었던 아픔들이    되살아난다.



무혁(E) 아니...난 우리 엄마 원망 안하는데? 이해, 하는데, 난.....



37. #플래시백

    

    1회 #1 무혁의 인터뷰 컷



무혁    사정이 있었겠지 뭐. 오죽했음 제 속으로 난 새끼를 버렸겠어?...왜, 그랬을수 있잖  아? 우유도 못 사먹일 정도로 너무 너무 가난해서 너만이라두 부잣집에 가서 잘 먹   고 잘 살아라....



38. #오들희 거실

    

    무혁, 분노가 담긴 눈빛으로 거실을 휘 둘러본다. 호텔 스위트룸같은 럭셔리한 거    실에 현기증이 인다.

    은채는 계속 “나가요오...아줌마 나오시면 클나요....어서 나가요!!” 하며 애가 타서   무혁을 끌어내려 하지만, 무혁은 바위 덩어리 같다.

    점점 더 심하게 일렁이는 무혁의 눈빛.



39. #플래시백



    2회 #53 지하철 계단에서 열심히 김밥을 팔고 있던 갈치와 그 옆에서 졸고 있던 서   경.

    3회 #16 파출소에서 옷가게 주인 여자한테 온갖 욕설을 들으며 머리채를 잡혔던 서   경.

    

40. #오들희 거실



    무혁의 눈에 물기가 고인다. 무혁, 물기 고인 눈으로 오들희의 독사진 브로마이드    (젊은 시절 화려한 옷을 차려입고 영화배우였을 때 찍은...서경과 너무 비교되는)를  본다.

    은채, “나가요, 제발....아저씨....”동동거리며 거의 울상이 되어 빌다시피 한다.

    무혁, 끄떡도 않는다. 눈에 점점 물기가 더 차오른다.



무혁(E) 돈 많이 벌어가지구, 꼭 한국에 돌아 갈라구...



41. #플래시백



    1회 #1 무혁의 인터뷰컷



무혁    불쌍한 우리 엄마 만나서 좋은 옷도 사주고, 갈비도 사주구, 이쁜 집도 사주구 그럴  라구......기다려 엄마! 내가 가서 엄마 호강 시켜 줄테니까....5년만 기다려! (손가락   다섯 개 펴 보이며) Just five years!! o.k?!!



42. #오들희 거실

    

    무혁, 소파로 와서 무너지듯 앉으며 고개를 떨군다. 얼굴에 표정은 여전히 없지만,   눈에선 눈물이 한방울 흘러 내린다.

    무혁을 말리던 은채도 무혁의 눈물에 당혹해 하며 벙쪄서 엉거주춤해 있다.



43. #플래시백



    1회 #82 킬러에게 총을 맞아 쓰러지던 무혁.

    2회 #9 죽더라도 한국에 가서 죽으라고 소리쳤던 지영, 그 얘기를 듣고 멍해 있던    무혁.

    

44. #오들희 거실



    고개를 숙인 무혁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린다.

    은채, 당혹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데.

    잠시후, 방문 열리고, 오들희, “아우, 불쌍해애...”하며 훌쩍거리며 나온다. 눈가엔 눈 물때문에 마스카라가 번졌다.

    은채, 흠칫 놀라며 일단 무혁을 등 뒤에 두며 막아선다.



은채    아줌마아...

오들희  (손수건으로 눈물 닦으며) 은채 왔니?

은채    (진땀이 난다) 우....우셨어요?

오들희  어....(고개 끄덕이며, 울먹이는) 스텔라, 너무 불쌍하다.

은채    스텔라요?

오들희  “라스트 콘서트”스텔라.....너 “라스트 콘서트” 안 봤어?

은채    ....에...

오들희  거기 스텔라라구 불쌍한 여자 애가 하나 나오는데....백혈병에 걸려가지구 나중에    사랑하는 남자 콘서트를 보면서 죽거든.

은채    예....

오들희  걔는 어떻게 인생이 그러니? 엄마는 죽구 아버지는 다른 여자랑 바람나 도망가   구....그렇게 사랑하는 리차드두 혼자 남겨두구....얼마나 죽기 싫었을까....(울먹하는   데)

무혁    (고개를 떨군 채.....눈물이 흘러내린다)

은채    (뒤에 있는 무혁에 신경이 자꾸 쓰인다) 지...진정 하세요, 아줌마....영화잖어요.

