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주니어스의 辨明] H : Humor - Reloaded
old/old_column 2003. 12. 29. 10:00
엥...
27일날 아침 토욜날 아침에 출근해서
걍 하릴 없어 쓰다보니.. 그것두 Humor 에 대해서 ㅡ.ㅡ
별루 기분도 안나구 그래서 대충 쓰고
"닥터 이블"과 "미니미"로 때울려 그랬더니
역시 예리하신 독자분들 덕분에...
기냥 넘어갈 수 없게 하시는군여

보태기...

토욜날 쓴 거는 어찌보면 Humor 에 대한 기능적인 측면에 치중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떠한 유머를 쓸 것이냐하는 문제는
절대 정형화 되거나, 일반화 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어떠한 상황이냐, 그 상황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끼리 어느 정도로 공감하고 있느냐,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느냐, 등등에 따라서 당연히 달라 질 수 밖에 없겠죠.

하지만 유머라는 넘이 사회 생활에서, 남녀 관계에서 어떠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구여
그 여러가지 기능 중에 저는
1. 사람들을 집중하게 하는 기능
2.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기능
3. 그리고 서로 말을 가지고 노는 기능
세 가지 정도 이야기 했네요.

당연히 농담 잘 하고 즐거운 분위기면 화기애애 해지고, 친밀감이 높아지고...
이런 얘기는 다 아는 얘기니깐 생략하겠습니다 ^^;

세 가지 기능에 만족하지 못하시는 분들 계시니(ㅋㅋ 마지막 한분의 독자를 위해서라도 ㅡ.ㅡ)
그럼 유머, 혹은 희극(Comedy)의 미학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 해보도록 하지요~~

슬픔(Sadness), 혹은 비극(Tragedy)의 미학에 대해서는
이미 수천년전에 아리스토 텔레스 센세이께서 '시학(Poetica)' 이라는 책으로
비극의 미학을 정의 하신 이후
나머지는 '시학(Poetica)'에 토달기 혹은 주석달기 혹은 개기기로 요약할 수 있겄습니다.

하지만 유머(Humor), 혹은 희극(Comedy)의 미학에 대해서는 언급된 책도 잘 모르겠고
여튼 코메디는 즐겁긴 하지만 그게 美的으로 의미가 있냐? ㅡ.ㅡ
하는 분위기가 역력 한것 같습니다.

하긴 제가 좋아하는 코메디들...
덤앤더머, 에이스 벤추라, 케이블 가이 등을 위시한 짐 캐리류...
오스틴 파워 씨리즈, 웨인즈 월드 등을 위시한 마이크 마이어스류...
서유기, 식산, 공공발 등을 위시한 주성치류...
얼핏 봐선 그야 말로 화장실 개그 들 아름다울 '美' 와는
한참 멀리들 떨어져 있는 거이 틀림 없습니다.

웃음의, 희극의 미학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한 거는...

소설 '장미의 이름'을 접하고 나서 이후 입니다.

아시다시피 소설 장미의 이름은 아리스토 텔레스가 남겼다고 전해만 지고 있는
'시학(Poetica)' 의 다른 부분 - 희극에 대한 이야기를 적었다고 추정하고 있는 - 이
남아있는 한 수도원에서 발생한 연쇄 살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이 수도원에는 미로로 이루어진 커다란 도서관이 있는데,
젊은 사서 수도사들이 연쇄적으로 살해 당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결국 이들 수도사들이 연쇄적으로 죽은 것은 아리스토 텔레스가 남긴
희극론 이라는 책 때문이였습니다.

소설의 노사서 호르헤 수도사는 웃음 에 대해서 민감할 정도로 강한 거부 반응을 보이죠.
바보 같다. 젊잖게 보이지 않는다. 웃음이란 것은 정신병자들이나 웃는 것이지
웃음이란 신의 존재를 잊게 하고, 인간을 신으로부터 떨어뜨려 놓은 채
웃음으로서 인간은 스스로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속이는 악마의 장난감이라며
자기 인생에 진지하고, 신앞에 경건한 사람은 웃을 수 없다는것이 호르헤 수도사의 지론 이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은 웃음으로써 자유로워지고, 무책임해지고, 행복해집니다.
수많은 인간세상의 문제들로부터 홀가분하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사회의 지배계층들에게는
웃음이라는 것을 통해서 인간들이 자유롭고, 행복하고, 무책임해져 버리면
백성들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웃음'에 대한 미적인 연구는 당연히 금기시 되었을 것이고,
아무데나 허허 거리는 인간들은 '싱거운 넘', '바보 같은 넘'으로 치부되기 쉽상이였을 겁니다.

이런 '웃음의 제어'를 통해 유럽 역사상 가장 재미없는 시절인 '중세' 를 설명하고 있는
움베르트 에코 선생 역시 아리스토 텔레스 못지 않은 훌륭한 작가임을
글의 진행과 전혀 상관 없지만 언급하지 않을 수 없군요.

허나 이런 양상은 유럽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였고,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고대로 반복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서부터 괜히 실실거리면 어른들에게 혼나고,
(밥상에서 웃었다가 주먹 날라왔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었습니다.)
웃음이 많은 인간들을 바보취급하고, 유치하다...
그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과묵하고, 진중한 남자들이 여자들의 선망의 대상이였던 시절도 분명히 존재했구요.
이 모든 것이 웃음을 통제 함으로서 사회를 통제하려는 시도의 일부였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분명히 웃음의 양상이 변했습니다.

웃음을 제어하던 방식도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지배계층이 백성들에게 웃음을 공급하죠. 흔히 말하는 3S정책 말입니다.
웃음을 통해 세상일에 관심 없게 만들어 버리는 새로운 제어의 방법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그 사이 어중간한 어딘가에 있는 것 같군요. ^^


또 떠들다 보니...
소개륑과 전혀 관계없는 Humor 의 새로운 기능들에 대해서 이야기했네요.
더 이상 진행하다보면 계속 쓸데 없는 얘기로 흘러가버릴거 같으니 이쯤 정리하고
아무래도 ㅜ.ㅜ Revolution 까지 넘어가야 겠군요.

그렇다면 웃음이 흔해져 버린 오늘날의 세상에서
웃음에서 어떠한 새로운 미학을 발견했는지,
웃음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변했는지,
웃음을 통한 혁명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3편 개봉박두 ㅡ.ㅡ
(언제 쓰냐~ 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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