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주니어스의 辨明] D : Drink
old/old_column 2003. 11. 29. 14:35
냐.. 오늘도 속절 없이 토욜 출근했습니다.
요즘 할일 많은데 (솔직히 여기다 글쓰는게 더 재밌어서 --) 안하고 놀구 있으니 큰일입니다.

오늘은 술 얘기 입니다. 술 !!

어쩌다 술이란 놈이 세상에 나왔을까 생각해봅니다.
나라마다, 민족마다, 동네마다 서로 맛과 느낌은 틀리지만 세상 어느 곳에서나 술 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뭘로 봐도 유해하기만 하다면 그렇게 세상 곳곳에 술이란 넘이 지천에 널려 있진 않겠죠?

소개팅에 나가서 처음 보는 사람이랑 '술'을 마십니다.
어떻게 첨보는 사람이랑 술을 마시냐 라고 하는 사람도 있더만요
저는 만나자 마자 술을 피쳐로 몇 개씩 먹어버린 날도 몇번 기억이 나는군요 ㅡ.ㅡ

대학교 4학년때 문득 생각해 보니 이때까지 여자랑 단둘이 술마셔본적이 없더군요.
남들보다 절대 술을 적게 마셨다고는 생각 안해봤었는데 어쩐지 영양가 없더라. (움~)
그러구선 한때 소개팅 할때마다 여자들이랑 술집가서 술먹고 그런적이 있었더랍니다.

결론 부터 얘기하자면 소개팅 나가서 술먹지 마라. 이겁니다.
칵테일 바도 안됩니다.ㅡㅡ+

저랑 친한 회사 여직원(움 훌륭한 가이드져.)이 몇몇 충고해 준 것중 하나입니다.

"술집가보면 여자들끼리도 술 많이 먹던데."
"여자들 첨 보는 남자랑 술먹는거 별루 안좋아해요. 불편하잖아요."
"왜요~ 저는 술먹고 나면 훨 친해지던데요~ 소개팅하고 계속 연락하는 애들은 그런 애들 뿐인데"
"그건 술먹구 놀자는 거고~"

아 그렇구나 ㅡ.ㅡ 술먹고 놀자는 거였구나...
그렇습니다. 저는 '소개팅'이라는 자리의 목적을 망각해 버리고 있었던 것이였습니다.

예전에 친하게 지내던 여자 후배하고 술한잔 하면서 그런 얘기한적이 있었습니다.

"난 왠만하면 술 안먹는 여자들이랑은 친해지기 힘들던데...
 여자들 중에 술먹는 사람들이 별루 없는 것 같어."
"여자들 술 잘 안먹어여, 술먹을 일도 별로 없고.
 저두 오빠랑 아니면 술 안마셔여.
 그래서 엄마가 오빠 만난다 그러면 싫어하자나요 (ㅡㅡ+)"

헉. 맨날 나만 만나면 술마시러 당겨서 친구들이랑, 남자친구랑 술 한잔씩 하는줄 알았두만 몰랐습니다.
내가 나쁜 놈이였구나 ㅡ.ㅡ 그런 생각에 순간 식은 땀이 주루룩 하더군요.

저 처럼 술로 친구를 사귀는 사람들은 여자들이 술 안 먹는다는 사실에 당황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친해져야 하는 것인가!

남자들이랑 여자들이랑 서로 즐기는게 매우 틀립니다.
남자들은 보통 야구, 축구, 농구같은 스포츠에 열광하고 끝나고 술한잔 하는 게 멋이죠.
꼭 그런게 아니더라도 '뭔가를 하면서' 놀아야 제대로 놀았다고 생각하고,
그 마지막은 '술'로 기분좋게 마무리 하는 놀이문화가 정착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술한번 뽀개지게 같이 먹어야 친해졌단 생각이들지, 맨정신에는 맹숭맹숭해서 원~)

제가 여자는 아니라 여자들이 무슨일에 즐거워 하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그간 관찰해온 바에 의하면...
'먹는 것'을 즐깁니다.
맛있는 거 먹으러가서, 옆에서 보면 과하다 싶을 정도로 한상 차려놓고 그때 부터 수다 떠는거죠 ^^
놀라운 것은 술 안먹으면 그게 더 싸게 먹힌다는 겁니다.
(남자분들!! 도대체 술을 얼마나 먹어 재끼는 것이오!! )

미술관, 전시회, 영화, 연극, 뮤지컬, 미용실, 백화점 등등...

여자들도 나름대로 수많은 놀거리가 있지만,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함께' 한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것 같습니다.
아닌가요? ㅎㅎ (틀리면 지적 바람)

Drink 라는 주제는 물론 소개팅 당일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것 보다는 소개팅 이후 친해지는 과정에 더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남자분들은 소개팅에서 만난 여자분과 '술'로 친해질 생각을 버립시다.
여자분들은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분과 친해지고 싶으면 '술 한잔 할까요?' 라고 말을 건네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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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편 "E" 는 "Egoist" 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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