오들희  영환데두 너무 가슴이 아퍼어.....다섯번이나 봤는데, 볼때마다 가슴이 아퍼어...(은채   뒤에 있는 사람이 윤인 줄 안다) 아드을!!

무혁    (눈빛이 심하게 일렁인다...아들!!이라구...)

은채    (마른 침을 꼴깍 삼킨다)

오들희  아들! 엄마 위로 좀 안 해 줄래?...(팔을 벌리며 다가온다) 엄마랑....쇼핑 가자.

무혁    (가슴이 무너진다. 손으로 눈을 가린다...)

은채    아...아줌마....유...윤이 아니예요.  

오들희  (의아한 표정으로 보며 다가간다)

무혁    (한 손으로 두 눈을 가린 채...소리 죽여 울고 있다...어깨가 떨린다)

오들희  (기가 막혀서 눈이 동그래지고...나오던 눈물이 쏙 들어간다.)

은채    (미치겠다)

오들희  누구니, 이 사람?

은채    (잔뜩 곤혹스러워)예...그게 저.....제가 아는 사람인데.....집을 잘 못 찾아와 가지 구..... 죄송해요, 아줌..(하는데)

무혁    (벌떡 일어서더니 오들희를 본다....원망이 섞인 눈빛....눈물이 흐른다.)

오들희  (당황하고 의아한)

무혁    (한동안 그렇게 보다가 그대로 오들희를 스쳐 밖으로 나가버린다)

오들희  (당혹스런 표정으로 보고) 어머....뭐니? 쟤?

은채    아저씨....(따라 나가려는데)

오들희  (은채의 팔을 잡고) 왜 우는데? 저 사람?

은채    (자기도 미안함에 눈물이 핑 돌며) 제가 좀 잘못해 가지구요.....저 때문에 상처받았 나봐요...(하며 뒤따라 나간다)

오들희  (황당한 표정 짓다가)...날 왜 그런 눈으로 쳐다봐, 근데?....(어이가 없다)    



45. #오들희 집 정원 계단    



    무혁, 정원을 거쳐 계단을 내려 가고 있다.

    은채, 현관문 열고, “아저씨! ”부르며 나와 무혁을 뒤쫓아 간다.



46. # 오들희집 일각 길



    무혁, 고개를 떨군 채 그대로 빠른 걸음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고, 은채, “아저  씨! ”부르며 부지런히 쫓아오지만, 거리 간격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은채, 뭔가에 걸려 급기야 넘어지고 만다.    

    결국 무혁, 뒷모습만을 보이며 멀어져 간다.



은채    (중얼거리는) 미안해요....저 같은 애 좋아해주신 거 너무너무 고마운데요....제 마음    에 다른 사람이 있어가지구....아저씨가 들어올 자리가 없어요.....(큰소리로 무혁에게   외치는) 죄송합니다!!



    무혁의 뒷모습...점점....개미처럼 작아진다.



47. #서경집 일각 길(노을녘)

    

    무혁, 한손에는 공주 인형을 한손에는 로봇 인형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언제 그렇게 서럽게 울었냐 싶게 표정은 훨씬 가볍고 담담해졌다.



48. #서경집 마당

    

    서경, 평상에 밥상을 놓고 갈치와 앉아 있다.

    서경, 밥을 김에 싸서 갈치에게 주는데, 갈치, 쳐다도 안보고 만화책만 보고 있다.



서경    (갈치 눈치 몹시 살피며) 먹어어...바압....

갈치    (대답도 않는다)

서경    갈치야...밥 먹어어....

갈치    (버럭) 안 먹어!! 나 인제 엄마랑 말 안한다 그랬잖아!

서경    미안해애....내가 잘못했어....엄마랑 말해, 응? 말해애! 응?

갈치    바보같이 도둑질이나 하구....엄마땜에 쪽팔려 죽겠어! 아, 짱나, 진짜!!

서경    다시는 안 그러께....다시는 안 그래..

갈치    맨날 다시는 안 그런다! 다시는 안 그런다!!......바보냐, 엄마!!



    이때, 갈치가 든 만화책을 홱 뺏어드는 손....무혁이다.

