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bler |
1998년인지 99년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어느 추운 겨울날
동생이랑 같이 보러 갔던 뮤지컬 갬블러.
그 때까지 나에게 뮤지컬은
사운드 오브 뮤직이나 어린이날, 크리스마스때 하던 가족 뮤지컬이 전부였는데
초대권이 생겨서 보게 됐던 갬블러는 나의 마음을 확 사로잡아버렸다.
그 이후로 한번 예술의 전당에서 더 공연이 있었고
어제가 세번째 무대.
아무래도 요즘 뮤지컬이 워낙 인기종목이 돼서
실력있는 뮤지컬 배우들도 많아지고
좋은 작품들도 많아지고
또 좋은 공연들이 많아져서
처음 느꼈던 그 기분을 느끼기는 힘들었지만
보는 내내 내 새끼 잘 하고 있나, 하는 느낌으로 계속 온 몸에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뭐 이 말은,
그만큼 내가 애정을 갖는 작품이라는 얘기도 되고,
또 그만큼 군데군데 걱정스럽기도 했다는 얘기.
뭐 허준호는 워낙 카리스마로 승부하고
가끔 삑사리를 내주시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일단 긴장.
근데 전수경은 왜 그러는 거지;
음정도 불안하고 박자도 불안하고,
백작부인의 포스가 안 느껴지잖아!
전수경 나올 때마다 조금 많이 안타까웠다는;;;
뭐 그래도 그 노래들은 나를 또 한번 홀려줬다
이건명도 나름 노래 잘 해 줬고
배해선도 잘 해줬고
허준호도 삑사리라고 부를만큼 낸 게 없었고
그리고 다른 이름 모를 캐스트들도 훌륭하게 코러스를 해 줬고
지지는 역시나 귀여웠고 ㅎㅎ
예전보다 노래들이 좀 더 파워풀하게 느껴졌던 건 나만의 생각일까 흠
애니웨이,
다른 브로드웨이 뮤지컬들처럼
화려하고 발랄하고 즐거운 공연은 아니고
내용이 엉성하고 짜임새가 없다는 흠도 많이 잡히는 뮤지컬이지만
그래도 나의 첫사랑이라서 그런지 여전히 좋았다 나는.
알란파슨스프로젝트의 그 노래들도 완전 내스딸~이고.
뭐 쓰다보니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뭐라 그러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는 재미있게 봤다, 가 결론 되겠다.