    무혁, 그대로 만화책으로 갈치의 머리를 사정없이 때린다.

    갈치, 아야! 비명 지르고, 서경, 놀라며 본능적으로 갈치를 감싸안는다. 무혁이 더   이상 못 때리도록.

  

무혁    니 엄마 바본 거 몰랐냐, 짜식아!!

갈치    (식식거리며 무혁을 흘겨보는)

서경    (무혁을 두려운 표정으로 보고)

무혁    모르면 자꾸자꾸 말해주면 되잖아....니가 가르쳐 주면 되잖아, 임마!!

갈치    (눈물이 그렁해져 그대로 노려 보고 있는)

서경    ......

무혁    쪼그만 새끼가 배가 불렀어! (평상에 올라 앉아 서경의 숟가락으로 밥을 꾸역꾸역    먹으며, 버럭) 숟가락 안 들어, 임마!!

갈치    (흠칫 놀란다)

무혁    너, 나 깡팬 거 알지?..... 맞구 먹을래? 그냥 먹을래? (때리기라도 할 듯 숟가락을  처든다)

갈치    (어쩔 수 없이 눈치 살피며 숟가락을 들고 밥을 뜬다.)

서경    (무혁과 갈치 눈치 번갈아 살피며 갈치의 숟가락에 반찬을 얹어준다)

무혁    (갈치가 자기의 눈치만 보고 있자) 안 처 먹어?!!

갈치    (억지로 숟가락의 밥을 입에 넣는다.)  

서경    (갈치가 목 막혀 하자 얼른 물도 챙겨서 준다) 자, 물 마셔어...

갈치    (심통부리느라 고개 젓는)

무혁    물 마셔, 임마!!

갈치    (무혁이 무서워 받아 마시고)

무혁    (벅벅 밥 먹으며) 니 엄만 이따위루 엉망으로 살아두....저렇게 멍청한 바보라두....그   래두 자식 새낀 안 버리잖아, 짜식아!! (하다가 갑자기 두통과 함께 구토끼를 느낀   다. 들고 있던 숟가락을 떨어뜨리며 손바닥으로 입을 가리며 힘들어하는)

    

    서경과 갈치, 눈이 동그래져서 보는....



49. #무혁 호텔방 (밤)



    침대에 아무렇게나 던져진 무혁의 웃옷. 무혁의 토하는 소리 들리고....



50. #호텔 욕실



    무혁, 바닥에 주저 앉아 변기에 얼굴을 처박다시피하고 고통스럽게 토하고 있다.



51. #무혁 호텔방



    어느 정도 안정한 무혁, 핼쓱한 얼굴으로 전화기를 들고 서울 시내 야경을 보며 창   가에 서 있다.

    신호음 들리고.

지영(F) 헬로우....

무혁    ......

지영(F) 헬로우.....

무혁    (그제야 천천히, 영어로 말한다) 나....대니야.        

지영(F) 무혁아!!!

무혁    (영어로, 밝게) 잘 지냈니?



52. #지영집/무혁 호텔방



지영    (눈물이 그렁해 전화기 들고 있다) ...한국엔 잘 갔어?

무혁    (영어로) 덕분에....니가 준 돈 덕분에 좋은 호텔에서 아주 잘 지내고 있어.

지영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만 흘린다)

무혁    (밝게, 영어로) 니 말처럼 내가 죽을때까지 써도 남을 만큼 돈이 아주 많던걸?  

지영    ......

무혁    (영어로) 고마워.

지영    왜 한국 말을 안해, 무혁아?...무슨 일 있니?

무혁    (O.L. 영어로) 물어보구 싶은 게 있어 전화했어.

지영    ......

무혁    (영어로) 의사가 나 얼마나 산다구 그래?      

지영    (당황하는)

무혁    (영어로, 밝게) 죽는다는 소린 들었는데, 그럼 얼마나 살 수 있는지 그 얘길 제대로  못들었어.

지영    무혁아...



53. #무혁 호텔방



무혁    (영어로) 1년은....살 수 있나?

지영(F) (흐느껴 우는 울음소리)

무혁    (영어로)....1년도....못 사나?

지영(F) (계속 흐느껴 우는 울음소리만)

무혁    ........

지영(F  (흐느껴 우는 소리 쉽게 잦아들지 않는다)

무혁    .......

    

    무혁, 전화기 저편에서 지영의 울음소리만 들리자, 결국 전화를 끊고 만다.

    걸고 있던 목걸이(반지 목걸이)를 빼서 주머니에 넣는다.

    그리고, 태연한 표정으로 껌을 꺼내 씹는다. 갑자기 씨익 입가에 서글픈 웃음이 떠   오른다.

    서울의 화려한 야경이 창밖을 흐르고 있다.            

                              F.O.



54. #고수부지 야외 무대/야외 무대 잔디밭  



    윤, 공개 방송 쇼를 위한 리허설을 하고 있다. 콧등과 이마에 땀이 송송 맺혀서 립   싱크하며 백 댄서들과 함께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2회 콘서트때와는 또 다르게     댄스가 앙증맞고 귀엽다.

    은채, 무대 앞쪽에서 윤을 지켜보고 있다.

    라인 밖으로 서 있던 여학생 팬들, 윤의 브로마이드와 “천상천하 최윤 독존”같은   글을 쓴 프랭카드등을 흔들며 핸드폰과 디카로 사진을 찍고 있다.

    피디, 잠깐 쉬자는 모션하고, 윤과 댄서들, 춤을 멈춘다.



피디    잠깐 쉬구요, 카메라 리허설 한번 더 가겠습니다.



    윤, 가픈 숨을 쉬며 그 자리에 풀석 주저 앉는다. 은채, 얼른 무대쪽으로 뛰어 가    수건으로 윤의 땀을 닦아준다.



은채    힘들지?  

윤  어....(생글거리며) 이번 안무 첨 보는 거지, 넌?...어때? PD샘은 쫌 유치하대네?

은채    어...(고개 끄덕이며 화운데이션 다시 두드려주는)

윤  (표정 얼핏 굳어지며) 어?!!...유치해, 너두?

은채    (두드려주며 별 생각없이) 어.

윤  (인상 팍 굳어지며, 버럭) 유치해?!

은채    (당황) 엉?

윤  나 오늘 방송 안해! 집에 갈래, 씨!! (벌떡 일어서려는데)

은채    (얼른 잡으며) 야아...왜 그래?

윤  (서운한 표정으로 야속하게 노려보는) 유치해, 진짜?    

은채    (당황해서...얼른 수습하는) 내가 유치하다 그랬어?

윤  어!!!

은채    언제?

윤  지금!!

은채    아닌데...겁나 멋있는데....죽여, 너!

윤  (표정은 좀 풀어졌지만, 그래도 의심이 남아) 유치하다 그랬는데 분명히?

은채    아냐아....안 그랬어. 안 그랬어어.

윤  (그제서야 금방 표정 풀어진다) 정말 죽여?

은채    응. 죽여!!

윤  (단순하게 헤 웃는)

은채    (다시 파운데이션 두드려주며 투덜대며 꿍얼거리는) 다른 사람들이 뭐라 그럴 땐     암말두 안하면서....꼭 내가 뭐라 그럼 세상이 끝난 거처럼 파르르 떨구....만만한   게 나냐? 만만한 게? 지나가는 똥개냐, 내가?

윤  똥개 아니구 하느님.

은채    (보는)  

윤  넌 내 하느님이야. 몰랐냐?

은채    ......

윤  (천진한) 니가 좋으면 누가 뭐래두 좋은 거구, 니가 아니다 그럼 하늘이 무너져,     난.

은채    .....(가슴이 쿵 무너진다)

    

    이때, 피디, 손뼉 짝 치며, “자! 다시 갑시다!” 소리친다.



윤  (은채를 향해 씨익 웃으며) 정말 죽이는 거 맞지, 나?

은채    (벙해서 고개 끄덕이는) ......어....

윤  (귀엽게 활짝 웃다가 어딘가를 바라보며 표정이 상기된다)

은채    (윤의 시선이 향하는 곳으로 시선을 돌린다)



    저 앞으로 민주가 오고 있다. 사람들, “강민주다!”하며 웅성거리고.

    스카프를 머리에 감고 고개를 숙인 민주, 뛰다시피 해서 윤과 은채가 있는 곳으로    온다.

    윤, 뜻밖의 민주의 모습에 반가와서 환하게 웃고, 은채, 어리둥절한 표정 짓는데.

    

은채    (사람들 시선 경계하며) 여긴 어떻게 왔어?

민주    이 근처서 촬영이 있어....잠깐 쉬는 시간인데, 윤이 노래가 들려서....보구 싶어서  왔지.  

윤  (민주를 향해 환하게 웃고...좋아서 죽겠다.)

은채    (애써 미소 지으며....쓸쓸하게 두 사람을 본다)



55. #고수부지 야외 무대/야외무대 잔디밭

    은채, 민주와 함께 윤의 리허설 무대를 지켜보고 있다.

    민주, 윤의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며 몸도 따라 흔들며 열심히 윤을 지켜보고 있다.

    윤, 민주 보란 듯이 열심히 안무하고 있다.

    이때, 이들을 멀찍이서 지켜보는 어떤 시선....무혁이다.

    선글라스를 쓴 무혁, 구경 나온 사람들 사이에 서서 윤의 리허설 모습을 지켜 보고   있다.

    이때, 사람들 사이에서 “조영우다!” 하며 소란이 인다.

    굳은 표정의 조영우, 민주가 있는 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56. #무대



    춤을 추며 리허설하던 윤, 조영우의 출현에 표정이 싸늘하게 굳는다.



57. #야외무대 잔디밭/무대



    은채, 사람들의 웅성거림에 당황해서 조영우를 본다. 민주, 조영우를 돌아보다가 태  연한 표정으로 다시 고개 돌려 무대 위의 윤을 본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노래    를 따라 흥얼거리는.

    조영우, 은채를 서늘하게 보다가 민주의 곁으로 다가온다.



조영우  (표정에 노기가 묻었다) 여긴 왜 와 있어?

민주    (무대의 윤을 보며) 윤이 보러.

은채    (불안하게 두 사람을 보고)  



    윤, 춤을 추며 시선은 민주와 조영우에게 두고 있다.



조영우  (민주의 손목을 탁 잡는다) 가자.

민주    (조영우의 손을 뿌리치며) 촬영 시작하려면 시간 있잖아, 아직.

조영우  (그대로 우왁스럽게 민주의 손목을 잡더니 유람선쪽으로 끌고 간다)

민주    놔...왜 이래....오빠! (버티지만, 어쩔 수 없이 끌려간다)

은채    (차마 잡지도 못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혹스럽게 본다)

  

    사람들, 일제히 민주와 조영우에게 시선을 주며 “웬일이니?”“쟤네 둘이 사귄다며?”   “싸웠나부다”하며 웅성거리고,  

    무대위의 윤,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립싱크하며 춤을 춘다.....별 동요없이 잘 추는가    싶더니... 갑자기 춤을 딱 멈추고 무대를 뛰어 내려온다.

    피디, 어이가 없어 “최 윤!!”소리 치고.

    은채, 눈이 동그래져서 당황해서 보고.

    윤, 민주와 조영우가 간 쪽으로 뛰어간다.

    무혁, 그런 윤을 표정없이 지켜본다.



58. # 강가 일각

    

    조영우, 민주의 손목을 끌고 거칠고 빠른 걸음으로 가는데.



윤  거기 서!! 조 영우!!!



    민주와 조영우, 걸음을 멈추고, 윤을 돌아본다.

    조영우, 분노서린 표정으로 윤을 노려보지만, 민주의 표정은 담담하다. 대수롭지 않  은 표정으로 푸후 입바람만 내뱉으며 하늘을 본다.



윤  그 손 쫌 놓지!!

조영우  가서 춤이나 춰, 넌!!

윤  (버럭) 그 손 못 놔!!



    이게 웬 대단한 구경거리냐?....사람들, 세 사람 주위로 우르르 몰려든다. 은채, 허겁    지겁 뛰어와서 선다.

    민주, 몰려든 사람들을 휘 둘러본다. 마치 남의 일 마냥 표정이 한가롭다.

    윤, 사람들 시선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민주쪽으로 걸어오더니 민주의 다른 손    을 꽉 잡는다.

    사람들, “뭐야? 쟤네들 삼각관곈가봐...”“웬일이니? 웬일이니?” 각양 각색의 반응을  보이고.    



민주    (윤의 대담한 행동에 의외라는 듯 윤을 보는)

조영우  (표정이 일그러지고)

은채    (이 일을 어떡하나?....가장 안색이 창백해져 있다.)

윤  (버럭) 민주, 내 여자야! 그 손 놔!!

조영우  (어이없는 듯 픽 웃고...모여든 사람들을 휘 훑어본다.) 막가자는 거냐, 지금?

윤  (버럭) 그 손 놓으라 그랬다!!

민주    (태연한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조영우  (될대로 되라) 그래, 끝장을 보자, 오늘!!.....(민주 보며) 여기서 니 입으로 직접 말    해!! 나야? 최 윤이야?!!

민주    (윤을 본다)

윤  (민주를 보는)

조영우  나야? 최 윤이야?!!

윤  ......(민주를 보는...면도칼로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이 있다)

민주    (시선을 돌리며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손목 좀 놔 줄래, 두 사람?



    윤과 조영우, 하는 수 없이 잡고 있었던 민주의 손목을 놓는다.

    은채, 하얗게 얼어 지켜보고 있다.



민주    (자기들을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 휘 둘러보고) 낼 아침 스포츠지 일면은 우리가 맡   어놨네....울 아버지 기절하시겠다, 또.

윤  (배신감에 눈물이 그렁해지는) 저 자식이랑 정리한 거 아니었어?

민주    (윤을 보고 쓰게 웃으며) 정리 했었어.

조영우  강민주!!

민주    난 정리했는데, 조영우씬 정리가 안되나봐.

조영우  너, 나 죽는 꼴 볼래, 오늘?!!

민주    (피식 웃고) 니들 둘이 계하니? 걸핏하면 죽는다! 죽는다!....아, 지겨워, 증말.

윤  (충격받는)

민주    (놀리듯 묻는) 여자 땜에 죽니, 니들은?....사랑 때문에 죽어, 니들은?

윤  (눈가가 파르르 떨린다. 입술을 깨무는)

민주    아, 피곤해.....애기들 데꾸 장난 그만 해야겠다, 더이상.

윤  (버럭) 민주야!!

조영우  (동시에 버럭) 강민주!!

민주    (천천히 뒷걸음 친다) 미안하지만, 난...사랑 안 믿어....특히나 니들처럼 말만 번지르   한 사랑같은 건 더욱 안 믿어. (강물 근처에 발을 멈춘다. 구두의 반은 땅에 나머지  반은 허공을 딛고 있다)

윤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민주의 발을 보고 당황하며) 민주야...

조영우  (긴장한다)

은채    (눈이 동그래지고)

민주    (얼굴에 웃음까지 머금고 태연한 표정으로) 영우 오빠! 내가 죽으면 따라 죽을거라   그랬지?....최 윤! 날 니 목숨보다 더 사랑한다 그랬나?  

윤  (무슨 짓을 하려고 저러나...긴장한)

조영우  (역시 긴장해서 보고)

민주    (조소하며) 그럴까? 정말 그럴까?.....그런 사랑이 있을까, 정말?...(하더니 그대로 뒤   로 한걸음 내딛으며 물 속에 빠져 버린다)

윤  민주야!!!



    윤, 조영우, 은채, 갑작스레 눈앞에서 벌어진 상황에 하얗게 질리고.

    사람들도 놀라서 더러 비명을 지르고. 웅성거리고.

    윤, 충격으로 어찌할 바를 몰라하다가....“민주야....” 신음처럼 내뱉고 그대로 물속으 로 다이빙한다.

    조영우, 어이가 없고.

    은채, “윤아!!” 소리지르며 달려오더니 절규하듯 소리친다.



은채    사람 살려요!! 사람 살려요!! ....(하다가 조영우의 팔을 잡고 흔든다) 민주랑 윤이  수영 못해요!!.....수영 못 한단 말이예요, 두 사람!!!

조영우  (차마 뛰어들지는 않고 넋나간 사람처럼 멍해 있는)

은채    (안색이 하얘져서 어쩔 줄 몰라하다가 위에 입고 있던 쉐타를 벗어던지고 자기라도   뛰어들려고 하는데)



    이때, 은채의 허리를 감아 안는 손....무혁이다.

    은채, 당황해서 무혁을 보는데, 무혁, 선글라스를 벗어 은채에게 쥐어주고, 그대로   물 속으로 다이빙한다.

    은채, 계속되는 충격에 온 몸에 기운이 쫙 빠져 털석 주저앉는다.



59. # 강가 일각

    

    시간 경과.

    구급차 싸이렌을 울리며 대기해 있고. 조영우, 졌다는 듯 씁쓸한 표정으로 윤을 보   고 있다.

    바닥에 드러누운 윤, 기침을 콜록콜록하며 물을 토해내고 있다.

    은채, 옆에서 무릎꿇고 앉은 채 불안하게 윤을 지켜본다....사람들, 주위를 에워싸고     있다.



은채    (어찌할 바를 모르는) 윤아....윤아.....

윤  (의식을 잃지 않으려 애쓰며) 민주는....민주는.....

은채    걱정마.....민주는 괜찮아. 괜찮아, 민주는.

윤  (고개 끄덕이고....그제야 안심하며 의식을 놓는다)        

    응급대원들, 윤을 들것으로 옮겨 구급차로 데려간다.  

    열린 구급차 문을 통해 담요로 온 몸을 감싼 채 창백한 얼굴로 기대어 앉은 민주의   모습이 보인다.

    민주, 의식을 잃고 자기 옆으로 옮겨지는 윤을 애틋한 표정으로 본다. 윤의 사랑을   안다. 그렇게 조영우를 단념시킬 생각이었다.    

    구급차 문, 닫히고, 구급차 출발한다.

    멍해 있던 은채, 그제야 어딘가로 고개를 돌린다.  



60. #일각



    온 몸에서 물이 뚝뚝 흐르는 무혁, 강을 보며 앉아 있다.

    사람들은 온통 윤과 민주에게 집중해서 무혁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은채, 무혁 앞으로 천천히 다가와서 선다.

    무혁, 꿈쩍도 않고 강만 보고 있다...추운 날씨라 얼굴은 새파랗게 얼었고, 떨고 있  다.

        은채, 두르고 있던 목도리를 풀어 무혁의 목에 감아 준다.

    무혁, 그제서야 은채를 멀건히 본다.

    은채, 입고 있던 쉐타를 벗어 무혁에게 다시 덮어주려는데...무혁, 손으로 거절하며  쳐 낸다.



은채    가만 있어 봐요. 쫌!! (쉐타를 무혁의 몸에 묶어준다)

무혁    (굳은 표정으로 은채를 보는)

은채    잠깐만 기다릴래요? 차에 가서 윤이 옷 가져올테니까, 그거라두 갈아 입을래요?

무혁    (벌떡 일어선다)

은채    .....아저씨!

무혁    (그대로 냉정하게 몸을 돌려 걸어간다.....)

은채    (따라가며) 잠깐만요.



61. # 고수부지 일각 길



무혁    (그대로 걸어가는)

은채    (따라가며) 감기 든단 말예요..그렇게 가다가.

무혁    ......

은채    얼어 죽는다구요!!

무혁    .......

은채    아, 진짜 말 되지게 안 듣네, 그 아저씨!!

무혁    ......



62. #고수부지 길



    무혁, 앞서가고, 은채, 부지런히 무혁의 뒤를 쫓아간다.

    걸어가던 무혁....심한 두통을 느낀다.

    무혁의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풍경들이 한순간 뿌옇게 흐려진다.

    정신을 차리려 애써 힘주어 눈을 부릅뜨는 무혁....결국, 휘청하며 쓰러지고 만다.

    은채, 놀라서 “아저씨!!” 소리치며 달려가 무혁을 부축해 안는다.



은채    정신 차려요! 아저씨...정신 차려요오!!!  

무혁    (그대로 의식이 없는)



63. # 병원 외경



64. # 윤병실



    윤, 링거 맞고 잠들어 있다. 민주, 윤의 곁을 지키고 앉아 있다.

    그들의 등 뒤에 선 은채, 민주를 야속하게 보다가 돌아 나온다.

        

65. # 무혁 병실  



    무혁, 의식을 잃은 채 혼자서 외롭게 병실에 누워있다.

    은채, 이불을 다독여 덮어주고...몹시 미안하고 고마운 눈빛으로 무혁을 본다.

    

66. #윤 병실(노을녘)

    

    지는 해가 마지막 햇볕을 털며 병실 창으로 스며 들고 있다.

    윤, 천천히 눈을 뜬다.



67. # 병원 정원(노을녘)



    사람들이 알아볼까 야구 모자를 눌러쓴 윤, 벤치에 와 앉는다. (환자복 입은)

    씁쓸한 눈빛으로 노을을 바라보는데, 돌돌돌 굴러서 윤의 발 밑으로 와 멎는 농구    공.

    윤, 시선을 돌려서 본다.

    저 앞으로 환자복의 무혁이 씨익 웃고 서 있다. 윤에게 공을 던져 달라고 모션하는.

    윤, 공을 집어 무혁에게 던져준다.

    몸을 날려 가뿐히 농구공을 받는 무혁, 몇 번 탕탕 튕기더니 윤을 향해 다시 휙  공을 집어 던져버린다.

    윤, 얼떨결에 몸을 날려 농구공을 가뿐하게 받아낸다....뭐야, 이거? 해보자는   거야?   윤, 야구 모자를 챙이 뒤로 가게 돌려쓰더니 농구공을 탕탕 튕기다 무혁을 향해 힘   껏 던지는데.



68. # 병원 정원 근처 농구장



    무혁, 공을 날렵하게 받더니 (환자복 윗도리를 벗어 허리에다 맸다-춥지 않다면-어   쨋든 발랄하고 특이한 복장으로 임하는) 바닥에 대고 튕귄다. 윤, 두 손을 번쩍  쳐들고 수비하고 있다.

    두 사람, 그렇게 길거리 농구를 시작했다.

    

무혁    (공을 탕탕 튕기며) 그 나이 먹도록 뭐했냐? 수영 하나 제대로 못하구?.....좋아하는     여잔 거 같던데...좀 쪽팔렸겠더라? (윤의 수비를 피해 골대에 공을 넣는다)

윤  (공을 잡고...반가운 표정) 형이....우리 구해 준 그 사람이예요?

무혁    (윤을 공을 잽싸게 가로채 다시 골인시킨다, 피식 웃는) 그럴걸?

윤  (방심했다....공을 잡으며 공격 태세 갖추는데) 고마워요.

무혁    (방어하며) 유어 웰컴....(하다가 다시 윤의 공을 뺏어 골인을 시킨다)  

윤  (억울하다....다시 공을 잡으며 튕긴다.)



    은채, 저편에서 무혁과 윤을 찾아 두리번거리며 오다가 농구하는 두 사람을 발견하   고 걸음을 멈춘다. 어느새 저렇게 친해졌지? 어리둥절한 표정 짓는.



무혁    (방어하며) 너, 형 없지?

윤  ....네.

무혁    내가...니 형 해주까? (하며 윤의 공을 뺏으려 하는데)

윤  (재빠르게 피한다.)

무혁    (어쭈...피식 웃고 방어하며) 너, 내 동생 안할래?

윤  (골대를 향해 던진다....들어가지 않는다...아우 씨)

무혁    (피식 웃으며 공을 잡는다.) 싫어?.....뭐 싫음 할 수 없구.....(하며 공을 튕기는데)

윤  (잽싼 동작으로 인터셉터하더니 그대로 점프해 골대를 향해 공을 던진다)

무혁    (막으려고 함께 점프하다가 바닥으로 엉덩방아 찧으며 넘어지고)

윤  (골대에 공이 들어간다...좋아서 모션하며) 아싸아!!

무혁    (그대로 주저 앉은 채 씨익 웃으며 하이 파이브하자고 손을 내민다)

윤  (활짝 웃으며 무혁의 손바닥에 자신의 손바닥을 경쾌하게 부딪히고) 동생...하께,    형!!



    무혁, 환하게 웃으며 저 앞으로 굴러간 공을 가지러 간다. (은채가 있는 곳과 반대   편, 은채를 못 본다.)

    윤을 뒤로하고 돌아선 얼굴...아이같던 천진하고 다정하던 웃음이 순식간에 매섭고   싸늘하게 변한다.

    발톱을 감춘 잔인하고 무서운 매같다..

    무혁의 등 뒤로 무혁을 단번에 좋아하기 시작한 윤이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고, 그    뒤로 은채가 서 있다.  

    그런 세 사람의 모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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